보건복지부는 올해로 8년째 시범사업 중인 '전문요양실 제도'를 2028년 본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현재 국내 노인 돌봄 현장은 이원화돼 있다. 요양시설에서는 건강 이상이 없거나 비교적 경증인 노인에게 의료행위 없는 돌봄을, 의료기관인 요양병원에서는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의료행위와 간호를 제공한다.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구분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를 지키기 어렵다. 의료적 처치와 간호가 필요한 중증 치매·와상 환자가 요양시설에서 지내는 경우가 흔하다. 이에 요양시설은 입소자의 최소한의 건강 관리를 위해 계약의사(촉탁의)를 두거나, 의료기관과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해당 의료기관 소속 의사가 입소자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게 돼 있다. 그러나 의료기관이 아니라 의사가 시행할 수 있는 행위의 폭이 극히 좁다. 단순 진찰과 원외처방전 발급 위주이며, 투약 외 검사·처치가 필요한 경우 입소자를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이러한 환자들을 위해 고안된 것이 바로 요양시설에서 일부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전문요양실’제도다. 본사업으로 시행하기 전에 안전성과 효과성을 파악하기 위해 2019년도 1차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그러나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시범사업’ 형태로만 운영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요양시설에서 일부 의료행위 허용하는 ‘전문요양실 제도’ 전문요양실 제도는 노인요양시설 내 의료·간호가 필요한 수급자에게 의료 간호와 연계되는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계약의사는 1주에 1회 이상 전문요양실 이용자를 진찰하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간호 인력이 의사 지도하에 지속적인 간호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관마다 정원은 조금씩 다르지만, 소규모 인원을 ‘유니트’ 단위로 묶어 맞춤형으로 간호한다. 전문요양실 수급자 6명당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 1명을 의무 배치해야 하며, 총 간호 인력 중 60% 이상이 간호사여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전문요양실 1개소당 간호 인력이 평균 약 5.9명, 간호사는 약 4.2명이 배치돼있다.
요양시설에서는 통상 불가능한 의료행위가 전문요양실에서는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간호사가 계약 의사의 전문요양실 간호 지시서에 따라 ▲영양 관리(중심정맥영양, 경관영양, 비루관 관리, 위루관 관리) ▲배설 관리(도뇨, 인공 항문 관리, 인공 방광 관리) ▲호흡 관리(산소 투여, 기관지절개관교체, 인공호흡기, 흡인) ▲상처 관리(욕창 드레싱, 당뇨발 간호) ▲기타(암성통증 간호, 투석 간호) 등의 전문적 간호를 제공할 수 있다. 정신 행동 증상 관리, 섬망 관리, 응급 처치 등도 시행한다.
전문요양실 참여 기관 수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4년 30개소, 2025년 52개소가 참여했으며 올해에는 참여 기관이 95개소에 달한다. 이용자 수는 2024년 1392명, 2025명 2031명이며, 2026년에는 5월까지 1736명을 기록했다.
◇노인 돌봄에 도움 vs 요양시설 직능 밖 2019~2022년 전문요양실 시범사업 운영 성과에 관한 분석 연구에 따르면, 수급자와 보호자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5점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전문요양실 입소자 1인당 월평균 의료 투입 비용은 약 49만 원이었으며, 이것이 창출하는 총 사회적 가치는 약 91만 원으로 확인됐다.
과거 서울요양원 재직 시 전문요양실 제도의 전신인 ‘3U4P11S 체계(노인들을 치매 전담형, 일반형, 간호 전담형 등 3종류의 유니트로 구분해 입소시키고, 4개 영역의 프로그램을 11종의 서비스로 나눠 노인 기능 상태에 따라 70개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호 돌봄 체계)’ 수립에 참여한 함춘너싱홈 최종녀 원장(노인간호사회 부회장)은 “노인들을 인지·신체적 증상에 따라 분류해 간호·돌봄을 제공하니 효율성이 증대했고, 와상 노인에게 발생하는 요로 감염, 욕창, 신체 구축 등 다양한 합병증 발생 빈도는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양시설 입소 노인은 염증, 저나트륨혈증으로 인한 심장마비, 탈수로 인해 혈류량이 감소해 발생하는 쇼크 등으로 많이 사망한다”며 “노인들을 유니트 단위로 묶어 다학제 접근으로 간호적 처치를 제공하면 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고, 이로써 노인들이 합병증으로 인해 의료기관으로 이송될 때 발생하는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반대 견해도 있다. 요양시설은 의료적 처치가 필요하지 않은 경증 노인, 요양병원은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중증 환자를 담당한다는 대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안병태 수석부회장(포항 더조은요양병원장)은 “전문요양실에서 의료행위를 일부 허용하며 돌보아야 할 정도의 중증 환자라면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양시설에 촉탁의가 방문한다고는 하지만 요양병원에서처럼 상주해 있는 것이 아니다”며” 간호사와 의사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없으니 결국 의사의 의료적 지시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 2028년 본사업 전환 추진 중 이런저런 잡음이 있기는 하지만, 요양시설 전문요양실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것이 정부 기조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시범사업 규모를 계속해서 확대함으로써 본 사업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며 “2028년 본사업 전환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본사업 전환 시 전문요양실에서 시행되는 의료행위의 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한림대 산학협력단이 연구용역으로 수행한 ‘요양시설 내 적정 의료행위 범위 설정 연구’에서는 “의사가 발급한 간호 지시서에 의한 의료행위가 요양시설에서 허용된다면 ▲비위관 삽입과 교체 ▲도뇨관 삽입과 교체 ▲질병 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검사물 체취 ▲수액 등 주사제 투여가 요양시설에서 허용돼야 한다”고 했다. 소변 정체나 자가 도뇨가 불가능한 환자에게 시행하는 ‘도뇨관’이나 경구 식사를 할 수 없는 경우 영양 공급을 위한 ‘비위관’ 삽입의 경우 현재 전문요양실 간호사가 최초로 삽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환자 건강 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혈액과 요 검사 ▲탈수·감염 환자에게 수액·항생제 주사 투여 역시 지금은 전문요양실에서 할 수 없다.
실제 본사업 전환까지는 고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법 개정이 있어야 전문요양실 제도가 노인 돌봄 현장에 안착할 수 있어서다. 한림대 산학협력단은 연구에서 “의료기관 밖에서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의료법과 노인복지법의 관련 조항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6/07/31/20260731025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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