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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건강상식/음식&요리

[스크랩] 지역 특산물로 빵을 만드는 부산의 동네빵집 이야기 - ②김문국 지회장 인터뷰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4. 12. 8.



앞선 1편에서는 대한제과협회 부산광역시지회에서 발간한 레시피 책자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부산광역시지회장인 김문국 지회장님과 직접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만든 제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Q.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레시피를 개발하게 된 이유와 지금 현재 독특한 레시피로 만들어진 빵들이 잘 나가고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A. 대형 빵집들이 많이 들어오니까 우리 같은 작은 동네 빵집들이 갈 곳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동네빵집을 살리기 위해 특산물을 이용한 레시피를 서로 협동하여 개발하게 되었죠. 사실 지금은 엄청나게 활성화되어서 인기를 얻고 있지는 못해요. 생소하기도 하고 아직 홍보도 많이 안 되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어느 일에나 한 번에 성공하는 것은 없듯이 더 나은 나중을 위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럼 특산품을 넣은 제과 중에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무엇인가요?

A.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아무래도 막걸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요즘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막걸리가 인기가 많잖아요. 막걸리는 발효식품으로 그 속에 좋은 효모들이 많아요. 그래서 빵을 만드는데도 가장 좋은 재료이지요. 이스트 대신 막걸리 안에 있는 효모가 빵을 맛있게 만들어줘요. 5일정도 숙성을 시키면 건강하고 맛있는 막걸리 빵, 쿠키가 완성되죠. 꽤 숙련된 기술이 필요해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그 맛은 상상 못하실 거예요. 막걸리로 만들었다고 해서 막걸리 맛이 나는 건 아니고요. 은은하고 고소한 풍미가 입안에 사르르 퍼진답니다. 


Q. 저도 꼭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그럼 지금 여기에도 부산 특산물을 이용해 만든 빵이 있나요 ?

A. 네. 물론 있지요. 조내기 파이라고 조내기를 이용해서 만든 빵이 있어요. 조내기는 영도의 유명한 특산물로 작은 고구마랍니다. 파이 안에 조내기를 넣어 고구마의 맛을 많이 살렸어요. 


Q. 책자 안에는 특산품을 이용한 다양한 제과들이 많았는데 왜 한가지 밖에 없나요 ? 

A. 아, 그건 계절별로 특산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계절을 많이 탄다고 해야 할까요. 특산물이 가장 많이 나고 신선한 때는 '봄'이라 봄에는 특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제과들이 많이 나오고요. 겨울에는 가장 적답니다. 그래서 4계절 내내 만나볼 수 있는 조내기파이는 진열대의 한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을 수 있는 거죠.


Q. 그럼 지금 새로운 레시피를 구상하고 계시는 것 있으신가요? 아니면 개발 중인 거라도?

A. 부산 대표 빵을 만들기 위해 다음달 12월에 '참신한 아이디어 공모'를 계획하고 있어요. 빵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부산은 자갈치시장이 유명하잖아요. 생선이나 곰장어를 재료로 한 빵이 개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Q.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동네빵집 만의 특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이것만큼은 자신 있다! 하는 자부심 같은 거요.

A. 저는 17년 동안 빵만 보고 살아왔어요. 제가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바로 '좋은 재료'입니다. 내가 손님이 되었다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좋은 재료가 아니면 안 되겠더라고요. 빵을 찾는 손님들을 위해 저는 항상 좋은 재료를 쓰고 있습니다. 좋은 재료를 쓴 빵은 맛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답니다. 그리고 동네 빵집의 장점은 손님들이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어 드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즉석에서도 가능하고요. 손님들께서 원하는 걸 주문하시면 기호에 맞게끔 만들어드리기도 해요. 


Q. 빵집을 경영하시면서 힘든 일도 많고 또 기쁜 일도 많으셨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이고, 또 가장 보람될 때는 언제세요? 

A. 힘들 때는 아무래도 프랜차이즈에 밀려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질 때와 경기가 안 좋아 손님들이 빵집을 찾지 않을 때가 가장 힘들어요. 손님들을 위해 빵을 만들 수가 없잖아요. 그래도 보람될 때도 있어서 빵을 계속 만들고 있지 않겠습니까. 이 지역에서 오랜 시간 빵을 만들어 오면서 프랜차이즈가 들어와 인근의 여러 빵집들이 문을 닫게 되었는데 역경을 이겨내고 끝까지 버티고 있다는 자체가 참 보람 돼요. 끝까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게 참 기뻐요. 그래서 잊지 않고 오랜 시간 찾아주시는 단골손님들도 많고요. 그 덕분에 제가 힘을 내서 계속 버티고 있답니다. 

 

Q. 요즘은 가게 홍보를 위해서 SNS 마케팅을 많이 하잖아요. 혹시 하고 계시나요?

A. SNS를 통한 마케팅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빵집이 신문기사에도 나온 적이 많은데 그 기사를 읽고 찾아 온 손님 분들도 많아요. 그런데 너무 기대를 많이 하고 오신 탓인지 오히려 빵을 먹어보시고는 생각보다 평범하네, 라고 말하고 실망하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은 걸 보고 SNS 홍보는 되도록이면 많이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빵을 한번 먹어보고 '맛있으면 반드시 다시 온다!'라고 생각하거든요. SNS 보단 '맛'으로 승부하는 정직한 가게가 되고 싶어요. ^^


Q. 그럼 앞으로의 꿈이나 바람이 있으세요? 

A. 모든 부산의 동네빵집이 함께 노력해서 끝까지 잘 버텨나갔으면 좋겠고요. 저희의 대를 이어서 건강한 빵을 만들 후배를 많이 양성하는 것도 꿈 중 하나에요.

 

Q. 마지막으로 빵을 찾는 모든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 다면요?

A. 동네 빵집에서 빵을 먹어보시면 아마 '빵의 깊은 맛'을 알게 되실 거예요. 획일화된 맛이 아니라 장인의 손에서 만들어진 깊은 맛. 물론 모든 빵이 다 맛있을 수는 없겠지만 특별한 맛을 지닌 빵을 만나보실 수 있을 거예요. '깊은 맛'을 모두에게 느끼게 해드리고 싶어요. 



▲ 매장에 진열된 조내기 파이


빵집의 한켠에 귀엽고 동그란 조내기 파이들이 진열돼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한입에 쏙 먹을 수 있는 아담한 사이즈네요. ‘조내기’라는 이름이 꼭 조개 같아서 해산물이 들었나? 하고 생각했는데 고구마였다니! 부산에서 태어난 부산 토박이 기자인데도 그걸 몰랐다니 부끄럽기만 합니다. 부산의 특산물 영도조내기가 들어간 부산빵. 많이 달지 않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빵이라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 매장에 진열된 건강빵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순간 갓 만들어진 건강빵이 나왔더라고요. 우연의 일치인지 천연발효빵이 나오는 시간에 제가 방문한 것이었어요. 설탕, 버터, 계란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 발효 종만을 사용해 만든 천연자연발효빵이라고 합니다. 좋은 재료를 쓴 만큼 다른 빵들보다 가격은 좀 높았는데요. 그만큼 건강에는 다른 빵들보다 훨씬 좋아 보였어요. 빵을 먹고 싶어도 많이 먹으면 안 되는 환자분이나 건강을 생각하시는 분들, 달고 자극적인 맛보단 담백하고 건강한 맛을 선호하시는 분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 갓 구워 나온 천연발효빵


저도 갓 나온 천연발효빵을 시식해 볼 수가 있었는데요. 아낌없이 들어간 호두와 건포도 보이세요? 속이 아주 꽉 차있었어요. 여느 빵들처럼 야들야들한 속살에 달고 부드러운 맛은 아니었지만 담백하고 깔끔한 맛에 쫀득한 식감이 웰빙에 딱 맞는 빵이라고 느껴졌답니다. 맛있어서 두 개 세 개 계속해서 집어 먹었다는 후문입니다.


부산광역시 블로거 기자단(주잎새 기자) 협력취재


출처 : 새농이의 농축산식품 이야기
글쓴이 : 새농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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