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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버섯 관련 글/차가버섯 바로알기

[스크랩] "미스터 차가버섯"과 러시아에 가다 3.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1. 9. 14.


열강들의 제국주의화에 맞서 극동의 부동항이 절실했던 러시아가 블라디보스톡을 활용하기 위해 시베리아를 국가에 정식으로 편입한 것은 19세기 중반. 그러나 그 때까지만 해도 시베리아는 극동으로 가는 거추장스러운 장애물에 불과했습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확 잘라서 바다에 버려버리고 싶은 불모의 땅. 알래스카를 그렇게 쉽게, 헐값에 미국에 넘긴 상황도 바로 그런 인식이 바탕이 된 겁니다.

 

알래스카를 팔고나서 아마도 러시아인들은 미국인들을 비웃었을지도 모릅니다.

 

바보들~ 그걸 머할라고 돈주고 사나...
 

 

러시아 정부가 시베리아가 러시아를 먹여 살릴 보물단지임을 어렴풋이나마 깨닫기 시작한 건 그 후 백 년이 지난 20세기 중반. 그리고 시베리아가 석유와 희귀자원의 무진장한 보고라는 사실이 명백해 진 것은 불과 수십 년 전의 일입니다.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였음을 확인한 러시아 정부가 뒤늦게 알래스카에 대해 어떤 후회를 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러시아가 최근의 어려운 세계경제 상황에서도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시베리아의 무진장한 자원에 있습니다.

그러나 꼭 자원이 아니더라도, 제가 보기에는, 수 만년 동안 부엽토로 다져진 시베리아의 평원만 모두 농토로 전용하더라도 전 인류를 먹여 살리기에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시베리아는, 비록 밀림을 많이 훼손하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땅을 휴경지와 미개간지로 남겨두고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는 이보다 더 다행이 없겠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더욱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환경오염입니다. 환경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고 개선시킬 수 있다면 인류는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시베리아가 그렇게 말합니다.

 

 

러시아 이야기를 하면서 자동차 이야기 또한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러시아는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국가일 만큼 과학적 능력에 있어서라면 첨단을 달리고 있지만 그것을 일반 국민들의 편의생활로 연결시키는 능력은 부족합니다.

 

튼튼하고 고장 안 나고 오래 가는 물건. 그건 러시아가 잘 만듭니다. 저 오래된 라다 자동차들이나, 도시를 누비는 백 년은 됐을 법한 전차나, 전편에서 보신 이차대전 때의 오토바이를 생각해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주 오래된 국민차 '라다' 그 수명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러나 예쁘고 가볍고 편리하며 에너지가 덜 소모되는 제품을, 그러니까 ‘소비자’라는 입장을 요구한다면 문제는 전혀 달라집니다. 러시아 연방시절까지만 해도 공급자 위주 즉, 제품이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일 뿐 그런 개념 자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러시아에는 우리 기준으로 볼 때 쓸 만한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이 없습니다. 당연히 수입에 의존하는데, 현실적인 구매력의 문제로 인해 독일이나 일본의 중고자동차를 주로 수입해서 씁니다.

 

(러시아는 주요 간선도로가 보시는 것처럼 왕복 2차선인 경우가 많습니다. 쭉 뻗은 도로...그러나....)


다 좋은데 문제는 일본 중고차입니다. 일본의 중고차는 운전석을 오른쪽에 달고 있다는 것. 그런데 러시아는 우측통행입니다. 왕복 이차선에서 우측에 운전석을 둔 차가 추월을 하려고 한다고 상상해 보시지요.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러시아의 길은 곡선 구간이 적고 대체로 쭉 뻗은 장쾌한 도로들입니다. 운전사가 추월을 하려면 반대편 도로 상황을 알아야 하고, 그러려면 자동차는 이미 중앙선을 한참 넘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때 맞은편에서 대형 트럭이 달려온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저도 전에 그런 자동차를 많이 타봤습니다. 처음에는 그야말로 좌불안석. 운전사가 추월을 하려고 하면 제 오른 발에 힘이 막 들어가고....목적지에 도착하면 제 발이 다 뻐근하고 아프더라는.....

그런데 나중에는 그려러니....운명이려니....

 

러시아 정부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법안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곧 사라질 풍경의 하나이지만 재미 있는(?..!)일입니다. 저도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고 말입니다^^.


 

드디어 비스크 시내에 도착합니다. 러시아는 어디를 가나 전차가 있습니다. 궤도를 달리는 전차도 있고 일반 타이어를 달고 주행하는 전차도 있으며, 최신형 아름다운 전차도 있고 박물관형 전차도 있습니다.

유유자적. 시내에는 자동차와 전차들이 뒤섞여 그렇게 흘러갑니다.

 

 
비스크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슈퍼에 들러 생맥주 한 병을 삽니다.

새벽 세 시에 일어나서 비행기 타고 오고, 다시 7시간 반 동안 자동차로 달려 온 하루. 피로를 풀고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약입니다. 핑계인가...

 

 (생맥주 판매대 바로 옆에 있던 반찬가게)

러시아에서도 반찬개념이 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물론 러시아인들이 반찬을 먹는 것은 아닙니다만 빵을 먹을 때 보조 음식으로는 뭐든 같이 먹을 수 있습니다. 빵과 밥은 그런 면에서 공통점이 있는 음식인 셈입니다.

 

(숙소에서 내려다 본 주위 전경)

 

 
지금이 저녁 8시 조금 넘은 시간. 이제 기온이 조금 떨어졌군요. 오늘 낮에는 30도를 넘는 무더위였습니다.

시베리아가 추운 곳이라고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시베리아에도 4계절이 있습니다. 겨울이 일년의 절반을 넘고, 영하 30도 이상의 강추위가 지속된다는 특징이 있는 반면 여름에는 40도 가까운 폭염이 옵니다.


 

(이제 힘들었던 하루의 일과를 마감하려는 두 분. 동료애가 있어보입니다.)

비록 일 년에 두세 달 오는 폭염이지만 매우 더운지라 이제 에어컨은 필수품목이 되어가고 있는 중인데, LG나 삼성 에어컨이 가장 선호되는 상표라는 점은 우리를 뿌듯하게 합니다.

가격도 가장 비싸서 일단 LG나 삼성 에어컨을 달고 있는 사무실이나 주택이라면 그 회사나 주인장이 요즘 잘 나가고 있다는 증표가 되는 겁니다. 돈이 조금 부족한 사람들은 중국제를 달고 더 부족한 사람들은 못 달고.... 


 

 

위에 보시는 작은 집들은 자동차가 사는 집들입니다.

러시아나 옛 러시아 연방에 가면 지금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의 하나인데, 전에는 자동차가 워낙 귀한 물건이기도 한데다가 그냥 집 앞에 세워두고 아침에 나와보면 사이드미러부터 타이어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붙어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는군요^^.

그래서 자동차용 집을 따로 짓고 모셔두는데, 그 앞에 가 보면 문에 채워진 자물쇠통이 장난이 아니게 크고 튼튼해서 옛날의 실정을 짐작케 해줍니다. 물론 요즘엔 그러지 않구요......


 

 

이 아가씨들 운동을 하다가 배가 살짝 고파졌나 봅니다.

러시아 아가씨들의 몸매는 매우 빼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러우신가요? 그런데 그 아름다움의 유효기간이 처녀 때까지라는 슬픈 사실도 아시나요.

그 아름답던 몸매의 아가씨들이 아줌마가 되면 대체로 어떻게 되느냐....하면.....


 

(오늘 오다가 노보시 인근 호수를 지나며 찍은 사진입니다)

모두 다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위와 같은 상태가 됩니다.

추운 지방인 만큼 오랜 진화의 경험을 통해 자식을 기르고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지방을 축적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유전자가 인지했을 것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러나 어떤 사실을 이해한다는 것과 받아들인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

진화에 목적성이나 방향성이 없다는 슬픈 사실이 러시아 남자들을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
 

 

시간이 흘러 벌써 밤 열 시가 되었네요. 그런데도 지금 밖은 환합니다.(사진이 어두운 건 제 카메라의 노출 탓입니다)
 

 

저 노을을 보시면 지금 밖이 얼마나 환한지 짐작이 되실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저런 노을이 두 시간 정도로 오래 가는 것도 특징입니다.

그러니까 준 백야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여기서 북쪽으로 4~500km 이상 올라 간 노보시나 톰스크시는 7월이 되면 밤 12시까지 밖이 환하고 새벽 3시만 되면 다시 밝아질 정도로 백야현상이 뚜렸합니다.

여름에는 밤이 3시간밖에 없는 겁니다. 그러므로 날 환하다고 그냥 놀다보면 다음날 무지 고생하시는 거 되겠습니다^^.

시계가 필요한 나라.
북위 50도 이상에 오시면 여름에는 반드시 시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시도록.

비스크의 하루가 그렇게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출처 : 가평 차가원 - 차가버섯 자연요법 암환자 전문 요양원
글쓴이 : 가평차가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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