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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비만

비만클리닉에서 말하는 비만이 일으키는 질병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1. 6. 10.

오랜 옛날에는 뚱뚱한 체형이 미와 풍요로움의 상징이 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화하면서 이런 생각은 비만이 게으름과 무절제의 상징이라는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비만은 미관상의 문제도 있지만 여러가지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므로 치료를 해야 한다.

 

비만이란 체지방이 우리 몸 안에 과다하게 축적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비만의 원인은 여러 내분비계 질환 때문에도 생기지만 이러한 내분비계 질환으로 생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흔한 원인은 과식이나 편식, 고칼로리 음식의 선호 등의 나쁜 식습관과 운동부족 등을 들수 있다.

 

식생활 문화가 서구화되면서 간편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고칼로리의 인스턴트 식품의 보급과 무절제한 간식, 외식문화의 증가와 함께 편리해진 생활환경으로 운동부족 및 활동량의 감소가 비만을 유발하게 된 주범이다.

 

이런 달라진 환경으로 인해 한국에서의 비만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며 외국의 TV나 대중매체에서 보던 아주 비만한 고도비만인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비만이 과연 어떤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요즘에 사회적인 문제로 관심을 가지게 되는 걸까?

 

어떤 사람들에게는 날씬하게 보이는 것이 아름다음의 기준으로 여겨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시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체중조절을 시도할 때에는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과 같은 제대로 된 다이어튼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비만이 일으키는 질병의 다양함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 비만이 유발할 수 있는 질병들① - 심혈관계 질환

 

심장은 몸 구석구석에 혈액을 공급하는 펌프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필요로 하는 혈액 공급량은 체중에 비례하게 되므로 비만한 사람의 심장은 항상 과로하게 된다. 또한 심장의 혈액공급 능력에 여유가 별로 없기 때문에 조금만 무리하거나 운동을 해도 숨이 차고 피로해진다. 비만이 일으킬 수 있는 심혈관계 질환으로는 고혈압, 고지혈증, 협심증, 심근경색, 동맥경화 등이 있는데, 이들은 흔히 여러가지가 동반되어 나타난다.

 

1) 고혈압 : 보통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를 고혈압이라고 하는데, 비만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고혈압이 흔히 나타나며, 고혈압이 있는 사람 중에서 비만한 사람이 흔한 경향이 있다. 따라서 고혈압이 있으면서 비만한 사람은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줄이면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을 어느 정도 떨어뜨릴 수 있다.

 

2) 고지혈증 : 고지혈증이란 혈 중에 콜레스테롤이나 중성 지방 등 기름기가 많은 경우를 말한다. 고지혈증이 있으면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동맥경화성 질환의 발생 위험이 증가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 지방의 수치가 상승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비만으로 인한 고지혈증은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식이요법으로 비만을 치료하면 대부분 사라진다.

 

3) 협심증과 심근경색 : 인체는 심장이 몇 분만 멈추어도 생명을 잃게 된다. 심장은 관상동맥이라는 동맥에 의해 영양을 공급받는데, 동맥경화에 의해 이 혈관이 좁아져서 심장 근육으로의 혈액 공급이 부족하게 되어 흉통이 유발되는 경우를 협심증이라고 하며, 이 혈관이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이 죽어버리게 되는 경우를 심근경색이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이 직접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비만인 사람에게 흔한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이 동맥경화를 촉진시키므로 이차적으로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유발된다. 따라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있으면서 비만한 사람은 그 병에 대한 치료와 더불어 비만의 문제를 해결해야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4) 동맥경화 : 동맥경화란 동맥의 내벽이 좁아지고 혈관의 탄력을 잃는 현상을 말한다.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혈관 내에 핏덩이(혈전)가 잘 생긴다. 일단 혈전이 형성되면 가뜩이나 좁아진 혈관이 더 좁아져서 심한 경우 혈관이 막힌다. 이때 특히 타격을 받는 기관은 뇌와 심장이고 이 때문에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잘 생기게 된다. 이 동맥경화는 특히 복부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허리 둘레가 큰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 비만이 유발할 수 있는 질병들② - 당뇨병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훨씬 높다. 비만해지면 간에서 당 생산이 증가하게 되고, 말초 기관에서 인슐린의 효과가 떨어지는데다가 비만한 사람은 식사량이 많으므로 혈당이 높아진다. 물론 비만하다고 모두가 당뇨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유전적인 소인이 같이 있는 경우 발병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비만과 당뇨병이 동시에 있고 당뇨병이 성인기에 발생한 경우 비만을 치료하면 당뇨병이 현저하게 호전된다는 사실이다.

 

# 비만이 유발할 수 있는 질병들③ - 소화기 질환

 

1) 지방간 : 비만클리닉을 방문하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임상검사 결과 지방간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비만으로 인해 인슐린이 말초기관에 미치는 효과가 떨어져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인슐린 분비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남아도는 열량이 간에 중성지방의 형태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열량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여야 하며, 필자의 경험으로는 비만이 치료되면 지방간도 거의 100% 치료된다.

 

2) 기능성 위장장애 : 비만한 사람들은 대개 식사습관이 불규칙하다. 과식을 하기도 하고 한두 끼 거르기도 하는 나쁜 식습관 때문에 대부분 소화불량, 변비 또는 설사 등의 증상으로 고생한다. 이런 경우 식사량을 줄이고 세 끼에 골고루 나누어 먹게 되면 위장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 비만이 유발할 수 있는 질병들④ - 생식기계 이상

 

비만클리닉을 방문하는 여성 중에는 방문 동기가 월경불순이나 불임 때문인 경우를 흔히 보인다. 살이 찐 여성은 체내 여성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서 월경의 양과 주기가 불규칙하게 되며 심할 경우 월경이 사라지거나 불임이 올 수 있다. 살이 찌면서 월경 이상이 시작된 경우 비만이 일차적인 원인인 경우가 많으므로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기보다는 체중을 먼저 줄여나가면 대부분 정상화될 수 있다.

 

# 비만이 유발할 수 있는 질병들⑤ - 퇴행성 관절염

 

우리 몸의 모든 관절은 무리 없이 지탱할 수 있는 체중의 한계가 있다. 자기 키에 비해 과다한 체중이 되면 체중을 지탱하는 관절에 계속적으로 무리한 충격이 오게 되어 관절염이 유발된다. 비만에 의해 가장 흔하게 손상 받는 관절은 무릎이다. 따라서 이의 근본적 예방과 치료는 오로지 체중을 줄이는 길뿐이다.

 

비만은 이러한 다양한 만성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제는 비만을 단시간에 치료하고 끝내기보다는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이 장기간 추적관리하며 치료해야 한다. 왜냐하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다시 비만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비만을 치료하는 방법은 올바른 식생활 습관과 꾸준하고 규칙적인 운동이며 이를 통해서만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이선영 상계백병원 비만클리닉
대한보건협회 '건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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