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공적 1호갑상선암 "현재까진 수술이 최선책"
주부 김모(43)씨는 얼마 전 건강검진의 초음파 검사에서 갑상선암의 하나인 갑상선미세유두암(갑상선암의 절반 정도) 진단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갑상선암 수술을 받으려면 최소한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갑상선암이 천천히 자라는 '거북이 암'이라지만 수술을 기다리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1㎝ 미만의 미세 갑상선암은 수술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보도를 접했다. 김씨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걱정이다.
■ 어린이 뇌ㆍ뼈 성장에 도움 줘
갑상선은 목 앞쪽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으로 호르몬을 만들고 저장했다가 혈액으로 내보내는 일을 한다. 여기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체온을 유지하고 태아와 신생아의 뇌와 뼈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등 인체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갑상선호르몬을 과다하게 만드는 경우를 갑상선기능항진증, 반대로 정상보다 부족하게 만들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한다. 호르몬 생산과 무관하게 갑상선만 커지면 단순 갑상선종이다.
갑상선의 어느 부분이 커져 혹이 생긴 경우를 갑상선 결절(갑상선 종양)이라고 하며,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암), 낭종(물혹) 등이 여기에 속한다.
■ 목이 볼록 튀어나오면 갑상선암?
갑상선 혹(암 포함)은 전체 인구의 5% 정도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 초음파 등을 이용해 정밀검사하면 전체 인구의 40~50%에서 작은 혹이 발견된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서 4배 가량 더 많이 발생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박정수 교수는 "갑상선암은 전체 혹의 5%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여러 형태의 양성 질환"이라고 말했다.
가장 흔한 갑상선 질환인 하시모토병(하시모토갑상선염)은 갑상선이 전반적으로 커지고 표면이 고무 덩어리처럼 단단하고 울퉁불퉁해진다. 염증이 아니므로 치료받을 필요는 없다.
만져도 아프지 않지만 너무 커졌다면 주위 조직이 눌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시간이 지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악화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많은 전문의는 갑상선 질환이 급증하는 이유로 식생활 서구화와 육류 섭취량 증가를 꼽지만 그보다는 검진기술 발달로 과거에 잘 발견하지 못했던 갑상선미세유두암까지 찾아내는 바람에 증가하는 것일 수 있다.
갑상선암 기능저하증 기능항진증 등 갑상선 질환을 앓는 환자의 80%는 여성이다. 그 이유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다만 여성호르몬이나 성염색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미세 갑상선암도 수술이 타당해
한국 여성 암 발생 1위인 갑상선암은 수술을 하거나(갑상선 제거술) 호르몬제 복용 치료를 한다. 그런데 최근 한 신문이 일본에서는 1㎝보다 작은 갑상선암을 수술하지 않고 지켜본다(경과 관찰)고 보도해 수술하는 국내 병원은 과잉 치료를 하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하지만 일본 병원 전체가 미세 갑상선암을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하는 것은 아니고 일부 병원에서만 그렇게 하고 있다.
1㎝ 미만의 미세 갑상선암을 수술하지 않고 두고 보는 일본의 대표적 병원은 고베의 구마병원이다. 이 병원은 미세 갑상선암 환자들을 수술하지 않고 지켜보면서 치료한 경험을 2003년 국제저널 < 갑상선(Thyroid) > 에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병원 측이 732명의 갑상선미세유두암 환자를 상담한 결과, 570명(78%)은 수술을 택했고 162명(22%)은 경과 관찰에 동의했다.
경과 관찰 결과, 70%는 암이 크지 않고 11.2%는 결절(동그란 혹)이 커지거나 주변 림프절로 전이됐다. 이를 토대로 고베 구마병원과 일부 일본 병원이 미세 갑상선암을 수술하지 않고 경과 관찰한다.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김선욱 교수는 "162명의 환자의 경과 관찰 결과만으로 전체 미세 갑상선암 환자에게 이를 적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타당성을 충분히 찾기 전까지는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수술을 표준치료법으로 인정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송영기 교수는 "갑상선미세유두암이 1㎝보다 작아도 이 중 40%는 갑상선을 둘러싼 피막을 벗어나거나 주변 림프절로 퍼지기도 한다"며 "이 경우 치료 후 재발률이 높고, 폐로 전이될 가능성도 큰데 불행히 이를 수술 전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해조류 섭취가 갑상선질환 유발하나
갑상선 질환 발생은 음식물 섭취와 아무 상관이 없다. 갑상선호르몬 생성에 요오드가 필요하므로 이를 과잉 섭취하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 몸은 과잉 섭취된 요오드 중 갑상선 호르몬 생성에 필요한 양만큼만 섭취하고 나머지는 소변으로 배설하므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흔히 김 미역 다시마 같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나쁜 것으로 알지만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요오드 성분은 신체에서 반드시 필요하며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신체 발육과 두뇌 발달에 적당량의 요오드 섭취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심하거나 동위원소 치료를 받기 전에는 요오드 함유 식품을 제한해야 한다.
■ 다른 질환에도 영향 미치나
갑상선호르몬은 극히 일부 장기를 제외하고 모든 장기의 대사를 조절하므로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빈맥(頻脈) 등으로 운동하다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
특히 고령 환자에서는 심부전이 생겨 이미 앓고 있는 심질환을 악화한다. 관상동맥질환자에게는 협심증을 유발하고 부정맥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밖에 혈당을 높이고 간 기능이 나빠지며, 골다공증도 유발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동맥경화성 심장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인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이 나타나 관상동맥죽상경화증의 발병률이 정상인보다 2배가량 높아진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박영주 교수는 "갑상선 기능은 빈혈, 지혈대사, 신기능, 호흡기능, 뇌신경기능(인지기능 등), 근육, 피부 등 거의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치므로 조기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갑상선암이 천천히 자라는 '거북이 암'이라지만 수술을 기다리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1㎝ 미만의 미세 갑상선암은 수술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보도를 접했다. 김씨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걱정이다.
■ 어린이 뇌ㆍ뼈 성장에 도움 줘
↑ 1cm 미만의 작은 갑상선암을 수술할지, 아니면 지켜보다가 수술을 결정할지 논란이 있지만 전이될 가능성이 40%나 돼 수술이 최선책이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갑상선호르몬을 과다하게 만드는 경우를 갑상선기능항진증, 반대로 정상보다 부족하게 만들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한다. 호르몬 생산과 무관하게 갑상선만 커지면 단순 갑상선종이다.
갑상선의 어느 부분이 커져 혹이 생긴 경우를 갑상선 결절(갑상선 종양)이라고 하며,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암), 낭종(물혹) 등이 여기에 속한다.
■ 목이 볼록 튀어나오면 갑상선암?
갑상선 혹(암 포함)은 전체 인구의 5% 정도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 초음파 등을 이용해 정밀검사하면 전체 인구의 40~50%에서 작은 혹이 발견된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서 4배 가량 더 많이 발생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박정수 교수는 "갑상선암은 전체 혹의 5%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여러 형태의 양성 질환"이라고 말했다.
가장 흔한 갑상선 질환인 하시모토병(하시모토갑상선염)은 갑상선이 전반적으로 커지고 표면이 고무 덩어리처럼 단단하고 울퉁불퉁해진다. 염증이 아니므로 치료받을 필요는 없다.
만져도 아프지 않지만 너무 커졌다면 주위 조직이 눌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시간이 지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악화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많은 전문의는 갑상선 질환이 급증하는 이유로 식생활 서구화와 육류 섭취량 증가를 꼽지만 그보다는 검진기술 발달로 과거에 잘 발견하지 못했던 갑상선미세유두암까지 찾아내는 바람에 증가하는 것일 수 있다.
갑상선암 기능저하증 기능항진증 등 갑상선 질환을 앓는 환자의 80%는 여성이다. 그 이유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다만 여성호르몬이나 성염색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미세 갑상선암도 수술이 타당해
한국 여성 암 발생 1위인 갑상선암은 수술을 하거나(갑상선 제거술) 호르몬제 복용 치료를 한다. 그런데 최근 한 신문이 일본에서는 1㎝보다 작은 갑상선암을 수술하지 않고 지켜본다(경과 관찰)고 보도해 수술하는 국내 병원은 과잉 치료를 하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하지만 일본 병원 전체가 미세 갑상선암을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하는 것은 아니고 일부 병원에서만 그렇게 하고 있다.
1㎝ 미만의 미세 갑상선암을 수술하지 않고 두고 보는 일본의 대표적 병원은 고베의 구마병원이다. 이 병원은 미세 갑상선암 환자들을 수술하지 않고 지켜보면서 치료한 경험을 2003년 국제저널 < 갑상선(Thyroid) > 에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병원 측이 732명의 갑상선미세유두암 환자를 상담한 결과, 570명(78%)은 수술을 택했고 162명(22%)은 경과 관찰에 동의했다.
경과 관찰 결과, 70%는 암이 크지 않고 11.2%는 결절(동그란 혹)이 커지거나 주변 림프절로 전이됐다. 이를 토대로 고베 구마병원과 일부 일본 병원이 미세 갑상선암을 수술하지 않고 경과 관찰한다.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김선욱 교수는 "162명의 환자의 경과 관찰 결과만으로 전체 미세 갑상선암 환자에게 이를 적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타당성을 충분히 찾기 전까지는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수술을 표준치료법으로 인정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송영기 교수는 "갑상선미세유두암이 1㎝보다 작아도 이 중 40%는 갑상선을 둘러싼 피막을 벗어나거나 주변 림프절로 퍼지기도 한다"며 "이 경우 치료 후 재발률이 높고, 폐로 전이될 가능성도 큰데 불행히 이를 수술 전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해조류 섭취가 갑상선질환 유발하나
갑상선 질환 발생은 음식물 섭취와 아무 상관이 없다. 갑상선호르몬 생성에 요오드가 필요하므로 이를 과잉 섭취하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 몸은 과잉 섭취된 요오드 중 갑상선 호르몬 생성에 필요한 양만큼만 섭취하고 나머지는 소변으로 배설하므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흔히 김 미역 다시마 같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나쁜 것으로 알지만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요오드 성분은 신체에서 반드시 필요하며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신체 발육과 두뇌 발달에 적당량의 요오드 섭취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심하거나 동위원소 치료를 받기 전에는 요오드 함유 식품을 제한해야 한다.
■ 다른 질환에도 영향 미치나
갑상선호르몬은 극히 일부 장기를 제외하고 모든 장기의 대사를 조절하므로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빈맥(頻脈) 등으로 운동하다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
특히 고령 환자에서는 심부전이 생겨 이미 앓고 있는 심질환을 악화한다. 관상동맥질환자에게는 협심증을 유발하고 부정맥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밖에 혈당을 높이고 간 기능이 나빠지며, 골다공증도 유발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동맥경화성 심장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인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이 나타나 관상동맥죽상경화증의 발병률이 정상인보다 2배가량 높아진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박영주 교수는 "갑상선 기능은 빈혈, 지혈대사, 신기능, 호흡기능, 뇌신경기능(인지기능 등), 근육, 피부 등 거의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치므로 조기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출처] 한국 여성 공적 1호갑상선암 "현재까진 수술이 최선책"|작성자 희망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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