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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그밖의 중요 질병

만성피로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1. 23.
피곤에 절어 사는 직장인 김모 씨(34). 머리는 지끈지끈 아프고 어깨가 결리며 몸이 무거워진 것이 벌써 몇 달째 지속되고 있다.
몸은 피곤한데도 깊게 잠들지 못하고 쉬어도 피곤함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조금 쉬면 낫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요즘은 집중력도 떨어져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됐다.
직장인 대부분이 느끼는 것이 피로다.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에 반복되는 야근, 실적 달성에 대한 압박감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만성피로를 느끼기 십상이다.
만성피로는 급성간염 등 간질환, 갑상선 기능저하증, 암, 심장질환, 우울증 등 심각한 질환의 초기 증상이 될 수 있으므로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6개월 이상 반복되면 만성피로 의심=피로는 일반적으로 일상적인 활동 이후의 비정상적인 탈진 상태, 지속적인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 일상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기운이 없는 상태 등으로 정의할 수 있다.
원인에 관계없이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에 따라서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지속성 피로’,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경우에는 ‘만성 피로’라고 한다.
만성피로는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적인 문제가 피로 증상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며, 만성피로를 앓는 사람의 40-45%가 정신질환, 20-45%가 기질적인 원인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수면장애나 간 기능의 이상, 갑상선 기능저하증, 당뇨병, 부갑상선기능항진증, 만성 신부전 등 같은 원인으로 인해서 생겨날 수 있다.
또 암· 심한 빈혈· 결핵· 간염· 위식도 역류· 비만 등에 의해서도 만성 피로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피로감이 지속되고 심하다면 반드시 원인질환에 대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섣부른 자가진단은 금물=피로증상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호소하는 내용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기운이 없다”, “자꾸 눕고 싶다”, “움직이기가 싫다”, “매사에 의욕이 나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일을 전혀 하지 못 한다” 등 각양각색이다.
대부분 환자가 피로는 심한 증상이라고 여기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가 돼야 의사를 찾는다. 1차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피로 유병률은 7-24%로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서 피로의 유병률이 더 높다.
또 병원에 오기 전 거의 모든 환자가 엉뚱한 자가진단을 내리고 피로회복에 좋다는 당분섭취와 비타민· 보약 등 자가 치료를 시도해 본 뒤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안 다음에야 의사를 찾는 경우가 많다. 섣부른 자가 진단은 피로의 원인 질환과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금물이다.
▲원인 질환 꾸준한 치료 중요=만성 피로는 일차적으로 만성 피로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사고· 가족의 부양· 가족의 질병과 사망· 이혼· 실직 등과 같은 일상적인 생활 사건에 의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의한 경우 항우울제 투여나 정신적 안정 등의 치료방법이 동원된다.
흔히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는 운동을 포함한 일상적인 신체활동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으나 신체적인 활동을 지나치게 억제하는 경우에는 체력의 저하로 오히려 피로가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환자에 맞는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규칙적 식사·운동해야= 피로를 최대한 줄이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이 중요하다. 커피나 초콜릿, 자극성 음식은 피하고 곡류· 야채· 지방· 비타민 등 에너지 균형이 고려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점진적으로 하면 어느 정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소 12주간의 운동계획을 세운 뒤 하루 30분 정도씩 실시하도록 하고, 무리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피로회복제’는 원인에 관계없이 피로 증상의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지만 의학적인 근거는 거의 없다.
김상환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피로는 원인에 맞게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에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병적인 피로라면 대개 그 원인 질환의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병이 깊어지기 전에 미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송연순 기자>
※도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상환 교수.


◇피로탈출 10계명
1. 1주일에 3-4회, 적어도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2. 술· 담배· 카페인 음료를 피한다.
3. 억지로라도 자주 웃는 습관을 기른다.
4. 바쁘더라도 음악 감상· 독서 등 취미생활을 한다.
5. 평소 적절한 체중을 유지한다.
6. 하루 8시간 정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7. 지방질· 당분의 섭취를 줄이고 탄수화물과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한다.
8. 업무량을 조절해 충분한 휴식시간을 확보한다.
9. 이완운동· 호흡법 등 평소 스트레스 대처법을 익혀둔다.
10. 습관성 약물의 사용을 피한다.


출처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