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크리에이터 정관진 저작권 글

스크랩 갑과을 병의 이야기 24.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5. 1. 20.

 
철수의 어머니는 1919년생으로 기미년 3.1 운동 때 태어나셨다.


20살에 결혼하셨다. 당시엔 일제 치하였기에 일본 이름으로 생활하셨다고 한다.




30살이 넘어서는 6.25가 나서 서울에서 부산 영도로 피난 가셨다고 한다.


딸이 있었는데 3살 무렵 홍역으로 떠나보냈다고 한다.


당시엔 홍역 천연두로 아이들이 일찍 죽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상상만 해보아도 안다. 먹을 것도, 부족하니 영양실조로 죽지 않았나?


3살이면 한참 이쁜 짓을 많이 했을 텐데 철수 어머니의 마음이 어찌했을까?


감히 짐작이 안 간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전쟁 중에는 임신이 빨리 된다고 한다.


아무튼 철수가 태어났다.


처음부터 철수는 아니었다. 당시엔 아이도 많이 죽고 해서 개똥이 쇠똥이라고 이름 지었다가 백일 돌이 지나면 개명해서 호적에 올렸다고 한다.


당시 철수 어머니도 00이 운영 중인 점집에 갔는데 00이 아이 이름 당장 바꾸지 않으면 일찍 죽는다고 공갈을 쳐서 거금을 들여 철수로 지었다고 한다.


하도 몰아쳐서 정신이 없었는데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철수라고 이름 짓기 전에도 그 점집에서 거금 들여 지은 이름이었다고 한다.




00인 일제 치하 때 순사(경찰)를 지냈다. 일제 앞잡이였다.


당시엔 순사 지나간다고 하면 울던 아이도 울음을 멈추었다고 한다.


부정 축재도 많아 재산이 많았다.


6.25가 나서 부산으로 피난 가는데 재산이 많아 소달구지에 싣고 가는데 북한괴뢰군 비행기에 폭격당해 가족 재산 모두 잃고 피난처에서 할 것도 없고 먹고는 살아야겠고 순사 때 좀 읽어본 책을 거름 삼아 점집을 내었다.


문맹률이 떨어진 시대라 점집은 성행하였다. 특히 정초에는 이름, 관상, 사주 보러오는 사람이 꽤 많았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그야말로 엉터리였다.


어제 말 오늘 말이 달랐다.


철수 어머니도 당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그의 고향 사람이 그를 알아보고 소문을 내었다.


당시만 해도 일제 앞잡이는 세상 발 붙일 곳이 없었다고 한다.


어느 날 야반도주하였는데 거지 생활하다가 비참하게 갔다고 전해진다.




철수는 70살이 넘었다.


요즘은 생일 지나면 한 살을 더 먹기 때문에 나이도 헷갈린다.


지내놓고 보니 세월보다 빠른 게 있나! 감회가 새롭다.


철수도 사주 관상 철학 공부를 많이 하였다. 사람 상대하는 영업을 오래 하다 보면 자연스레 알고 공부가 된다.


철수는 단언한다. 과거 현재는 맞출 수 있어도 다가오는 미래는 맞힐 수 없다고


위 사례처럼 자기 미래도 모르는데 남의 미래를~


더군다나 남의 운명(죽음)을 함부로 지껄이면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다.


유명인이 말했다. 세상에 죽음보다 명확한 것은 없다.


철수는 생각한다. 지금의 철수 나이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남은 생 세상에 폐를 끼치지 말고 조용히 건강하고 재미있게 살다 가자고~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청천고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