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에 쏘였을 때는 소변은 물론 수돗물, 생수, 식초 등도 뿌리면 안 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삶은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득하다. 개중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도 있다. 이때, 초 단위의 판단과 행동이 삶과 죽음을 결정한다. 잘못된 정보, 빗나간 대처는 사망을 부른다. 가장 먼저 할 일은 119 연락이다. 구조를 요청한 뒤엔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을 활용해 생존율을 높일 방법들이 있다.(편집자 주)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7~8월, 연안엔 해파리가 가득하다. 종종 피서객들이 쏘이는 사고가 발생한다. 해파리 촉수엔 쏘는 기관(가시세포)이 있다. 접촉하는 순간 세포 단위에서 분비된 다양한 독이 침을 통해 인체로 유입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노무라입깃해파리가 가진 독의 종류만 해도 52개에 이르는데 이러한 독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바다에서 가장 무서운 생명체는 상어가 아니라 해파리라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 연안엔 사람을 순식간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 해파리는 출몰하지 않는다 6~7종이 주로 나타나는데 앞서 말한 노무라입깃해파리 외에 보름달물해파리, 유령해파리 등이이 많다. 쏘였을 때 증상은 비교적 명확하다. 피부가 부어오르고 따끔거리는 통증이 발생하며 홍반을 동반한 채찍 모양의 흉터가 생긴다. 해파리 독이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발열, 오한 근육마비 등이 나타나며 호흡 곤란과 신경 마비로 쓰러질 수 있다. 드물지만 많은 부위에 쏘이게 되면 아나필락시스로 사망할 수 있다. 실제 2012년, 을왕리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하던 8살 여자아이가 해파리에 양다리와 손등을 쏘여 병원에서 치료받다 사망하기도 했다.
해파리에 쏘이면 해당 부위에 소변을 부으라는 속설이 있다. 소변의 암모니아 성분이 독을 중화해준다는 나름의 이유가 붙는다. 이 요법은 미디어에서 등장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영국 탐험가 베어그릴스와 미국 드라마 프렌즈의 등장인물이 해파리에 쏘였을 때 선택한 방법이 소변이다. 실제 효과가 있는 걸까?
없다.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양혁준 교수는 “해파리에 쏘였을 때 소변을 활용하라는 건 의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민간요법”이라며 “소변엔 암모니아뿐만 아니라 효소 등의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오히려 해파리 독을 더 빠르게 퍼지도록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돗물, 생수, 식초도 피한다. 해파리 촉수를 통해 피부에 침투한 자포(독주머니)는 맹물이나 식초의 산 성분과 접촉하면 더 빨리 터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독이 퍼지는 걸 막고 피부에 박힌 침을 제거해야 한다. 앙혁준 교수는 “상처 부위를 세척하는 데에는 식염수가 가장 좋겠지만 없다면 바닷물을 활용해도 된다”며 “피부에 박힌 침들은 신용카드나 플라스틱 자 등으로 긁거나 핀셋, 나무젓가락으로 직접 제거한다”고 말했다. 다만 작은 해파리에 쏘여서 침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물놀이를 중단하고 병원에 방문하는 게 좋다.
호흡곤란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119에 신고한다.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심할 때는 병원에서 해독제, 진통제,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해야 한다. 양혁준 교수는 “해파리에 쏘인 부위가 많거나 광범위하다면 전신적인 피부 반응과 함께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나타날 수 있다”며 “119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를 눕힌 뒤 고개를 들어 기도를 확보해주고 다리를 올려 혈압을 낮춰 주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7/26/20220726021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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