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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뇌종양

에이치엘비, 표적항암제에 이어 뇌종양 강자 노린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0. 3. 22.

미국의 존 메케인 상원의원과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사망원인은? 바로 교모세포종 (Glioblastoma Multiforme: GBM), 즉 뇌종양이다.

뇌종양은 예후별로 1단계에서 4단계로 나뉘는데, 3단계와 4단계 뇌종양을 통상 High Grade Glioma(고악성도 신경교종)로 분류한다. 그 중 4단계 뇌종양이 교모세포종 뇌종양(GBM)으로 가장 악성이며, 미국에서만 4번째로 높은 사망원인이 되는 암종이다.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는데 최근 기적의 항암제로 알려진 면역항암제조차 GBM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나마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은 1999년에 미국에서 출시된 독성항암제 TMZ(Temozolomide)로 현재 기본 치료제(Standard care)로 사용되고 있다. 아바스틴(Avastin)이 2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나, 고가의 치료비에도 암의 진행을 어느 정도 제한하는 데 그칠 뿐 전체생존율(OS)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한 현재 기본치료제에 의한 GBM의 OS는 15개월이며, 5년 생존율은 5% 이하로 알려져 있다.

현대의 엄청난 의학발전과 많은 신약의 출시에도 지난 20여년간 새로운 치료제가 나오지 못한 난공불락의 암종이 GBM이다. GBM치료제를 개발하려는 글로벌 제약업계의 시도가 진행 중인 가운데 2019년은 이들에게 악몽과 같은 한 해로 기록될듯하다.

지난해 9월 토카젠(Tocagen)은 총 403명의 GBM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OS중간값이 11.1개월로 control 환자들의 12.2개월을 하회하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 환자의 생존 증진 효과가 거의 없는 실패로 막을 내렸다.

같은해 5월 애브비(Abbie)에서도 임상환자 638명을 대상으로 한 GBM 신약 데파투시주맙(depatuxizumab mafodotin)의 중간 분석 결과 아무런 생존 증진 효과가 없음을 발표했다.

비슷한 시기에 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도 498명을 대상으로 한 GBM 임상 3상 최종 분석 결과 “Primary Endpoint(1차 평가 변수)인 OS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발표함으로써 GBM과 관련해 옵디보의 3번째 임상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러한 배경을 고려하면 지난 2월 에이치엘비의 이뮤노믹테라퓨틱스 인수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미국 메릴랜드에 소재한 이뮤노믹은 존스홉킨스대학의 기술을 기반으로 자사가 개발한 UNITE(Universal Intracellular Targeted expression‎)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GBM 임상을 진행 중인데 초기 데이터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UNITE는 강력한 차세대 백신 플랫폼 기술로 특정 항원을 리소좀에 표적화하여 항원 제시능력을 높이는 기술로, 이렇게 제시된 항원이 Th1 면역반응을 활성화해 암, 알레르기 등을 치료한다. 

이뮤노믹은 UNITE에 기반해 개발한 알레르기 치료제를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텔라스사에 대규모 L/O을 하는 등 UNITE는 이미 기술력이 뛰어난 플랫폼임을 입증했다.

이뮤노믹의 대표적 파이프라인은 ITI 1000으로, 이는 UNITE의 플랫폼에 수지상세포를 매개로 한 세포 치료백신 면역항암제다. ITI 1000은 현재 GBM 임상 2상 진행 중으로 진행률은 80%를 상회하고 있으며, 올해 임상 2상을 종료하고 혁신신약지정(Breakthrough Status)을 통해 곧바로 상업화를 진행하겠다는 목표다. 

임상 1상a(ATTAC)은 50%의 환자가 48개월의 OS를 보였고, 33%의 환자가 60개월의 OS를 나타냈다. 임상1상b(ATTAC-GM)에서는 27%의 환자가 108개월의 OS를 나타냈고, 36%의 환자가 60개월의 OS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5년 생존율이 36.4%로 기존치료법보다 주목할 만한 결괏값을 보인 것이다.

지난해 9월에는 이뮤노믹이 SNO(Socieity of Neuro-Oncology)에서 발표한 포스터에서, 임상 2상 중 54세의 환자에게서 종양 완전관해 사례를 보고했는데, 이것은 기본적인 종양 절개가 불가능한 최고단계 악성 예후 환자들에게도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로 꼽힌다.  이뮤노믹에 의하면, 이러한 완전관해 사례가 현 임상 중 여러 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이뮤노믹은 최근 FDA와 또 다른 GBM치료제인 ITI 1001에 대해 Pre-IND미팅도 진행했다. UNITE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인 ITI 1001은 plasmid vaccine therapy(플라스미드 백신 치료)로 통상의 뇌세포가 아닌 교모세포종 뇌종양에서 발현하는 pp65, IE-1, 그리고 CMV antigen을 타깃으로 하는 신규 면역항암제다. ITI 1000에 비해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훨씬 유리한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매년 미국과 유럽에서만 약 2만7000명 정도의 신규 GBM 환자가 발생하는 실정이다. 지난 20여 년간 신약이 없었던 만큼, 백신과 면역 부문 글로벌 리딩 기업인 이뮤노믹과 검증된 플랫폼 기술인 UNITE의 올 하반기 GBM 임상 결과에 글로벌 제약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임상 결과가 1상 결과치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수준으로만 나온다면 에이치엘비의 이뮤노믹 인수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이뮤노믹은 다수 바이오기업의 제안으로 UNITE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혀 실제로 백신 플랫폼 기술의 확장성을 보여줬다.


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 010tnrud@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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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health.chosun.com/news/dailynews_view.jsp?mn_idx=351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