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 식습관
암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에게 불치의 병으로 알려져 있고 암의 진단을 받은 본인 역시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여긴다.
이것은 암이 다른 질병에 비해 사망률도 높고 환자 자신에게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간의 많은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암은 어느 정도는 유전인자와 관계가 있지만 90% 이상은 우리의 환경과 생활 방식이 암의 발생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시 말해서 폐암이나 위암 등 많은 종류의 암들은 우리의 생활환경과 방식을 바르게 고쳐 줌으로써 예방은 물론이고 치유 또한 가능하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건전한 가정과 정신이 암의 발생률을 내린다고 한다. 또 물질적 요소들은 우리가 먹는 음식물 뿐만 아니라 마시는 공기, 일하는 직장 환경 가운데서도 찾을 수가 있다. 도시 사람들이 시골 사람들보다 암을 더많이 일으키는데 이것은 도시 사람들이 술과 담배를 더 많이 하고 직장이나 도시 내에서의 공기 오염, 공장에서 나오는 각종 오염에 접촉할 기회가 많을 뿐더러 신선한 음식물보다 대부분 저장되고 가공된 음식물을 섭취하고 또 정신적으로도 많은 건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도시 생활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면 그것은 그만큼 암을 일으키는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
대부분의 암들은 음식물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다. 모든 세포는 암을 일으킬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암을 발생시키는 어떤 인자가 들어가면 암이 발생되는 것이다. 각종 음식물에는 암의 발생에 원인이 되는 발암요소와 다른 발암요소를 도와주어 암을 쉽게 일으키게 하는 물질이 있거나 또는 암을 빨리 자라나게 하는 보조 발암물질이 들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어떤 음식물에는 항암물질이라고 해서 발암물질의 활동을 억제, 제거하거나 또는 우리 몸의 면역을 높이어 발암물질에 저항하게 하는가 하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도 있다.
예를 들면 비타민 A나 비타민 A의 전신인 레티노이드라는 물질은 여러 가지 암의 발생을 예방하는 담배로 인한 폐암의 경우도 비타민 A나 레티노이드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물을 섭취하면 폐암의 빈도가 낮아진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혈액이나 세포 내에서의 비타민 A나 비타민C의 양이 적은데 비타민 A는 폐의 점막 세포의 활동을 강화하여 발암물질을 빨리 제거해 주고 세포의 기능을 강화하여 암을 예방한다는 것이다. 비타민 A나 레티노이드는 당근, 호박, 살구 등 노란색 음식물과 초록색 음식물에 많으며, 배추와 무의 경우 푸른 잎사귀에 더 많은 영양분이 있다.
음식물의 경우에서 일반적으로 동물성 음식물, 기름에 튀긴 음식물, 소금에 절인 해산물, 불에 태운 음식물 등은 암의 발생을 높이고 반대로 신선한 채소, 과일, 곡류, 콩 종류 등은 암의 발생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와 있다.
유제품은 백혈병을 비롯한 혈액계통의 암의 빈도를 높인다. 하와이에 사는 일본 사람들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고기를 먹는 사람에게 암의 발생률이 가장 높고 그 다음에 쌀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이며 콩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에게서는 암의 발생률이 낮았다고 한다. 취장암의 빈도는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량과 관계가 높다고 한다. 불고기나 갈비구이 등은 동물성 지방 단백질의 섭취는 물론 볼에 태움으로 발암물질들을 만들어 내는 데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벤조피렌이란 강한 발암물질로서 담배에서 발견되는 가장 잘 알려진 물질이다.
암의 유형(Type)
Type A
고기와 유제품, 계란 그리고 지방질, 설탕의 섭취량과 직접적으로 비례하는 대장, 직장, 유방, 난소, 섭호선, 취장, 방광의 암을 말한다.
Type B
술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구강암, 식도암, 편도선암을 말한다.
특히 소주나 위스키가 이런 유형의 암들을 잘 일으키는데 담배를 피울때에 더욱 발생 빈도가 높다. 그것은 술이 담배 내의 발암물질을 용해하여 구강이나 식도의 점막을 자극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기 때문이다. 간암도 과음하는 사람에게 많은데 이것은 간경화증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
Type C
음식물과 별로 관계가 없는 유형으로 우리 한국 여성들에게 많은 자궁경암이 이에 속한다. 자궁경암은 헤르페스 바이러스라는 병원균과 관계가 많다고 한다.
자궁경암은 성경험을 일찍하고 임신을 많이 한 여자에게 많으며 또 성생활이 불결한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산부인과에서 자주 조직 검사를 받게 되면 조기 발견이 가능하며 이 암의 발생은 많이 예방할 수 있다.
Type D
우리나라 사람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암과 간암이 이에 속한다.
주요인은 소금의 과량 섭취에서 발생하며 또 소금으로 절인 생선이나 젓갈류에는 니트로사민, 니트로사마이드 등 페놀 합성 발암물질이 생겨서 암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암을 예방하는 식습관
암 등 성인병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요인 가운데 특별히 음식물과의 연관성을 아는 것은 성인병의 에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동물성 지방질
Type A에 속하는 암들과 폐암을 발생시키는 주원인이 된다. 그 이유는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모든 동물성 지방질이 발암물질의 활동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의 경우에는 유방암을 비롯한 각종 생식기 암의 발생률이 동물성 지방질의 섭취량과 비례한다. 발암물질의 활동을 도와주는 물질을 보조 발암물질이라고 하는데, 콜레스테롤은 보조 발암물질 중의 하나로서 그것이 동물 실험에서 대장암을 일으키고 대장암이 다른 조직이나 장기에 이전되는 것을 돕는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특히 동물성 지방질에 열을 가하면, 이를테면 불고기나 갈비를 해먹는 경우 콜레스테롤이 산화되는데 이 산화된 콜레스테롤은 아주 강력한 보조 발암물질의 역할을 한다.
동물성 기름이나 식물성 기름을 막론하고 열을 가하면, 예로써 튀김을 해 먹거나 기름으로 볶아 먹는 경우 기름이 보조 발암 물질이 된다.
정상적으로 기름은 시스형이라고 해서 그 구조가 조밀하여 세포벽을 파괴하지 못하는데 열을 가하게 되면 트랜스형이란 기름으로 변하여 이것이 세포벽을 파괴하고 발암물질이 세포 내로 들어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식물성 기름에는 5~10%의 트랜스형 기름이 들어 있고, 한 번 튀김기름으로 사용한 것을 다시 쓸 경우 그만큼 트랜스형이 증가하게 된다.
미국인에게는 대장암이 많은데 두말할 필요없이 이 대장암의 발생률도 고기 섭취량과 비례한다. 그것은 그만큼 미국인들이 육식과 기름을 많이 취하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흔히 햄버거, 스테이크, 프라이드 치킨 등을 많이 먹고 포테이토칩, 프렌치 파이 등 기름에 튀긴 감자를 즐긴다. 때문에 Type A에 속하는 암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지방산
동물성 음식물을 많이 섭취하면 콜레스테롤의 부산물인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는 담즙산을 만들고 또 대장에서는 몸에 이로운 균 대신 여러가지 독소를 생산하는 해로운 균을 생기게 한다. 지방산이 대장에 있는 새로운 균과 결합하여 발암물질로 변한 뒤 이것이 대장의 벽을 자극, 대장암을 일으킨다. 대장 내의 정상적인 균은 짧은 사슬의 지방산을 만드는데 이것은 대장의 벽을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하여 발암물질의 침투를 막는다. 육식을 함으로 생기는 대장균은 산소가 없이는 사는 나쁜 균들인데 이것들은 담즙산을 이용하여 유방세포를 자극하는 여성호르몬을 만들어 내어 유방암의 빈도를 높인다. 결국 한 국가의 유방암의 빈도와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얼마나 많은 지방질과 우유 가공제품을 섭취하느냐와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서구의 음식물 습관을 좋아라 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질의 섭취와 비례되어서 빈도를 나타내는 암은 남자들의 전립선암이다. 전립선암의 빈도는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높은데 여기에 지방질의 섭취가 많은 사람은 그만큼 일찍 전립선암에 걸린다.
또한 절인 생선이나 해산물(황새기젓, 어리굴젓, 멸치젓, 새우젓 등)에는 니트로사민이란 발암물질이 많이 생기므로 위암의 빈도를 높인다. 특히 한국인에게 위암의 빈도가 높은 이유 중의 하나는 짜고 매운 것을 즐기는 식습관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런데 동물 실험에서 니트로사민과 비타민C를 같이 공급하면 위암의 발생률이 낮아지는데 그 이유는 비타민C가 발암물질을 중화시키기 때문이다. 또 비타민 C는 우리 몸에서 항암작용을 하는 인터페론을 증가시켜 그만큼 암의 발생을 억제한다.
비타민A, 레티노이드, 비타민C, 비타민E, 그리고 미네랄 중 셀레니움 등은 항산화제로서 암 발생 예방과 동맥경화증의 예방, 노화방지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Dr.Shekell의 연구에 의하면 비타민A, 비타민E가 담배 내에 있는 여러 발암물질을 중화시킨다고 한다. 마늘, 파, 무, 배추 등 평지과 식물에는 여러가지 항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섬유질
우리 몸의 신진대사에 필요한 영양소가 아니며, 장에서 흡수되는 것도 아니지만 이것은 우리의 건강 생활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즉 섬유질은 암의 원인이 되는 담즙산을 분산해서 내보내는 일과 또 각종 발암물질을 섬유질 내에 함유, 흡수하거나 발암물질이 장벽에 접촉하는 것을 막아줌으로 암의 예방에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또 섬유질은 대장에서 우리에게 이로운 균의 생성을 돕는데 이 균들은 대장을 산성화하여 발암물질의 활동을 줄이고 또 짧은 지방산을 만들어 대장 내 세포에 공급함으로 세포가 튼튼해지게 한다. 또 섬유질로 인해 음식물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줄어듦으로 그만큼 발암물질의 활동 시간도 적어진다. 보통 채식을 주로 하는 사람은 하루에 두세번 대변을 보는데 비해, 육식을 주로 하는 이들은 이틀 또는 사흘에 한번 대변을 보기도 한다. 이것은 섬유질의 섭취량과 관계가 있다. 통계적으로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 국민들에게 대장암, 직장암의 빈도가 낮다. 이 섬유질은 암의 예방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일,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 고혈압의 예방과 치료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섬유질은 육류에는 전혀 없고 소채류에만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섬유질이 많은 것을 소개하면, 각 한 컵당 섬유질이 백미에는 200mg, 현미에는 400mg이 들어 있는데 현미가 백미보다 영양 가치가 높은 이유 중의 하나가 섬유질의 함량 때문이다. 보리쌀(한 컵 단위)에는 800mg, 메주콩에는 3,000mg, 호박씨에는 7,000mg 그리고 사과 한개에는 2,300mg의 섬유질이 들어 있다.
간암의 발생률은 간염 병력(한국인의 25%가 해당됨)이 있거나 간경화증 환자에게서 높게 나타난다.
술은 지방간과 간염의 원인이 되며 발암물질의 활동을 촉진, 암 유발 환경을 조성시켜 준다. 불행하게도 애주가, 애연가에게는 구강암의 발생률이 보통사람보다 15배가 된다.
고사리는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 일본 사람도 즐겨 먹는 식물이다. 고사리를 매일 먹는 사람에게 식도암이 많다고 히라야마가 1979년에 발표했고 동물 실험에서 고사리를 25~40% 주식으로 줘서 위장암, 방광암을 일으켰다고 한다. 그런데 고사리 속의 발암물질인 케르세핀은 물에 끓여서 우려내면 많이 제거된다. 그렇지만 고사리나 버섯 종류를 매일 먹는 것은 해로울 가능성이 있다.
발효된 음식물
김치 등에는 우레탄이란 물질이 있는데 동물 실험에서 대량으로 주었더니 여러가지 종류의 암을 일으켰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의 경우에서 이것이 암을 일으키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사람의 섭취량은 동물 실험에서 쓴 것보다 만분, 또는 10만분의 1밖에 되지 않으므로 암의 발생과도 큰 관계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초류 속에 다량 함유된 요오드가 유방암을 예방한다. 동양인에게 유방암이 비교적 적은 이유 중의 하나는 이것들을 상식하는 식습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중금속들이 공장의 폐수로 인해 오염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들이 소나 돼지 또는 닭의 지방세포에 축적되었다가 우리 몸으로 들어오게 되면 암을 일으킨다.
이제 우리는 암을 일으키기에 적당한 음식물과 식습관, 그리고 암을 예방하는 음식물이 무엇인가를 여러 동물 실험의 의학적 연구와 통계를 토대로 알게 되었다. 아는 것이 곧 힘이요, 실천하는 사람만이 건강을 소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휘(의학박사, 심장내과 전문의, 미국 세인트 헬레나병원 심장재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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