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년 동안 한의학의 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것에 힘을 쏟다보니 어느덧 외국에서도 한의학을 인정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척추 한방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자생한방병원의 신준식〈사진〉 이사장의 말이다. 그가 처음 한의원을 열었던 1988년만 해도 척추질환은 수술 밖에는 치료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버틸 만큼 버티다 도저히 못 참을 정도가 돼야 수술을 생각했다. 그러나 수술은 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 경우가 있었고, 수술을 하다가 중추신경을 건드려 하지마비에 이르는 등 위험 부담도 있었다. 그는 "이런 분위기에서 수술을 하지 않고, 그것도 한방으로 척추질환을 고친다고 하면 열에 아홉은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다"며 "결국 한방치료가 제대로 평가받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과학화'를 통해 치료 효과를 제대로 검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신 이사장은 1999년 한의원을 한방병원으로 확대하면서 가장 먼저 자생척추관절연구소를 만들어 그동안 경험으로 '효과가 있다'고 알고 있던 비방(�方)을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연구에 착수했다. 그는 한방의 과학화를 가로막는 게 바로 이 비방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나만 알고 있다고 한들 아무도 인정 안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라며 "비방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검증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연구소에서는 고서(古書)에 나와 있는 허리 치료에 썼던 약이나 침의 과학적 효과를 밝히는 연구에 매달렸다. 연구성과는 바로 논문화시켰다. 연구소 설립 후 지금까지 21편의 SCI급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을 발표해도 국내에서 냉대는 여전했다. 하지만 외국의 관심은 달랐다. 신 이사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에서는 수술로는 허리 질환을 충분히 고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식하면서 통증 관리를 위한 대체의학이나 침·한약 같은 동양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미시건주립대, 시카고 러쉬대 등에서 먼저 의료진 교육·공동연구를 제안해왔다"고 말했다. UC 어바인 의대는 '추나학'을 공식 교과목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신 이사장은 "한의학을 세계로 전파하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이들이 먼저 관심을 보이고 함께 하자는 말을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일부에서 한의학을 단순한 민간요법으로 깎아내리려는 시각을 아쉬워했다. 수 천 년 쌓인 경험을 과학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배척하기 보다는 과학의 틀에서 효과를 밝혀내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서로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서로 보완하면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춘 메디컬 한류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kwk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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