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 외출하면 목이 칼칼하다. 하지만 미세먼지의 영향은 그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진짜 위험성은 몸속 장기를 망가뜨리고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데 있다. 오죽하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미세먼지 중 일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을까.
※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
- ▲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 (일러스트레이터 moosn)
탈모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쉽게 빠진다. 공기 중에 떠돌던 미세먼지가 두피에 앉아 모공에 염증 반응 을 일으키고, 머리카락을 만드는 모낭세포의 활동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두피가 아닌 코와 입을 통해 몸에 들어가도 미세먼지 속 중금속이 모발에 쌓여서 탈모를 유발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미세먼지가 눈에 들어가면 각결막 상피세포를 덮고 있는 막을 자극하고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각막과 결막에 상처 가 생기면 이 틈으로 바이러스와 균이 침투하기 쉬워지고, 미세먼지 속에 포함된 오염물질이 직접 눈에 들어가 알레 르기나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잘못 관리하면 결막이 부풀어 오르면서 각막 궤양이나 혼탁 등 으로 번져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
코와 입을 통해 미세먼지가 몸속으로 들어오면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되면서 콧물이 과도하게 분비된다. 콧물 탓에 콧속이 부풀어 오르고 염증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코막힘도 생긴다.
가려움증, 건조증, 피부트러블
미세먼지가 피부의 신진대사를 약화시켜 피지조절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피부 표면의 지방질 균형이 깨지면서 가려움증과 건조증이 심해진다. 피부에 앉은 미세먼지는 모공에 껴서 잘 제거되지 않고, 피부에 남아 트러블을 일으킨다.
아토피피부염
미세먼지에 함유된 중금속, 환경호르몬 등의 유 해물질이 세포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촉진 하고 백혈구를 늘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 때 문이다.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 아토피피 부염 증상이 악화되고, 실내 미세먼지 수치를 낮 추면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완화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있다.
중이염
중이염은 귓속 중이(고막에서 달팽이관까지의 부분)에 세균이 침투해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코와 중이는 ‘이관’이란 관을 통해 연결돼 있어서 코를 통해 들어온 미세먼지와 세균, 바이러스가 귀로 넘어와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중이염이 있으면 청력이 떨어질 수 있고, 만성으로 발전하면 청력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
호흡기질환
재채기, 콧물, 코막힘, 감기 같은 일시적 증상 부터 후두염, 기관지염, 부비동염, 천식, 폐렴, 만성폐쇄성 폐질환까지 생길 수 있다. 미세먼지 가 코와 입을 통해 몸속에 들어가면 면역 기능 을 하는 기도세포, 폐세포 등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급성 염증을 일으키며 염증 물질인 사이토 카인을 내뿜기 때문이다. 원래 만성폐쇄성 폐질 환 등을 앓고 있던 환자가 미세먼지를 많이 마 셔 기도 점막이 부풀어 오르면 호흡이 잘 안 돼 사망할 수 있다.
주름과 검버섯
피부에 흡수된 미세먼지는 색소세포 를 자극해 주름과 검버섯을 만든다. 미세먼지는 몸속에서 독성물질인 활 성산소를 많이 만들어내는데, 이 활성 산소가 피부 내 콜라겐을 파괴해 피부 탄력이 사라진다. 독일에서 성인 여성 400명을 24년간 추적 관찰했더니, 대기오염이 심한 도로 옆에 사는 여성 이 시골 지역에 사는 여성보다 색소침 착이 22% 심했고, 얼굴 주름도 더 깊 었다는 연구가 있다.
※ 몸속에서 나타나는 증상
- ▲ 몸속에서 나타나는 증상 (일러스트레이터 moosn)
미세먼지, 우리 몸에 어떻게 들어오나?
◇코와 입에서 온몸으로
미세먼지가 몸속으로 들어올 수 있는 가장 쉬운 경로는 코와 입이다. 호흡할 때마다 몸속으로 들어오는데, 입자 크기가 작을수록 코 점막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기도 맨 끝에 있는 포도송이 모양의 작은 공기주머니)까지 침투한다. 폐포까지 들어온 미세먼지는 폐포의 모세혈관을 통해 온몸의 혈관으로 퍼져 신체 모든 장기와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
◇피부에서 혈관으로
미세먼지는 피부를 뚫고도 들어온다. 사람의 피부는 크게 표피층과 진피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표피층은 벽돌을 촘촘히 쌓은 것처럼 방어막을 형성해 먼지가 몸에 들어오는 걸 막는다. 하지만 지름이 0.01㎜ 안팎인 미세먼지는 지름이 2~5배인 모공을 손쉽게 통과한다.
뇌졸중
미세먼지가 혈액에 들어가서 뇌혈관벽에 쌓이면 염증과 굳 은 핏덩어리가 생겨 뇌졸중이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먼 지가 폐로 들어가면 온몸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 뇌졸중 상 태가 악화된다.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 사는 사람은 오염도가 낮은 지역에 사는 사람보다 목에 있는 동맥이 좁아질 가능성이 24% 높다는 미국 연구가 있다.
혈액순환 장애
미세먼지가 폐포의 모세혈관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면 우리 몸의 면역계는 이를 없애기 위해 백혈구 등 면역 반응 물질 을 생성한다. 면역 반응 물질이 미세먼지와 싸우는 과정에서 혈액이 끈적해진 탓에 혈액순환이 잘 안 되면 동맥경화, 심 근경색, 심장마비 등이 생길 수 있다.
만성염증
온몸에 만성염증이 생길 수 있다. 만성염증은 몸에 염 증성 단백질이 아주 조금씩 꾸준히 만들어진 상태다. 이게 온몸에 퍼져 쌓이면 온갖 만성·중증 질환을 유 발한다. 만성염증은 수 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쌓여서 심뇌혈관질환·치매·암 같은 질환을 일으킬 때까지 아무런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폐암
미세먼지를 마시면 세포가 손상되면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나 암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상승할 때마다 폐암발생 위험이 18% 증가하고, 미세먼지가 10㎍/ ㎥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22% 증가했다는 덴마크 연구가 있다.
생식기계와 신경계 이상
미세먼지로 인해 정자나 난자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 아 난임 위험이 커진다. 게다가 팔을 움직이고 눈을 움 직이는 등의 기본적인 몸동작도 하기 어려워진다. 미세 먼지가 피부를 뚫고 진피층까지 들어가면 미세먼지 속 다환방향족탄화수소, 프탈레이트, 다이옥신 같은 유해 물질이 혈관이나 림프액을 타고 인체 곳곳으로 퍼져 내 분비계를 교란하기 때문이다.
치매
뇌에는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장벽이 튼튼하지만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는 이 장벽을 뚫고 뇌로 직접 침투할 수 도 있다. 이렇게 되면 뇌의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인지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 사는 사람일수록 뇌 인지기능의 퇴화 속도가 빨랐다는 미국 연 구가 있다. 인지기능이 떨어지면 치매 위험이 커진다.
부정맥
미세먼지가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다가 세포와 닿으면 활성산소를 다량 만들어낸다. 이렇게 되면 세포가 손상되고 제 기능을 못 해서 부정맥이 생길 수 있 다. 고농도의 미세먼지를 혈액에 주입한 쥐는 세포 속에 칼슘이 과도하게 많아지는 칼슘대사 장애가 생겨서 부정맥이 생겼다는 세브란스병원 연구가 있다.
사망
서울에서 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10㎍/㎥ 증가 하면 사망 발생 위험이 0.44% 증가하고, 초미세 먼지 농도가 10㎍/㎥ 증가하면 사망 발생 위험이 0.95% 증가한다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KEI) 보고가 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증 가할 때마다 조기사망 확률이 7%씩 커졌다는 네 덜란드 연구도 있다.
태아 뇌 성장과 발달 저해
미세먼지가 산모의 몸속으로 들어가면 태아의 뇌 성장과 발달이 잘 안 될 수 있다. 산모 몸속에서 생 긴 염증과 끈적한 혈액이 태반을 통해 산모에게서 태아로 영양이 공급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아이의 말하기, 듣기 능력과 동작 성이 천안이나 울산에서 태어난 아이들보다 떨어진다는 국내 연구가 있다.
SPECIAL ISSUE: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에 관한 조금 불쾌한 진실
ㆍPart1. 숫자로 보는 미세먼지 현황
ㆍPart2. 미세먼지, 그것이 알고싶다.
ㆍPart3. 건강능력평가시험 미세먼지 영역
ㆍPart4. 주변에 숨겨진 미세먼지를 찾아서
ㆍPart5.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ㆍPart6. 전문가 인터뷰_관악이비인후과 채수량 원장
ㆍPart7. 미세먼지에 좋은 음식 다 모여!
ㆍPart8. 미세먼지를 이기는 생활수칙
ㆍPart9. 미세먼지로부터 당신을 지켜중 용사들
/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 khy@chosun.com
일러스트레이터 moosn
월간헬스조선 4월호에 실린 기사
'일반 건강상식 > 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튼살, 굳은살, 발톱무좀… 더워지기 전에 치료 시작을 (0) | 2015.04.12 |
---|---|
[스크랩] 우리 주변 미세먼지 얼마나 될까? (0) | 2015.04.12 |
[스크랩] 독한 봄 감기 주말 동안 싹 나으려면? (0) | 2015.04.12 |
[스크랩] 금연·걷기 등 실천하는 성인, 3명 중 1명 불과 (0) | 2015.04.09 |
[스크랩] 미세먼지에 대한 오해와 진실 (0) | 2015.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