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모(50·경기도 김포)씨는 3년 전 양쪽 어깨에 통증이 생겼다. 통증이 가끔 나타나고 참을만 해서 박씨는 '이러다 괜찮아 지겠지'라고 생각하며 무시했다. 하지만 올들어 통증은 심해졌다. 지난 가을 이후에는 팔을 들어 머리를 감지 못할 정도로 악화돼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오십견이었다. '유착성 관절낭염'으로도 불리는오십견은 어깨 관절이나 인대 등이 수축돼 통증이 생기는 증상을 뜻한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로 50·60대에서 생기기 때문에 오십견이라고 불린다. 박씨는 한달 동안 비수술 치료법인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은 뒤 큰 통증 없이 지내고 있다.
◇날씨 추워지면 심해지는 어깨통증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많아지면서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추운 날엔 뼈마디가 쑤신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 기온이 내려가면 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수축·경직되면서 통증이 생기기 쉽다. 또한 평소에 간간이 통증을 느꼈던 부위라면 통증이 더 심해지기 쉽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정성훈 소장은 "어깨는 우리 몸에서 운동 부위가 가장 넓은 관절 중 하나로, 움직임이 많은 만큼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다"며 "겨울철이 되면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편"이라고 말했다.
어깨에 통증이 있는 경우, 보통은 팔을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어 행동에 제약이 생긴다. 심해지면 머리를 감거나 옷을 입을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해진다.
- ▲ 강남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정성훈(왼쪽) 소장과 성창훈 원장이 어깨통증 환자에게 체외충격파 치료를 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어깨통증, 참고 버티면 장애 생길수도
어깨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회전근개파열, 오십견, 석회화건염이다. 이 중 회전근개파열 환자가 가장 많다. 회전근개파열은 팔을 들어 올릴 때 쓰는 4개의 힘줄이 격한 운동이나 심한 외상으로 인해 끊어지는 것이다. 팔을 제대로 들어 올릴 수 없는 것은 오십견의 증상과 같은데, 회전근개파열은 누워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게특징이다. 오십견은 팔을 들어 올릴 때 외에도, 통증이 있는 쪽으로 돌아누울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 석회화건염은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해 어깨 힘줄에 석회(石灰)가 쌓여 생기는 질환이다. 오십견이나 회전근개파열에 비해 통증이 심한 경우가 많고, 특정 동작을 취할 때 강한 통증이 생긴다.
이렇게 어깨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방치하면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물론, 어깨관절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운동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정성훈 소장은 "통증이 일시적으로 완화되기도 해 어깨질환을 장시간 방치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병을 키우는 꼴"이라며 "특히 회전근개파열의 경우, 오랫동안 치료하지 않으면 파열된 힘줄이 안으로 말려들어가 지방으로 변성되거나 또 다시 파열돼 봉합치료가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체외충격파 등 비수술 치료로 호전
최근에는 어깨통증 환자들에게 체외충격파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환부를 절개하는 수술치료가 아니어서 부담이 없고, 통증완화·기능회복에도 효과가 좋아서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강력한 파동을 몸에 연속해 전달하는 시술이다. 원래 몸속에 생긴 결석이나 담석을 깨뜨리는 데 사용하지만, 충격파의 강도를 약하게 조절해 사용하면 근골격계 질환의 통증 완화와 조직 재생에도 효과가 있다.
충격파를 통증 부위에 가하면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세포의 활동이 둔해지고, 통증도 줄어든다. 또한 충격파가 가해진 부위는 혈류량이 늘어나 조직이 재생된다. 체외충격파 치료 1회당 시술 시간이 20~30분 정도며, 1주일 간격으로 3~4회 시술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입원도 필요 없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성창훈 원장은 "체외충격파 치료는 물리치료·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3개월 이상 시행해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 환자나, 수술을 피하고 싶은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라며 "몸을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고령의 환자라도 부담 없이 치료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단, 골다공증이 있는 환자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피해야 한다. 골다공증 환자는 뼈가 약해 충격파를 이용한 치료를 받을 경우 뼈가 손상될 위험이 있다. 관절에 염증이 있는 경우도 역시 염증이 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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