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무릎 통증을 참고 살아온 김모(69·경기 이천시)씨. 초기에는 무릎을 굽히고 펼 때만 통증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움직이지 않아도 통증이 심해 잠을 못 잘 정도였다. 다리 모양은 'O자'로 심하게 휘었다. 김씨는 동네 정형외과를 찾았다가 '퇴행성관절염 말기'라는 진단과 함께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받았다. 고령의 나이 탓에 체력적인 부담이 걱정돼 수술을 미루던 김씨는 지난 6월 관절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강남 연세사랑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정확성이 높고 시간이 짧아 몸에 무리가 덜한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이었다.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이란 환자의 무릎을 MRI(자기공명영상)나 CT(컴퓨터단층촬영)로 찍어 실제와 똑같이 모형을 만든 것을 활용, 인공관절을 정확한 위치에 끼워 넣는 수술법이다.
6개월이 지난 현재, 집안일을 무리 없이 할 수 있을 정도로 김씨의 통증은 줄었다. 그녀의 휘었던 다리도 교정됐다.
- ▲ 개인의 관절 모양에 따른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체력적인 부담이 적고 합병증 위험이 낮아 노년층에게 더욱 안전하다. 사진은 강남 연세사랑병원 서동석(왼쪽) 소장과 권오룡(가운데) 부원장이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모습./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연골 닳아 없어진 퇴행성관절염 말기, 인공관절 수술이 효과적
우리나라 중년 여성의 대다수는 무릎에 퇴행성관절염을 겪는다. 퇴행성관절염이란 뼈와 뼈 사이의 움직임을 원활히 하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병이다. 중년 여성들은 오랜 기간 집안 일을 하면서 무릎 연골이 닳은데다,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탓에 연골이 더 약해져 퇴행성관절염이 잘 생긴다. 연골은 스스로 재생되지 않아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지는데, 하중(荷重)이 가해지는 연골의 일부가 집중적으로 닳아 다리가 'O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퇴행성관절염 말기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말기는 연골이 거의 닳아 없어져 뼈끼리 맞닿아 있는 상태다. 내시경이 들어갈 공간이 없고, 혈액을 공급할 연골도 충분치 않아 초·중기에 효과가 있는 내시경 수술, 미세천공술(연골에 구멍을 뚫어 연골 재생을 돕는 수술) 등으로 치료가 안 된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권오룡 부원장은 "퇴행성관절염 말기에는 사실상 인공관절 수술 밖에 치료법이 없다"며 "인공 관절의 수명이 15년 정도이기 때문에 재수술 부담이 없는 65세 이상의 환자에게 권장된다"고 말했다.
◇개인별 관절 모양 파악, 정확한 위치에 수술
최근에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이 국내에 도입돼 주목받고 있다. 3D 프린터는 MRI나 CT로 촬영한 무릎 관절의 모양과 크기를 측정, 실제와 똑같은 모형으로 만들어내는 장비다. 의료진은 3D로 제작된 모형을 분석, 남아 있는 연골 두께와 모양을 정밀하게 측정한 뒤 인공관절이 정확한 위치에 바른 각도로 삽입되도록 자리를 잡아주는 맞춤형 수술 도구〈아래 사진〉를 만든다. 권오룡 부원장은 "이전까지는 무릎을 절개한 뒤 눈 대중으로 인공관절의 삽입 위치를 정했다"며 "맞춤형 수술 도구를 이용하면 정확한 위치에 빠른 시간내에 삽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수술 시간(70분)보다 20분 단축되고, 무릎 절개 범위는 약 4㎝ 정도 준다.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2009년 미국에서 처음 행해졌고,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2010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합병증 줄이고 인공관절 수명 더 길게"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기존의 인공관절 수술에 비해 합병증 위험이 적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기존의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을 절개해 관절의 모양·손상 정도를 확인한 뒤 수술을 계획한다"며 "자연히 수술 시간이 길어지면서 혈액이 잘 흐르지 못해 폐색전증(폐 혈관이 막히는 것)·하지정맥혈전증(다리 혈관이 막히는 것) 등의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고용곤 원장은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미리 계획한 자리에 바로 인공관절을 삽입하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짧다"며 "일상으로의 회복도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에 비해 하지정렬(다리뼈의 배열 상태)의 각도에 오차가 생길 확률은 절반 이하다. 미국의 저명한 정형외과 학술지 '임상 정형외과와 관련연구'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기존 인공관절 수술에서 하지정렬에 오차가 생길 확률은 22%인 반면,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9%이다. 고용곤 원장은 "하지정렬이 잘 맞아야 인공관절의 수명도 오래 간다"며 "따라서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로 삽입된 인공관절의 수명은 20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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