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부터 잠을 자려고 밤에 누우면 다리가 찌릿하거나 통증을 느꼈던 유모(54·부산 사하구)씨는 척추전문병원에서 초기 디스크 진단 후 시술을 받았다. 퇴원 후 저림 증상은 조금 줄었지만 누가 다리를 계속 건드리는 듯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 유씨는 다시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하지불안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하지불안증후군이 있으면 이유 없이 다리가 아프고 밤이 되면 증상이 심해진다. 우리 나라 전체 인구 중 10%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병이다. 가만히 있을 때 증상이 나타나고 몸을 조금 움직이면 사라지기 때문에, 움직이면 더 아픈 허리질환과 구별된다. 중증질환이 아니고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가 더 많다. 하지만 다리 감각이 무뎌지고 통증으로 인해 깊은 잠을 못 자기 때문에 낮생활에도 지장을 준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는 "중증질환이 아니지만 삶의 질은 심근경색 환자와 비슷할 만큼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 병"이라고 말했다.
- ▲ 하지불안증후군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 이상 탓에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도파민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약이 나왔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하지불안증후군의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 부족 탓에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파민을 만들기 위해서는 철분이 필요한데 철분이 뇌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면 병이 생긴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30~40%는 혈액 철분수치가, 60~70%는 뇌척수액의 철분수치가 정상보다 낮다"고 말했다. 주로 40대 이후에 잘 생기지만, 유전적인 원인으로 10~20대에서도 나타난다. 10대에 생기면 학습장애나 주의력 결핍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불안증후군 치료에는 도파민 기능을 높이는 약을 쓴다. 이 약은 도파민 농도를 일시적으로 올리기 때문에 오래 쓰면 오히려 증상이 심해지는 부작용이 있다. 도파민 회로가 약 때문에 손상돼 밤에만 생기던 증상이 초저녁부터 생기기도 하고 약을 끊어야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뇌의 도파민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패치형 치료제도 나와 있다. 신원철 교수는 "이런 약은 도파민 농도가 급격하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도파민 회로 손상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며 "그만큼 기존 약의 부작용은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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