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오모(60·서울 서초구)씨는 4년 전부터 TV 드라마를 안 본다. 노안과 백내장이 겹쳐 온 뒤로 눈이 더 침침하고 시야가 흐릿해 TV를 보면 금방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오씨는 지난 9월 압구정 아이러브안과에서 백내장과 노안을 한 번에 없애는 특수렌즈 삽입 수술을 받았다. 2개월이 지난 지금 오씨는 "눈을 감싸고 있는 불투명 테이프를 뜯어낸 느낌"이라고 말했다.
- ▲ 압구정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대표원장이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해결하는 특수렌즈를 삽입하는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작은 글씨 보려고 안경 벗으면 '노안' 신호
나이가 들면 눈이 침침해지고 사물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휴대전화의 글씨 크기를 키우거나, 작은 글씨를 보기 위해 안경을 벗고 들여다 보는 일이 잦아진다.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작게 뜨고 힘을 주다 보면 어지럼증도 생긴다. 이런 상태를 '안정피로(眼睛疲勞)'라고 하는데, 눈에 힘을 주는 과정에서 수정체(외부에서 들어온 빛을 모아주는 볼록렌즈 형태의 구조물) 주변 근육이 긴장해 생긴다.
사물의 상이 망막에 정확히 맺히려면 사물의 거리에 따라 수정체의 두께가 유연하게 변해야 하는데, 노화로 인해 수정체 탄력이 떨어지면 노안이 생긴다. 최근에는 스마트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노안의 발생 시기도 예전보다 앞당겨지고 있다.
노안이 없는데도 눈이 침침해지고 사물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투명해야 할 수정체에 이물질이 끼어 시야가 혼탁해지는 백내장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수정체 가장자리에 문제가 있다면 시야의 가장자리만 흐릿하게 보이는 반면, 수정체 중심부가 혼탁하면 시야 전체가 뿌옇게 보인다. 밝은 곳에서 오히려 잘 안 보이는 주맹(晝盲)현상이 나타나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는 증상이 복합적으로 생길 수 있다.
노안과 백내장은 별개로 생기지만 모두 노화가 원인이며, 동시에 진행되기도 한다. 압구정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대표원장은 "단순히 노안인 줄 알고 돋보기를 맞추러 왔다가 백내장을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백내장 초기에 수술… 노안까지 한번에 잡아
한 번 뿌옇게 된 수정체는 다시 맑아지지 않기 때문에 결국 인공수정체로 갈아 끼우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예전에는 마취주사를 놓은 후 8~9㎜의 절개창을 내 혼탁해진 수정체를 빼고 인공수정체를 갈아 끼우는 방식으로 수술을 했다. 수술과정에서 출혈·통증이 생기거나 수술 후 눈이 붓거나 망막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백내장 수술은 조금 불편해도 늦출 수 있을 때까지 늦추는 게 관례였다. 또 백내장 수술만 받으면 노안이 해결 안 돼 나중에 다시 돋보기를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백내장 초기단계에서 노안과 백내장을 한꺼번에 치료하는 수술을 한다. 박영순 대표원장은 "절개창을 2.2㎜만 내고 초음파로 수정체를 부숴 빼낸 뒤 인공수정체를 넣기 때문에 출혈이나 통증이 거의 없고 수술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백내장이 생긴 후 수술을 할 때까지 오래 기다려서 굳이 병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단순 인공수정체 대신 특수렌즈를 끼우면 노안까지 해결할 수 있다. 최신 광학기술을 적용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먼 거리, 중간 거리, 가까운 거리의 물체를 모두 잘 볼 수 있다. 특수렌즈는 '아크리소프'라는 재질로 만들어졌는데, 인체 성질과 비슷해 눈에 넣어도 거부반응이 없다. 유럽 CE 인증, 미국 FDA 인증을 받아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다.
◇의사 경험·실력 따라 효과 차이나
특수렌즈 삽입술은 평소 눈이 좋았던 사람, 안경을 썼던 사람뿐 아니라 각막 두께가 얇은 사람도 받을 수 있다. 각막을 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뇨병으로 망막 출혈이 있거나 중증의 황반 변성(눈의 가장 안쪽 조직인 망막에서 시각 자극에 반응하는 시각세포의 신경조직(황반)에 이상이 생겨 시력장애가 생기는 병)이나 시신경 위축이 있으면 수술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사전에 철저한 정밀검사를 통해 수술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박영순 대표원장은 "노안 수술은 고도의 집중력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집도의(醫)의 경험과 실력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고 말했다.
/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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