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양파 생산은 풍작이었습니다.
30도가 넘는 불볕더위 속에서 땀 흘리며
수확한 양파는 품질도 으뜸이었지요.
그러나 당초 생산 예상량을 20만 t 이상 초과하면서
양파 값은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흉작도 아닌 풍작으로 인해 양파 농가는 커다란 타격을 입은 것이죠.
오죽하면 양파의 일본식 발음인 '다마네기'에 빗대어
'다 망아내기' 라는 자조적인 이야기가 양파 농가 농민들에게서 나왔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마음만 품은 채, 고개를 돌렸지만
'풍년을 풍년답게' 누릴 수 없을까 고민한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대.풍.년'
'대풍년'은 카이스트의 사회적기업가 MBA와
정보미디어 MBA에서 만난 사람들로 구성되었는데요.
사회적기업 '모숨'의 김선혁, '터치 포 굿' 박미현, '휴브'의 정지혜,
그리고 김항석, 진효진 5명의 멤버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세계정복을 꿈꾸는 악의 조직 알렉터 일당에게 맞서는 독수리 오형제처럼,
대풍년 프로젝트는 이상기후로 인한 양파의 전국적 풍작과
정부의 무작위 한 수입이 빚은 양파 농가를 돕기 위해 진행되었습니다.
대풍년 프로젝트는 전남도청에서 공증한 무안 양파 1톤과
제기동 시장 탕제원의 착즙, 텀블벅 사이트를 통한 기금 마련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풍년의 아픔을 겪는 농민을 돕는 취지와
현대인의 건강까지 보듬어주는 프로젝트라니!
이 멋진 프로젝트를 실현한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의 이야기를 안 들어보려야 안 들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대풍년'의 멤버 박미현 씨와 서면 인터뷰를 나눠보았습니다.
김소윤 : '청년'과 '농업'은 사실 친숙하지 않은 조합입니다. 다른 여러 가지 산업 중 특히 농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풍년 : 농업에 관심을 가졌다고 하면 사실 좀 거대해 보입니다. 농업이란 '매일 우리가 먹는 것'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애쓰고 힘들여서 뭔가를 생산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농부들이 일 년 동안 고생해서 키워낸 작물이 너무 '풍년'이라서 문제라는 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속상할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정말 없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김소윤 : 대풍년 프로젝트를 통해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한 프로젝트로 도-농 간을 이어주는 소중한 가치 또한 실천했습니다. 기업의 존재 의미인 '이윤추구'가 아니었죠?
대풍년 : 개인적으로 올해 초 '감자가 풍년이라서 죽고 싶다'는 농부님의 글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얼마큼인지도 모르고 한 상자를 주문했지요. 20kg짜리 감자 한 상자였는데 어떻게 할지를 몰라 반은 썩어 버리고 반은 깎아서 아직도 냉동실에 들어있습니다. 그때 느꼈던 것은 '농작물을 단순히 사드리는 것도 우리 같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구나'라는 생각이었어요. 양파 난 때 주부 분들이 '양파장아찌나 이런 것을 만들어 먹자' 하시는 것 봤는데 젊은이로서 저는 솔직히 자신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대풍년 프로젝트는 젊은 사람들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김소윤 : 대풍년 프로젝트의 텀블벅 모금 열기가 뜨거웠다고 알고 있습니다. 예상하셨는지요?
* 대풍년 프로젝트는 '텀블벅(https://tumblbug.com/)'이라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사람들의 후원을 받아 진행되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제작자가 대중을 상대로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해당 프로젝트가 완성될 수 있도록 후원금을 모집하는 것.
대풍년 : 당연히 예상하지 못했어요. 사실 목표 기금이 100% 달성되었을 때는 기쁠 여지가 없었어요. 3일 만에 다 차버렸거든요. 200% 달성되었을 때에도 기뻤지만 한편으론 저희가 여력이 없어서 더 넘을까 불안하기도 했어요. 처음엔 주변 사람들 100명만 모아서 양파 1톤이라도 소비하자는 마음이었는데, 저희와 같은 마음이었던 사람이 많았던 것 같아 기뻤습니다. 작은 프로젝트였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뭐든지 낫다는 저희 생각이 더 강해진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소윤 : 대풍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뿌듯함과 기쁨을 느꼈던 순간이 있으신가요?
대풍년 : 매 순간 기쁘고 뿌듯했어요. 특히 참여하시는 분들이 저희한테 쪽지로 양파 난을 알고는 있었는데 혼자 사는 자취생이라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괴로웠는데 나도 뭔가를 하게 해주어 고맙다는 메시지를 받을 때 진짜 감동적이었습니다.
김소윤 : 대풍년 프로젝트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대풍년 : 저희는 사실 모두 본업이 있는 사람들이고 대풍년은 어디까지나 프로젝트이자, 휴가 같은 이벤트였습니다. 심적인 에너지를 많이 얻었고 희망도 많이 봤고요. 향후 계획으로는 딱 정해진 이벤트가 있지는 않고, 또 풍년으로 고통받는 누군가가 있고 그때 저희의 잉여력이 모아진다면 다시 또 뵐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지금 들어오는 제보가 엄청 많아서 생각보다 빨리 돌아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다음 대풍년의 주제는 '과일'일 수도 있겠다고만 슬쩍 알려드릴게요.
땀 흘린 농민의 노고에 감사해하는 것,
나아가 그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함께 고민한 것.
이 두 가지 마음이 '대풍년 프로젝트'를 이끌었습니다.
또한 대풍년 프로젝트에 공감하며 뜨겁게 동참해준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대풍년 프로젝트는 성공리에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무더운 여름 뙤약볕 아래 땀 흘리며 맛있는 작물을 생산하는 농민이 있습니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따뜻한 저녁밥을 먹으려
귀가를 서두르는 도시민이 있습니다.
이 둘 사이는 보이지 않는 빨간 실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농민들의 땀이 합당한 보람과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과
시민들이 건강하고 맛있는 식재료를 섭취하는 것,
그것은 그들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함께 만드는 것입니다.
평소에는 평범한 청소년들인 독수리 5형제도
악의 세력이 출몰하면 독수리와 백조 등으로 변신,
출동하여 악의 세력들을 퇴치합니다.
대풍년 프로젝트를 이끈 5명 또한 본업이 있는 청년들이지만,
농가의 어려움이 출몰하면 또다시 나타나겠지요.
그들의 변신과 아름다운 비상에 응원을 실으며
매의 눈으로 다음 행보를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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