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이나 척추 수술 등을 받으려 할 때 걱정 되는 것 중 하나가 ‘마취’다. 마취를 하면 치매가 빨리 온다거나, 깨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등의 부정적인 얘기들 때문이다. 하지만, 마취와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속설 때문에 수술 시기를 놓치면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알아봤다. 시니어 마취에 관한 모든 것.
젊은 사람에 비해 시니어의 마취 부작용 위험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시니어는 여러 만성질환 등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마취제를 투여했을 때 이를 대사하고 배출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창영 교수는 “마취나 수술 예후에는 수술시간과 비만, 그리고 나이(70세 이상)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니어에게 마취 부작용 위험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마취법과 마취시술, 마취제 등이 개발돼 있고, 마취 전 의사들이 위험 요인을 체크하는 시스템도 잘 정립돼 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Q 마취는 의식을 없애는 것이다?
마취라고 하면 무조건 잠자는 것처럼, 혹은 죽은 것처럼 의식이 없어지는 상태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마취는 의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수술 부위의 신경이나 감각을 제어해 일시적으로 통증을 못 느끼게 하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죽은 듯한’ 마취는 전신마취인데, 심장이나 뇌 등 생명과 직결되는 수술을 할 때 시행한다. 팔이나 다리, 허리, 손목 등과 같이 신체 일부만 마취할 때는 척추마취나 경막외마취 같은 부분 마취를 한다.
Q 마취하면 치매가 빨리 온다?
전신마취 상태에서는 호흡이 멈추는데, 이 때문에 혹시 뇌세포가 손상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정맥마취제가 뇌혈관의 혈류량과 산소량 등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하지만, 마취 내내 인공호흡기로 적절한 호흡을 유지시키고, 마취제 역시 뇌세포를 정상적으로 유지시키는 선에서 투여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 마취에서 깨어날 때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행동이나 말을 일시적으로 내뱉게 되는 행동으로 인해 머리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이는 ‘섬망’이라고 부르며 무의식 상태에서 의식 상태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Q 척추마취를 하면 하반신이 마비된다?
척추관을 지나는 척수신경에 직접 주삿바늘을 찌른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오해다. 척수신경은 뇌와 발끝을 연결하는 신경이라 이 부분에 손상을 입으면 하반신이 마비된다. 하지만, 척추마취는 척수신경에 주사하는 것이 아니라 척수신경이 지나는 관에 마취약을 주입하는 것이다. 따라서 척추마취 할 때 신경을 직접 자극할 확률은 거의 없다. 반나절 정도면 마취가 풀린다.
Q 마취 전후에는 한동안 식사를 못한다?
마취 전후에 식사를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시니어도 많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서 약을 제시간에 잘 챙겨 먹어야 하거나, 혈당을 적절하게 유지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는 식사를 제때 하는 것이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전신마취 전후에는 금식이 필요하다. 위 내용물이 역류해 기도를 막아 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척추마취는 위장 운동과 무관하기 때문에 수술 전후 금식하지 않아도 된다.
Q 수면마취 중 사망할 수 있다?
수면마취 중 사망한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마취 때문에 생긴 마취 사고라기보다는 수술 도중 혈압이 잘 유지되지 못 해서 발생한 수술사고이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에서 수면마취를 하면 전문의가 수술 시간 내내 환자의 혈압과 맥박 등 상태를 체크하고 즉각적인 대처를 할 수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 없다.
Q 마취에서 깨어나면 심하게 아프다?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 통증을 느끼는 것은 마취 때문이 아니라 수술했기 때문에 아픈 것이다. 또, 수술 시간이 길었다면 한 자세로 오랫동안 누워 있으면서 생긴 허리 부분의 일시적인 근육 강직 때문에 아픈 것이다. 단, 척추마취 후에는 머리가 아플 수 있는데, 이는 대표적인 마취 후유증이다. 하지만 마취에서 깨어난 후 6~8시간 정도 머리를 들지 않으면 괜찮아진다.
- ▲ 일러스트 유사라
척추에 주사 놓는 마취법은 무엇이고 안전한가?
부분 마취 중에 척추에 마취제를 주사해 하반신 쪽만 통증을 못 느끼게 하는 방법이 있다. 척추마취와 경막외마취인데, 척추 쪽에 주사하는 것은 같지만, 차이가 있다. 이 마취법은 무엇인지, 언제 활용하는지 알아보자.
척추마취 치질수술이나 전립선질환, 방광암 등과 같이 배꼽 아래쪽을 수술할 때는 척추 아래 부분의 감각신경, 운동신경 등을 차단하는 척추마취를 한다. 허리뼈 부위에 마취제를 주사하면 하반신 전체가 마비된다. 보통 3~4시간이면 마취가 풀린다.
경막외마취 척추신경을 싸고 있는 막 중 하나인 경막외에마취를 하는 것이다. 등뼈나 허리뼈 부위에 약물을 주사하는데 주로 무통분만에 활용하며, 사고나 수술 후 통증 관리에도 활용한다. 척추마취와 비슷하지만, 하반신 전체가 마취되는 것이 아니라 마취약의 농도와 양, 주사부위에 따라 원하는 부위만 마취할 수 있다. 등뼈나 허리뼈 부위에 관을 삽입해 지속적으로 마취제를 주입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길어지면 그에 따라 마취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마취제 투여를 중지하고 관을 빼면 2~3시간 뒤 마취가 풀린다. 마취 후 방광기능이 약해져 몇 시간 동안 소변 볼 때 불편할 수 있다.
도움말 정창영(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이세진(순천향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자료제공 대한마취통증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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