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맞이해 고향을 찾은 회사원 김 모 씨. 식구들과 도란도란 대화를 나주는 중에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아빠, 입냄새 나요!"라며
딸이 대화를 피했던 것. 김 씨는 딸이 야속하기도 했지만, 딸에게 "설 지나면 병원 꼭 갈게."라는 약속을 해야만 했다.
구취는
본인이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보통 친구나 가족이 알려주거나, 타인과 대화할 때 얼굴을 돌리는 등의 행동으로 추측할 수 있다. 구취는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회생활은 물론 건강을 알 수 있는 척도가 되기 때문에 평소 신경쓰는 것이 좋다.
박희경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구강내과 구취클리닉 교수는 "아침에 느끼는 구취 때문에 누구나 한번쯤은 '내가 문제가 있나?'하고 생각하기 쉽다. 아침 구취는 누구나 일시적으로
겪는 흔한 문제다. 하지만 25~30%정도는 지속적인 입 냄새로 고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희경 교수는 입에서 나는 냄새를
줄이는 데 가장 선행되어야 할 해결책은 입안을 청결히 하는 습관이라고 말한다. 입 안에서 발생하는 여러 질환은 입속에 살고 있는 세균 때문에
발생한다. 세균들은 입 속에서 단백질을 분해하며 휘발성 황화합물을 만든다. 이는 구취의 원인이 된다.
또한 혀에 백태가 쌓이는
경우와 입안이 잘 마르는 구강건조증도 잇몸질환 등을 유발시켜 구취를 발생시킨다.
입 안에 오래 있던 보철물이나 충전물, 틀니 또한
하나의 원인이 된다. 해당 물질과 치아 사이의 미세한 틈으로 세균이 서식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오래 사용했거나 잘 맞지 않는 보철물은 진단을
통해 새로 바꾸는 것이 좋다. 틀니는 매일 청결하게 관리해 세균을 제거하면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누워 있거나 일부만 나온 사랑니 주위는
칫솔질이 어렵고, 인접한 치아와의 공간에 음식물 찌꺼기가 끼기 쉬워 구취를 유발 할 수 있다.
마늘이나 양파를 섭취한 경우에도
일시적으로 구취가 날 수 있다. 또한 육류와 술을 같이 먹거나,흡연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흡연자라면 양치를 자주 해 주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자신의 입에서 냄새가 나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대답은 'yes'다. 가장 손쉬운 것이 기상 직후
깨끗한 종이컵에 숨을 내쉬어 컵 안의 냄새를 직접 맡아보는 방법이다. 대부분 잠이 깬 직후 가장 냄새가 심하므로 바로 테스트하는 게
좋다.
두 번째는 손을 청결히 한 후 손등을 핥아 냄새를 맡아 보는 방법과 치실을 이용하여 치아 사이에 낀 이물질을 빼내어 냄새를
맡아보는 방법이 있다. 마지막으로 가족 간에 서로의 입 냄새 정도를 물어볼 수가 있다.
이러한 자가 진단 이후에는 병원에서 구취의
원인 물질인 휘발성 황화합물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으로 할리미터(Halimeter), 가스 크로마토그라피(Gas Chromatography)
검사기기를 이용한다. 또한 타액 분비율 검사, 혈액 검사, 간이정신진단검사와 구강검사 및 치과방사선사진 검사를 시행하여 구취의 원인을 진단하고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원인에 따른 치료를 위해 올바른 칫솔질, 치실, 치간칫솔의 사용과 혓바닥을 뒤쪽까지
잘 닦아내는 습관, 치석을 없애 입 냄새를 줄여 주는 스케일링, 구강내의 염증 치료, 구강청결제의 사용, 인공타액 사용, 식단 개선 등을 통해
구강 건강과 구취 제거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구강건조를 야기하는 전신질환 약물을 복용해 입안이 건조해지고 냄새가 날 때도
있다. 이때는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무설탕 껌을 씹어 침샘을 자극해주면 좋다. 인공타액을 수시로 사용하고, 타액 분비 촉진제를 복용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다만 구취를 방지할 목적으로 구강청결제를 남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구강청결제에 함유된 알코올로 인해 입안이 더욱
건조해 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구취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알코올을 함유하지 않은 전문 구취제거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칫솔질에 이상이 없고 정기적으로 스케일링과 치과 검진을 받았지만 구취가 있다면 호흡기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역류성식도염이나 당뇨, 위장질환 역시 구취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박희경 교수는 “구취가 가정과 사회생활에
큰 불편이 되어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갖는 흔한 질병이지만 구강 내 질병은 전신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하여 구강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먹는 즐거움과 건강을 오래 누릴 수 있는 지름길이다.” 며 “반면에 검사를 통한 구취 수치가 높지
않음에도 지속적으로 구취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나친 걱정으로 생긴 일종의 구취 공포증으로 예민한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며 구취 정도를
정확히 보여주는 검사 결과들을 통해 이러한 불필요한 걱정을 덜 수 있다.” 고 전했다.
김수진 매경헬스 기자
[sujinpen@mkhealth.co.kr]
http://news.mkhealth.co.kr/news/article.asp?StdCmd=view&ArticleID=20140203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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