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치료법은 1950년대에 고에너지 방사선 치료기인 선형가속기가 개발된 후 급속도로 발전을 거듭했다. 초창기 치료 부위에 방사선을
평면적으로 조사하던 2차원 방사선치료법에서 벗어나 치료 장비와 전산 기술의 발달로 3차원 방사선치료법으로 발전했다.
암세포 위치를
계산한 후 다양한 각도에서 방사선을 조사해 입체적인 치료가 가능했던 3차원 방사선치료법도 단점은 있었다. 암세포가 충분한 양의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도록 여러 방향에서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정상 세포에 미치는 방사선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모든 방향에서 똑같은 선량과 형태로
방사선이 조사된 것이다.
이 같은 단점을 개선한 것이 바로 세기조절방사선치료(IMRT)이다. 세기조절방사선치료는 방사선조사 부위에
적합한 최적의 방사선량을 분포시킬 수 있다. 원하는 데로 방사선조사 부위에 조사되는 방사선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대체로 동등한 방사선량에서
세기조절방사선치료가 3차원 방사선치료법보다 부작용 빈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기조절방사선치료는 3차원 방사선치료법에
‘시간’의 개념이 도입된 4차원 방사선치료법과 함께 현재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 세기조절방사선치료법(Intensity
modulated radiation therapy, IMRT)
세기조절방사선치료는 방사선 조사 형태와 시간을 전용 컴퓨터로 미리
계획해 수십 가지의 조건으로 변화시키면서 암 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방법이다. 기본적으로 3차원 방사선치료법을 응용한 치료법이지만, 여러 가지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박용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세기조절방사선치료가 방사선조사부위를 1×1 cm 정도로 정밀하게
세부영역으로 나누고, 세부영역을 통해 노출되는 방사선의 세기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세포 모양에 맞게
균일하면서도 정밀한 방사선 조사가 이뤄지도록 하면서 정상 세포에는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암 세포에는 보다 높은 용량의 방사선을 직접
조사할 수 있다.
통상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 외에 정상 세포에도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방사선량을 적절하게 조절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두경부암은 기존 방사선치료 시 침샘 파괴로 인한 구강건조증이 문제 됐다. 침샘은 방사선에 매우 취약해 방사선 치료 시
미세한 방사선에도 반응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 방광과 매우 근접한 전립선도 마찬가지로 기존 방사선 치료로는 후유증
없이 전립선암 부위에 충분한 양의 방사선을 조사하기가 어려웠다. 직장 부위가 방사선에 노출돼 유착되는 경우도 많았다. 기존의 치료방법으로는
두경부암 환자나 전립선암 환자들은 삶의 질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경부암이나 전립선암에 세기조절방사선치료를
적용하면 침샘이나 직장, 방광으로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각도에 따라 미세하게 조절해 최소화할 수 있다. 보다 정밀한 치료가 가능해 치료성적도
좋아진다.
일반적으로 방사선 치료 시에는 주변 장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방사선량을 세미하게 조절한다. 각 장기는 모두 허용
가능한 방사선량이 정해져 있다.
세기조절방사선치료법은 다른 방사선치료 기술에 비해 같은 방사선량 수준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치료법으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비슷한 부작용 수준에서는 암세포에 더 많은 양의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어 더 높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세기조절방사선치료는 두경부암, 전립선암, 과거에 방사선치료를 받았던 부위에서의 재발암, 척수신경 주변의 악성 및
양성종양, 뇌종양 등에서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경자 이대목동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암세포에 많은 방사선량을
조사해야 하거나 종양의 크기, 위치, 모양 등을 감안해서 다른 방사선치료법으로는 주변 정상 조직의 방사선 손상 위험을 피하기 어려울 때에도
세기조절방사선치료법을 적용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세기조절방사선치료법은 다른 방사선치료 기술보다 수준 높은 정밀도가
요구되기 때문에 치료 준비 단계부터 실제 치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단점이다.
3차원 방사선치료법에서 나아가 암세포에 맞춰
방사선 조사량을 정밀하게 조절(세기조절방사선치료법)하는 방법은 이제 수시로 변화하는 암세포의 위치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발전한다.
우리 내부 장기는 호흡이나 심장 박동, 소장·대장의 연동운동 등으로 끊임없이 움직이며 미세하게 위치가 바뀐다. 따라서 암세포
모양에 맞춰 정밀하게 방사선 조사 부위를 계산했더라도 호흡으로 암세포 위치가 바뀌면 모든 계산은 어긋나고 만다.
4차원
방사선치료법은 치료 전 영상 자료를 통해서 암세포의 이동 경로를 예상하고, 그에 맞춰 방사선을 조사하는 방법이다.
◆ 4차원
방사선치료법(4-dimensional Radiation Therapy)
4차원 방사선치료법은 시간에 의해 위치가 변화하는 암세포의
위치를 미리 계산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기존 3차원 방사선치료법과 세기조절방사선치료법에 ‘시간’의 개념이 도입된 것이다.
통상
방사선 치료 시 암세포의 위치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 암은 뇌종양 등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 외의 대다수 암은 위치가 수시로 바뀐다.
일반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폐암은 3cm 이상, 간암은 1cm 정도 호흡에 의해 위치가 바뀐다. 또한 방광암은 대·소변의 양에
따라서 위치가 변화하며, 위암 역시 식사량에 따라서 암의 위치에 변화한다.
기술의 발달로 방사선 조사 영역을 0.5mm부터
1cm까지 쪼개 정밀한 치료가 가능해졌지만 암세포가 움직이면 이 기술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암세포에 충분한 방사선이 조사되지 못해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에 충분한 방사선이 조사되지 못할 것에 대비해 예상 움직이는 범위를
포함해 방사선을 조사하며 이럴 때 정상 세포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이를 위해 4차원 방사선치료법은 실제 치료에 들어가기에 앞서
CT나 X레이를 이용해 암세포의 움직임을 파악, 방사선을 정확하게 조사한다.
우선 수차례의 호흡주기를 반복해서 CT 촬영하고,
이렇게 얻은 영상을 각각의 호흡주기별로 나눈다. 예를 들어 가장 숨을 많이 들이마셨을 때부터 숨을 내쉴 때까지를 반복적으로 촬영하고, 이를 총
10단계로 나누는 것이다.
이렇게 나눠진 각각의 CT 영상을 재구성해 평균값을 구하면 시간에 따른 암세포와 주변 조직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컴퓨터에 미리 방사선 조사 영역을 입력해놓고, 치료하면 암세포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방사선 치료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 4차원 방사선치료의 기본 원리
①호흡주기별 CT 영상 촬영 ➁영상을 10단계로 세분화 ➂각 단계별 영상의 암
세포 위치 평균값 획득 ➃단계별 방사선 조사 부취 설정 ➄시간에 따라 암 세포에 적절한 방사선 조사 가능
또 다른 4차원
방사선치료 방법도 있다. 이 방식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암세포의 위치를 X레이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추적, 암이 소정의 위치에 있을 때 치료하는
방식이다. 즉 미리 설정해 둔 영역으로 암세포가 위치할 때만 방사선을 조사해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암세포 위치를 추적하는 방법에 비해서 시간은 더 걸리지만, 정확도는 월등히 높다.
장아람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4차원 방사선치료의 목적도 정상 세포에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개발된 만큼, 4차원 방사선치료는 향후 암 치료에 널리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 의료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4차원 방사선치료법을 폐암 환자에게 적용하면 정상 세포의 방사선 조사량이
2~3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복부, 흉부 등에 위치한 암이나 뇌신경이나 척수 등 방사선 노출에 민감한 신체 부위에 암이 있을
때 효과적이다.
4차원 방사선치료는 정확한 치료가 가능한 만큼 △부작용 감소 △치료기간 단축 △치료 효과 상승 △경제적 이득
△삶의 질 향상 등의 부가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박용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4차원 방사선치료법이 폐암과 간암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향후에는 방사선 암 치료 시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사이버나이프
대표적인 4차원 방사선치료장비인 사이버나이프는 1994년 개발돼 우리나라에는 2002년 처음 도입됐다. 정밀한 영상유도 기술과
고성능 컴퓨터로 조정되는 로봇 팔을 갖추고 있어 신체 대부분의 병변을 정확히 조사할 수 있다.
특히 치료계획용 CT를 찍을 때와
실제 치료를 시행할 때의 영상을 얻어 이를 겹쳐서 비교함으로써 수 mm의 오차가 발견되더라도 치료대를 자동으로 상하, 좌우, 회전시켜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실시간 X레이 촬영을 통해 자세 교정을 할 수 있으며 호흡 동조 시스템으로 호흡에 의해 움직임이 많은 간, 폐
등의 암세포를 추적하면서 치료가 가능하다. 뇌암, 두경부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및 척추전이성 암에 적용된다.
◆ 래피드아크
래피드아크도 세기조절방사선치료와 4차원 방사선치료가 가능한 방사선 암 치료 장비이다.
우선 토모테라피와 같이 환자
주변을 360도 회전하면서 종양을 치료하는 세기조절방사선치료가 가능하고, 여기에 치료기에 부착돼 영상 자료를 제공하는 X레이 촬영장치로 4차원
방사선치료가 가능하다. 치료 전 치료기에 부착된 X레이 촬영장비를 360도 회전시켜 CT 영상을 얻을 수도 있다.
래피드아크는
환자 주변을 360도 회전하면서 암세포 전체를 3차원 계산법에 의해 한 번에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시간이 짧다. 방사선치료 기술의 단점인
긴 치료 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치료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움직임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 트릴로지
트릴로지는
4차원 방사선치료뿐 아니라 정위방사선치료(SRS)가 가능한 방사선 암 치료 장비이다.
정위방사선치료는 일반적인 방사선치료가 수주에
걸쳐 진행되는 데 비해, 1회 또는 수회에 걸쳐 짧은 기간 안에 고선량의 방사선을 조사해 이뤄진다. 1회에 시행하는 경우, 수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술에 준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정위적 방사선수술이라고도 한다.
트릴로지는 방사선 선량율을 분당 1000 mu까지
높여 정위방사선치료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트릴로지는 CT를 탑재하고 있어서 방사선 치료 시 CT 스캔으로 얻은 영상과 시뮬레이션
CT 영상으로 미리 설계한 치료 부위를 정확하게 일치시켜 4차원 방사선치료도 가능하다.
◆ 인피니티
인피니티는
스웨덴에 본사가 있는 세계적 암치료기기 전문회사인 엘렉타의 방사선 치료 장비이다.
인피니티는 4차원 방사선치료법인
영상유도방사선치료T)를 융합한 입체세기조절방사선치료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장비보다 치료의 정밀도와 속도, 방사선 제어 능력이 우수하다.
현재 유일하게 100% 디지털방식으로 1만 2000여 개의 컨트롤 포인트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어 정밀한 방사선 치료뿐만 아니라
방사선 수술까지도 가능하다.
◆ 트루빔
트루빔은 높은 정밀성과 방사선량으로 암세포만을 정확하고 빠르게 치료하는
방사선 암 치료 장비이다.
무엇보다 치료 중 실시간으로 내부 장기의 움직임을 추적해 방사선을 조사하여 암세포 외에 방사선이 노출될
오차범위를 0.1mm 이내로 줄였다.
또 기존의 선형가속기보다 최대출력이 2~3배 높은 출력으로 치료 소요 시간 및 전체 치료
기간을 단축시켜 준다.
김수진 매경헬스 기자 [sujinpen@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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