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20대에 잡아야 암 예방 효과 | |
가족력 있다면 위암 가능성 5배나 “30대 이상 ‘제균 치료’ 효과 적고 너무 어릴땐 재감염 위험 높은 탓” |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이하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20대 가운데 직계 가족 중 위암에 걸린 사람이 있으면 이 균을 없애는 제균 치료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모, 형제 가운데 위암에 걸린 사람이 있으면서 헬리코박터까지 감염돼 있으면 위암 발생 가능성이 5.32배나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헬리코박터에 감염됐다고 해도 위암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다른 위험 요소가 없다면 꼭 치료의 대상의 되는 것은 아니다. 또 이런 위험 요소들이 있다고 해도 30대 이상에서는 치료의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5년 동안 800명에 가까운 이들을 대상으로 연구해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헬리코박터의 치료 대상에 대해 알아본다. 이 연구 결과는 소화기계 질환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임상소화기학회지> 2월호에 실렸다.
■ 모두 치료해야 하나? 위장에 살면서 강한 위산에도 견디는 헬리코박터는 위암을 일으키는 위험 인자의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 균에 감염된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미국 등 서양의 일부 나라들은 이 균이 발견되면 대체로 제균 치료를 한다. 하지만 국민들 가운데 대다수가 이 균에 감염된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동남아 일부 국가들에서는 꼭 치료가 필요한지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헬리코박터 치료 뒤에도 위암 발생 가능성이 감소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고, 게다가 헬리코박터에 대한 치료 뒤 오히려 위식도 역류 질환 등이 많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우리나라와 함께 위암 등 위장 질환이 많은 중국에서 2천여명을 대상으로 이 균에 대한 제균 효과를 검증한 결과에서는 위암에 대한 특정 위험이 있는 이들이 젊은 나이에 치료를 받는 경우 외에 나머지에서는 그다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이 연구 결과는 2005년 세계적인 의학논문집에 실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 조사에서는 16살 이상에서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이들은 10명 가운데 6명으로 나왔고, 나이가 듦에 따라 감염된 비율은 높아졌다. 이 가운데 80%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이 모두 꼭 제균 치료를 받도록 권고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하지만 소화성궤양이 있거나 위점막림프종, 조기 위암이 있다면 헬리코박터 치료가 필요한 집단에 들어간다.
■ 왜 20대가 치료 대상인가? 김 교수팀은 2003년 5월~2008년 7월 위암 환자 428명과 위암이 아닌 사람들 368명을 대상으로 위암 발병에 미치는 요인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위암 발병 가능성은 부모, 형제 등 직계 가족 가운데 위암이 있으면 2.85배, 헬리코박터에 감염되면 1.85배, 흡연자이면 1.83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위암 가족력과 헬리코박터 감염이 동시에 있으면 5.32배, 위암 가족력에다 흡연자이면 위암 발생 가능성은 4.86배 높아졌다. 위암 발생 위험 요인들을 여럿 가진 이들 가운데 특히 20대가 치료받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이전의 국내 및 세계적인 연구 결과로 볼 때 위암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집단은 헬리코박터를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나왔다”며 “하지만 이들 위험 집단의 경우에도 30대쯤 되면 이미 위장에 변형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이전에 조기 치료가 권고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장의 변형인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은 모두 다 위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가능성이 높아 위암 전단계로 분류되는데, 이런 변형이 있으면 헬리코박터를 치료해도 위암 예방 효과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헬리코박터 치료는 성공률이 80% 정도로 높아졌고, 재감염률도 그다지 높지 않은 3% 정도”라며 “20대보다 이전인 10대 이하에서 치료를 권장하지 않는 이유는 이들의 경우 내성균이 생기거나 재감염률이 높게 나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교수팀이 치료를 권고한 집단의 경우에도 실제 치료를 통해 위암 발생이 얼마나 줄었는지 등을 확인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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