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풀어보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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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살살 아프고 가스가 많이 차며 설사와 변비를 번갈아 겪는 사람은‘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해 봐야한다. 흔한 병인데도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번 기회에 마스터해 보자.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어떤 병인가?
말 그대로 대장이 과민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어떠한 원인 때문에 대장이 운동 조절력을 잃고 지나치게 운동을 많이 하거나, 지나치게 운동을 적게 해서 생기는 병이다. 대장이 운동을 많이 하면 설사가, 운동을 너무 적게 하면 변비가 생긴다.
증상의 경중에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 성인 남녀 5명 중 1명이 겪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고 뚜렷한 치료법도 없어 의사나 환자 모두에게‘곤란한 질환’이다. 삶의 질을 크게떨어뜨리기 때문에 방치하고 넘어갈 수도 없다.
증상은 변비와 설사뿐인가?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남자는 주로 설사 형태로, 여자는 주로 변비 형태로 나타난다. 배꼽 주위 복통이 주 증상인데 배변 후에는 없어진다. 이런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진단한다. 하지만 설사나 변비 이외의 다른 증상들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풍렬 교수는“변비와 설사가 있으면서 배에 가스가 자주 차고 더부룩하며, 방귀가 많이 나오고 평소 배에서 소리가 심하게 나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확실하다.
대부분 소화력이 약하고 가슴 부위 통증, 연하곤란(음식 삼키기가 어려움), 피로, 집중력 감소, 미각 이상 등을 잘 느낀다”고 말했다. 비뇨기계 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월경곤란, 성교 불쾌증, 발기 불능, 빈뇨나 야뇨 증상을 동반하며, 가장 많이 나타나는 연령대는 30대이고, 여자가 남자보다 약 두배 더 많다.과민성 대장증후군과 혼동하기 쉬운 질환은?
위장관 흡수장애 질환이 있거나, 기생충이나 세균에 의한 장 내 감염이 생긴 경우, 우울증이 있는 경우, 자궁내막증이 생긴 경우도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증상이 비슷하다. 이때 방치하면 큰병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설사를 하더라도 체중 감소가 거의 없고 열이 없다. 만약 설사를 하면서 열이 나고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는 대장암이나 다른 질환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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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면 어떤 검사를 하나?
의사는 먼저 증상에 관해 자세히 묻고, 평소 잘 먹는 음식물이나 정신적 스트레스 유무 등을 질문한다. 비뇨기계, 생식계 등 다른 질환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40대 이상이면서 비교적 규칙적이던 배변 습관이 갑자기 달라졌거나 통증이 갑자기 심해진 경우 병원을 찾아 대장내시경이나 조영술 등을 통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원인은 무엇인가?
확실히 밝혀진 원인이 거의 없다. 특정 음식을 먹으면 생긴다는 사람,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때 생긴다는 사람, 술 마신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화장실을 들락거린다는 사람 등 다양하다. 유전적, 체질적으로 대장 내벽의 감각수용체가 예민한 사람, 대장운동 기능이 약한 사람도 잘 생긴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음식. 술과 매운음식, 커피 등 본래 자극이 강한 음식이 장벽을 자극해 장운동을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한다.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은 가스를 많이 발생시켜 장 운동을 방해한다. 찬 음식도 장에 강한 자극을 준다. 육류는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으로 대장운동에 부담이 된다.
스트레스와 과민성 대장증후군과의 관계도 깊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는“청소년들 중에는 시험기간에만, 어른들은 격무에 시달릴 때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대장이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바로 대장에 영향을 미처 운동이 잘 안 되거나 반대로 운동이 너무 잘 되기 때문이다”고 했다. 기적으로 대장운동 능력이 약한 사람도 복통이 자주 일어난다. 이런 사람은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위에서 똑같이 소화되더라도) 대장 자체가 민감하기 때문에 복통을 많이 느끼고 변의(便意)가 쉽게 온다. 한방 치료로 체질을 바꾸거나 대장기능을 보강해 주는 한약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동근 원장은“시험이나 업무발표 등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만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에겐 증상에 따라 설사약이나 변비약을 처방한다. 그러나 만성적으로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정신적 요인과 생활습관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정신과 상담, 항우울제처방, 자극적인 음식이나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 등을 피하게 하는 식이요법을 병행한다”고 말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대장암으로도 발전하나?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완쾌가 쉽지 않다. 치료의 첫걸음은 원인을 알아내는 것. 원인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병의 원인만 찾아 내면 치료의 절반은 성공인 셈이다. 병 자체가 장이 예민해서 운동능력에 이상이 생긴 것이므로 염증이나 궤양, 암과는 전혀 무관하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양석균 교수는“여러 연구에서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암 발생과의 관계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혹시 암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면 신경성으로 복통이 더 심해진다”고 한다. 한솔병원이동근원장은“환자 중에는 대장암과 전혀 상관없다는 말만 듣고 돌아간 뒤 증상이 훨씬 좋아지는 사람도 꽤 많다”고 한다.
일러스트 전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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