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듀종 바이러스(HPV)가 목, 코에 생기는 두경부암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학 종합암센터의 캐롤 브레드포드 교수 팀은 비인두암 환자 5명 중 4명에서 HPV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인두암은 코, 목, 편도선에 생기는 암으로 두경부암의 일종이다. 그간 비인두암의 주요 원인으로는 꼽혔던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는 이들 환자들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비인두암은 미국에서는 10만 명 당 1명 이하로 발생하는 드문 암이다.
브레드포드 교수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가 비인두암의 원인일 수 있다는 첫 연구”라며 “HPV가 편도선암과 함께 비인두암도 일으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같은 대학의 토마스 캐리 교수도 “비인두암의 원인이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라는 데 의심을 품어 왔는데 이번 연구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는 별 상관이 없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비인두암에 대한 화학치료의 효과가 좋은 것은 항암제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보다 HPV에 더 잘 듣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국내에서도 두경부암은 증가 추세다. 두경부암학회에 따르면 2002년에 새로 두경부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1700∼2000명 수준이다. 전체 암 중에서는 7위, 남성 암으로는 5위다. 매년 환자가 3000∼4000명씩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두경부암의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 외에 흡연, 음주가 꼽힌다. 두경부암은 암세포가 다른 곳으로 전이할 위험이 낮은 편이어서 1~2기에 발견하면 5년 이상 생존율이 70% 이상으로 높다.
이 연구 결과는 ‘두경부(Head & Neck)’ 온라인판에 소개됐으며 미국 논문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7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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