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형제
초겨울에 *협 협동조합의 * *희 과장을 만났다.
큰형님 ** 희 씨를 꼭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55세 인데 17살에 집을 나가서(가출) 온갖 고생을 다하고 소식이 있어 만나보니, 아직도 장가도 못 가고 폐암 말기에 폐렴까지 있어 어찌 해야 할지 몰라 안타깝다는 것이다.
자기는 막내고 큰형사이에 몇 명의 형제가 있긴 하지만 사는 것이 고만 하고 그 중 제일 형편이 좋은 자기가 돌보고 싶어도 어려서 나간 형님을 돌보는데,,, 부인의 눈치도 봐야 되고 다는 형제도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인데 자기는 도저히 수수방관은 못 하겠다는 것이다.
일주일 뒤에 만났다. ** 희 과장의 차를 타고 전라도 화순의 무지개 요양원으로 향 했다.
입원시킨 지 열흘 되었단다. 요양원은 지은 지 얼마 안 되서 그런지 깨끗했다. 병원 안에서 차가버섯을 먹던 상황버섯을 먹던 자연요법에 대해서 신경 안 쓴단다. 그만큼 상활이 안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
이 양반 나보다 분명어린데 한 10년은 더 늙어 보였다. 낮선 나를 보아서 그런지 상당히 불안 해 하고 꼭 죄 지은 사람처럼 통상적으로 묻는 말에도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대답을 하였다. 오는 길에 핸드폰 대리점에 들러 **희 과장이 핸드폰 한 대를 구입 했는데 형의 핸드폰이었다.
단축키 1번에 내 전화번호를 입력 시켜주며 무슨 일 있으면(아마 갑자기 아프면) 1번을 누르라고 하면서 몇 번을 강조 하고 실험도 세네, 번 했다. 1번을 길게 누르니 내 전화가 울리니 신기한가 보다 핸드폰을 처음 소지 하는 것 같았다.
차가버섯을 조금(2스픈) 타서 주니 바로 구토를 한다. 아! 큰일이구나? 병이 너무 심각 하구나 하긴 폐렴까지 있으니,, 사실 암 보다 폐렴으로 생을 마감한다.
햇빛을 자주 받고 운동 하라고 알려주고 큰 병에 차가를 한 스푼만 타서 먹어보라고 했더니 다행히 구토를 안 했다.
상경했다. 형인 ** 희 씨가 내게 전화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3일에 한 번씩 전화해서 차가버섯추출분말을 조금이라도 더 먹이려고 " 오늘은 몇 스푼 넣어라 내일은 몇 스푼 넣어라 지시 하였다." 전화 통화 하는데도 나를 어려워했다.
어떤 때는 "지금 뭘 하냐고 물으면' "운동 하는 중이라고" 거짓말도 했다. 어린아이처럼 목소리가 금방 침대에서 일어난 목소리 인데 참 순박한 사람이다. 난 순박한 사람이 좋다. 어떤 때는 컨디션이 좋았다 어떤 때는 나쁘고 한 것 같았다.
순박한 이 양반은 병의 심각성을 몰랐다. 무조건 잘 먹으면 낳는지 알았나보다. 하긴 폐암 과 폐렴은 잘 먹으면 치유가 빠르다. (土 生 金)
그 뒤로도 계속 전화는 내가 했다. 점점 목소리에 기운이 없고 가래 끊는 소리가 난다. 그래도 전화하면 무척 반가워한다.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하긴 전화 올 때가 두 곳 밖에 없겠지만,,
한참 뒤에 지하철에서 전화벨이 울려 보니 형인 **희 씨다. 웬일인가 싶어 "여보세요" 하니 대꾸가 없다. 지하철 안이라 다음 정거장에 내려 전화를 해 보니 받지를 않는다. 불길 한 예감이 들었다.
며칠 뒤 전화가 왔다. 동생인 **희 과장이다. "형님 아주 평온하게 갔습니다!" '얼굴이 너무 편안 해 마음이 놓입니다." " 대포나 한 잔 대접하겠습니다! "
순간 떠올랐다. "아! 지하철에서의 전화" " 분명 그동안 고맙다고 용기 내어 표현 하려다 숨이 찬 것이다.
순박한 사람이 " 살려 달라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주 평온하게 갔다고 하니까?
49제 지나고 한잔 하자고 했다. 동생이 슬퍼하는 모습을 형이 저 위에서 보고 싶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순간 들어 사양 했다.
벌써 49제는 지났다. 이제 **희 과장 한가한날에 전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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