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여성암 조기검진 늘어난 여파…진단도 비교적 쉬워
ㆍ유방암·자궁경부암 검진시 갑상선암 추가검사 경향
우리나라 암 통계를 보면 갑상선암은 최근 10년간 폭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9년에는 새로운 환자의 수가 2700여명에 불과한 것이 2007년에는 1만 5000여명으로 증가하여 6배나 껑충 뛰었다. 갑상선암은 여성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데 여성암 중 6~7위이던 것이 지금은 여성암 1위로 부상하였다.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한 현상으로, 국제학회에 나가보면 한국에 갑상선암이 급증하는 원인을 물어오는 학자가 많다. 실로 학문적으로는 흥미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무슨 급격한 변화가 있기에 한국인 여성에서 갑상선암이 폭증하고 있는 것일까?
갑상선암은 아직 안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알려져 있기로는 체르노빌 사건과 같은 방사선 노출에 기인한 경우 아니면 요오드 과잉 섭취 혹은 부족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갑작스런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갑자기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해조류의 섭식습관이 바뀌어 요오드 섭취량이 변한 것도 아닐텐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궁금하기만 하다.
이런 갑작스런 갑상선암의 증가 현상에 대해 학계에서는 암 환자의 수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진단될 기회가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라 해석하고 있다. 초음파 검사나 PET 검사 등으로 진단이 잘되는 이 암은 워낙 천천히 자라나는 암이어서 의학적으로는 그렇게 위중한 질병도 아니고 그런 이유로 과거에는 진단에 소홀히 하였던 암이었다. 진단이 된다 해도 95% 정도되는 환자는 완치가 가능한 좋은 암이었기 때문에 초기 진단에 그렇게 신경을 안쓰고 있던 암이었다.
한국에서는 최근 10여년간 국가암관리사업의 추진과 더불어 암 조기진단의 열풍이 불었다. 특히 여성 유방암이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하면서 여성들의 암 조기검진을 위한 병원 방문이 늘었다. 대부분의 진단 병원에서는 유방암이나 자궁경부암 검진시 갑상선암 검사를 추가해 검사하는 경향이 많았었고, 그 결과로 갑상선암이 급증하여 여성암 중 1위로 부상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말았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아마도 5년 이내에 이런 현상은 진정되어 갑상선암은 5위 이하로 밀려날 것이 예상된다.
< 서울의대 유근영 교수 / 전 국립암센터 원장 /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http://blog.naver.com/bkkyy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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