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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알아두면 좋은 암상식

종양혈관 유선화하면 오히려 암전이 억제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2. 19.

종양혈관 유선화하면 오히려 암전이 억제

종양 산소공급 개선되자 암세포 그 자리 머물러

 

종양에 산소 등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유선화하면(streamline) 오히려 암전이가 억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직관에 반한다. 종양이 커지려면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고 종양은 혈관을 형성해 산소를 공급하는데, 이 경우 종양혈관을 유선화하여 혈류를 원활하게 하면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가 촉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도 않다고 벨기에 루벤 소재 베살리우스연구센터의 마시밀리아노 마존 박사 등 연구팀이 저널 '셀' 웹사이트 지난 12일자 논문에서 밝혔다.

 

종양은 부족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혈관을 과다 형성한다. 이렇게 형성된 종양혈관들은 형태가 불규칙하므로 혈류가 원활하지 못해 종양은 더욱더 산소가 부족해지고, 이러한 산소 부족 상태를 피하기 위해 암세포는 인체의 다른 부위로 옮겨간다.

 

아울러 비정상적 형태의 종양혈관에서 혈관 내막을 이루는 내피세포들은 성기게 배열되어 혈관벽에 틈이 생길 수 있고 이를 통해 암세포는 혈관 내로 유입되어 인체의 원위 기관으로 전이된다.

 

이번에 연구팀은 혈관의 핵심적인 기능은 산소 공급이므로 산소가 부족할 경우에 혈관이 산소 공급을 감지해 이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보유할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혈관 내막에서 PHD2(prolyl hydroxylase domain 2)라는 산소감지 효소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내피세포에서 PHD2가 정상 수준의 절반만 생성되도록 한 마우스를 관찰한 결과, 종양혈관의 수와 크기는 동일하였지만 그 형태와 구조는 보다 정상적이었다. 혈관 내피세포층(내막)이 밀집되고 규칙적이면서 매끄러워 마치 조약돌과 같은 모습이었다. 이에 따라 종양의 산소 공급이 개선되고 암세포의 침습성, 혈관내유입 및 전이가 억제되었다는 보고이다.

 

이는 PHD2 억제제가 항암제로 유망함을 시사한다. 아울러 이러한 약물은 비정상적인 혈관 내막을 밀집되고 투과 불가능한 세포층으로 전환함으로써 항암제가 암세포에 보다 쉽게 도달하도록 해 항암화학요법제의 효능을 증강시킬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과 같이 산소 부족에 동반하는 질환들에 새로운 치료법을 열어주고 망막에서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환의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메디타임즈 허성렬 기자/기사 입력: 2009년 2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