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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유방암

남성 유방암이 더 위험하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8. 10. 5.


김성환(45·남)씨는 가슴에 멍울이 잡힌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유방암이라고는 전혀 생각 해 본 적이 없다.

상당한 시일이 지난 후 가슴에 통증이 심하고 유두에 출혈이 있어 대학병원을 찾았을땐 이미 '유방암 3기'에 접어든 상태였다.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문의의 말에 땅을 치고 후회 해 보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과 같아서 몸안의 암세포는 여기저기 전이되어 이미 손 쓰기는 힘든 상태였다.

최근 남성 유방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견되면서 '유방암은 여성고유의 질병'이라는 인식이 잘못된 사실로 증명되고 있다.

서울대학병원 하성환 교수는 "모든 암의 발생원인을 정확히 말하기란 곤란한 부분이 많지만 보통 남성 유방암의 경우는 유전, 여성 호르몬의 증가, 남성호르몬의 저하, 방사선 조사, 생활 환경, 외상 등이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남성 유방암은 여성 유방암 발생률의 약 100분의 1 정도의 빈도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 남성 유방암 발생연령은 대부분 40대~ 50대 연령층이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지난 1999년에서 2001년까지 3년간 여성 유방암 환자는 1만8,249명으로 10만 명 당 25.7명으로 집계됐으며, 남성의 경우에는 140명으로 이는 10만 명 당 0.2명이라고 발표했다.

자료에서 처럼 남성 유방암이 여성 유방암보다는 발생률 면에서 현저히 낮은 것은 사실이나, 여성의 상징이었던 유방의 질환이 남성에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또한 발병률은 적지만 일단 발병하기만 하면 여성 유방암 환자에 비하여 남성 유방암 환자의 사망률이 월등히 높다는 점에서 남성 유방암에 대해 주의깊이 살펴 볼 것을 경고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양정현 교수에 의하면 "통상적으로 유방암을 의심하지 않는 남성들의 경우 대부분 3기 이상의 환자가 되어서야 발견하는 편" 이라며 "유방암을 의심치 않고 지나치게 방치한 말기환자들은 폐, 간, 뇌 등으로 암세포가 전이돼 대부분 사망하게 된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남성들은 유방암을 아예 생각하지 못하거나, 설사 이상을 느끼더라도 내원하는 것을 어색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고 말하고 "남성의 경우 유방이 이상하다고 생각되면 즉각 전문의를 찾을 것" 을 강조했다.

전문의에 따르면 남성 유방암의 증상으로는 통증이 없거나 한쪽 유방에 멍울을 잡히는 것이 대부분이며, 단단하고 불규칙한 특징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또한 유두에서 출혈 및 이물질이 있을 경우나 통증을 호소할 시에는 반드시 빠른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르네상스의원 정종영 박사는 "남성 유방암의 예후는 일반적으로 여성에 비해 나쁘다고 알려져 있는데 남성의 경우엔 유방조직이 적기 때문에 암이 작더라도 피부나 흉근막을 침범할 확률이 높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이어 "액와임파절 전이는 약 50%에서 나타난다고 보고 되어있지만, 남성 유방암의 특이한 점은 원발종괴의 크기가 아주 작더라도 광범한 액와임파절 전이가 나타나 위험을 안고 있다." 고 밝혔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남성 유방암의 경우 여성에 비하여 유방조직이 적으므로 발병초기에 암조직이 아직 작아서 멍울이 만져지지 않는 상태인데도 쉽게 전이되기 때문에 사전 예측이 어렵고 설사 예측되더라도 이미 전이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치사율이 높다는 뜻이다.

초기에 발견할 수만 있다면 쉽고 간단한 수술로 완치될 수 있는 질병이지만, 차일피일 시간을 미루며 안이하게 대응하던가 또는 무방비로 방치하여 끝내 죽음으로 이어지는 유방암.

유방암은 별다른 예방책이란 것이 없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펑상시에 스스로 가슴을 눌러 멍울이 있는지 아픔을 느끼는 곳은 없는지 확인하는 등의 자가진단이 중요하며 남자들도 50세에 이르면 유방촬영, 유방초음파, 세침세포검사, 조직검사 등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한 유방암 수술 이후라도 재발 가능성이나 임파부종, 상처 감염 등 합병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검사와 부작용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