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당신의 수명을 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1년 생명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사망 원인 가운데 심혈관질환이 2위를 차지했다.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인 콜레스테롤은 혈관 내에서 찌꺼기를 만들어 혈관을 막아버린다. 콜레스테롤 관리가 수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콜레스테롤과의 한판 승부를 위해 '스타틴' 계열의 약이 속속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엔 영국계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크레스토'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기존의 스타틴 계열 약물인 한국화이자의 '리피토'와 한국MSD의 '조코', 한국BMS의 '메바로친' 등과 함께 1000억원대 콜레스테롤 시장 쟁탈을 위한 4파전이 예고되고 있다.
▣ 콜레스테롤 바로 알자
콜레스테롤은 인체의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지방질의 하나로 스트레스관련 호르몬, 남성호르몬, 여성호르몬 등의 재료가 된다. 또 콜레스테롤은 세포를 만드는 필수성분으로 성장기의 아동이나 청소년에게는 콜레스테롤이 반드시 필요하다. 부족하면 성장에 지장을 준다. 이러한 콜레스테롤을 혈관에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저밀도 지단백)과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고밀도 지단백)로 나눈다. 나쁜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달라붙어 통로를 좁아지게 해 혈액 흐름을 방해하고 혈관의 탄력도 떨어뜨린다. 반대로 좋은 콜레스테롤은 혈관 내 찌꺼기를 청소함으로써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 나쁜 콜레스테롤과의 전쟁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240mg/dl을 넘으면 조심해야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 200mg/dl인 사람을 기준으로 260mg/dl이면 각종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2배, 300mg/dl면 4배가 된다.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은 콜레스테롤을 합성시키는 특정효소를 억제시켜 나쁜 콜레스테롤의 생성을 막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 스타틴 계열 약물은 나쁜 콜레스테롤은 30∼50% 떨어뜨리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10% 정도 올려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스타틴 계열 성능은?
조코와 메바로친은 곰팡이류에서 추출한 천연 스타틴으로 1세대 약물. 2세대인 리피토, 크레스토 등은 합성 약물이다. 이들은 구조는 달라도 특정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원리는 같다. 1세대 약물은 외국에서 연구가 많이 축적돼 있어 안전성이 상당히 확보돼 있는 편. 2세대 약물은 축적된 연구결과는 적은 반면 같은 용량을 써도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효과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바로친의 성능을 1로 본다면 조코는 2배, 리피토는 4배, 크레스토는 8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효과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약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지혈증 환자는 고혈압 흡연 연령 당뇨 심장병 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에 따라 콜레스테롤 수치를 달리 낮춰야 하기 때문. 정상인은 220mg/dl 이하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바람직하다. 그러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1개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200mg/dl 내외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위험인자가 2개 이상이거나 과거에 심장병 등이 있었다면 수치를 150∼180mg/dl으로 유지해야 한다.
리피토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약으로 비아그라와 같은 유명세를 가지고 있다. 조코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처방되고 있으며 심근경색과 당뇨병 환자의 뇌중풍(뇌졸중)을 줄여 준다는 사실이 입증돼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이들 질병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승인받았다. 크레스토는 치료 목표치에 도달하는 환자 비율이 다른 약물에 비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 메바로친은 지난해 9월 식약청으로부터 심장동맥질환의 재발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승인을 받았다. (도움말 :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순환기 내과 한기훈 교수,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 박현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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