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요법 (최면요법) [Hypnosis]
최면은 과학적이지만 그와 함께 신비한 면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매우 독특한분야다. 최면은 병의 근원이 몸과 마음의 경계선상에 있다고 보고, 그몸과마음의 경계선을 타고 깊숙하고 고요한 정신 세계의 내부로 들어가는 치료법이다.
최면유도 프로그램
최면이란 무엇인가? "편안한 자세로 가만히 눈을 감고 자신의 숨소리에 주의를기울여 보십시오..." 최면을 유도할 때 처음 시작하는 말 중의 하나인데 최면은서서히 자신의 몸과 마음 안으로 주의를 기울여 가는 것, 즉 마음의 문을 열고보다 깊은 자신의 정신 세계로 향해 가는 것이다.
최면이란 말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느끼게 해준다. 우리는 최면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도 , 그저 막연히 최면이란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여러가지 느낌을 느끼게 된다. 어떤 사람은 최면을 편안하고 안락하며 고요한 세계로 받아들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왠지 두렵기도 하고 무서우며 복잡한 세계라는 느낌을 가지기도한다.
최면은 일종의 무의식의 탐구이다. 그곳은, 바다 속과 같이,흥미진진하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한 곳이다. 왜냐하면 그곳에 우리의 마음의 진실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의 모든 정신적인 갈등 혹은 그로 인한정신적, 육체적 고통의 근원이 바로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의식의 상태가 변한다. 생리적인 이유나 정신적 이유, 또는 약물의 작용에 의해서의식이 평상시 깨어 있을 때의 기능으로부터 벗어난 상태를 '변화된 의식의상태(Altered State of Consciousness)'라고 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운동 기능, 감각 기능, 각성 기능, 생리 기능에 변화가 일어난다. 따라서 이 상 태에서는 개인의 외부 환경을 인식하는 법과 외부환경에 대한 상호 작용이 각성 시와 달라지게 되어, 변화된 의식의 상태에 있는 사람은 내적인 경험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최면을 유도하면 이 변화된 의식의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이 변화된 의식의 상태를 '트랜스(Trance)'라고하는데, 일종의 무아지경 혹은 몰입경 상태를 말한다.
사람의 인식은 항상 주변인식(Peripheral Awareness)과초점인식(Focal Awareness) 사이에서 왔다갔다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주의가 한 곳에 집중되면 주변의 일들은 모두 잊어버리고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게된다.
즉 산만하게 이런저런 일들을 생각하는 주변 인식이 적어지고 하나의일에 몰두하는 초점 인식은 증가하게 되는데, 이런 의식의 상태를의학적으로는 최면상태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공부를 열심히 하면 모든 정신이 공부에 집중되어 누가 옆에서부르는 것도 모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최면 상태, 곧 트랜스이며 무아지경의 상태이다. 또 하나의 예로 열렬한 사랑에 빠져 있는 두 남녀는 서로에게 온 정신이 집중된 나머지 추위도 모르고 오히려 따뜻함을 느끼는 수가 있는데, 이러한 상태 역시 정신 의학에서는 최면 상태라고 정의한다.
쉬운 말로 서로에게 최면이 걸려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보면 최면 상태라는 것은 우리의 일상 생활 어디에나 있는, 또한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매우 정상적이고도 흔한 상태이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모 르고 지나 치는 것뿐이다. 이는 마치 산소가 항상 우리에게 존재하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잊고 지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완이란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는 것을 말한다. 영어로 Relaxation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통상 의학적인 의미의 이완은 자율신경의 활동이 감소한 상태, 그 중에서도 교감신경의 활동이 감소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최면을 유도할 때에는 보통 편안한 상태가 되도록 하기 때문에 그 결과로 이완이 되기도 하지 만, 특별히 이완을 하도록 암시를 주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이완이 되기도 한다. 최면 이외에 이완을 일으키는 방법에는 명상, 선 그리고 기도 등이 있다.
최면을 변형시켜서 이 완을 유도하는 방법들도 있는데, 오토제닉 트레이닝과 점진적 이완이 여기에 속한다. 최면은 유도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긴장을 풀어 주고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 때문에 불안과 공포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모든 경우에 가장 빠른 치료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또 하나 최면에서의 커다란 감각 변화는 마취이다. 이것을 최면 마취라고 하는데, 원래 가지고 있던 통증이 줄어들 수도 있고 새로 가해지는 통증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최면 상태에서 환 자의 감각 마취를 테스트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방법은 손등에 주사 바늘을 찔러 보는 것인데, 대 부분의 환자는 자기의 손등에 언제 바늘이 들어왔다 나갔는지를 알지 못한다. 마취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면 마취의 효과는 두통, 요통 등 만성 동통에도 이용될 수 있으며, 이는 최면 치료의 주요한 적응증의 하나이다.
세월이 쏜살같다는 말이 있다. 재미있는 영화를 볼 때에는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린다. 웃고 즐기는 사이에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했던 여행의 경험도 있을 것이다. 한 시간의 최면치료가 다 끝나고 난 다음에 시계를 본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어, 벌 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라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자기 생각에는 한 30분 정도 지났다고 생각되어서 오늘은 벌써 끝나나 하고 시계를 보니 이미 45분이나 지나 있었기 때문이다.
최면 상태에서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실험 결과들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최면 상태에 있었던 시간을 실제의 시간보다 약 40% 정도 짧게 느낀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서는 여러 가지의 설명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최면상태에서는 단위시간에 들어오는 정보의 수가 적기 때문에 그만큼 뇌에서는 처리해야 할 정보의 수가 적어서 시간을 짧게 측정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뇌에서 측정하는 시간의 길이는 처리해야 할 정보의 수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한가한 오후에 아무런 생각 없이 연필로 끄적끄적 낙서를 하다 보면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자기가 무슨 내용을 썼는지 아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상태가 바로 자연 최면에 의한 해리(의식이 둘로 분리되어 서로간에 소통이 안 되는 상태)이다.
어느 한 곳에 깊이 몰두하는 상태, 즉 최면상태가 되면 자연히 의식은 둘로 갈라져서 서로간에 소통 또는 연락이 끊어지게 되어, 의식의 한 부분이 하는 일을 의식의 다른 부분은 모르게 되는 상황이 일어난다.
최면의 무의식성이란 이와 같이 의도적으로 하려는 마음이 없었는데도 저절로 행동이나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최면 상태에서는 기억이 잘 떠오르기도 한다. 따라서 최면을 통해 까맣게 잊었던 기억을 찾아낼 수도 있다.
최면은 받아들이려는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최면치료에서 환자에게 해주는 말들을 들어보니 매우 지당한 말들 같기는 한데, 왜 그 말들은 최면을 건 후에 해주어야만 합니까? 그런 말들은 반드시 최면을 걸지 않더라도 해줄 수 있는 말 들이 아닙니까?" 왜 같은 말이라도 최면을 건 상태에서 해주어야 하는 것일까? 똑같은 말을 해주는데 최면을 걸고 하면 어떻고, 최면을 걸지 않고 해주면 어떨까? 앞의 말을 언뜻 들으면 온당한 말같이 들리지만, 의사의 입장만을 생각하지말고 환자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이 사 실이다. 그러나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왜 같은 말이라도 최면 상태에서 들을 때 효과가 큰지를 알 수 있다.
최면치료는 진실한 인간관계에서 출발한다. 진실한 치료 효과는 자신이 현재 처한 현실에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면서 그 관계를 통해 감정적인 경험들이 교정될 때 비로소 나타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므로 '교정 적인 감정 경험'은 대인관계의 치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최면치료에서는 의사와 환자와의 무의식적인 관계가 그 어떤 치료에서보다도 강력하게 나타날 수 있다. 최면치료과정에서 무의식적인 관계가 잘 일어나는 것은 최면이 무의식을 자극하기 때 문이다. 최면치료의 세팅(Setting)을 보면 환자는 의자에 앉거나 누워서 눈을 감고 의사의 말을 듣고 있는데, 그 말들은 환자를 편안하게 하고 병이 낫도록 하는 말들이다.
최면 의사의 말을 듣고 있는 환자는 최면 상태가 되므로 '아! 편안하구나. 이제 살겠다' 하는 생각도 들고, 여러 번 반복하는 동안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 품에서 자장가를 듣는 듯한 느낌을 무의식적으로 느끼게 된다. 또한 어떤 경우는 엄마가 아이를 안고 흔들듯이 의자가 흔들거리는 듯 한 느낌을 받게 되어 그 감정이 더욱 증폭되기도 한다.
마음의 병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원했던 것의 좌절, 뜻하지 않았던 상처,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 사랑하는 사람과 가까이 할 수 없었던 두려움 등이 병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불안신경증, 공포신경증, 해리장애, 성격장애, 정신분열증등 대부분의 마음의 병은 그 마음의 구조를 파악하여 재건시켜 주어야만 근본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
특히 최면은 인간관계의 무의식적 측면을 증폭시켜 주는 특이성 때문에 무의식적인 인간관계에 서 비롯된 병의 치료에 효과적이다.
부작용
일반적 언급 단순히 최면을 유도하는 것만으로는 부작용은 없다. 최면 수련을 받지 않은 부적격한 치료자가 최면을 남용할 경우, 예를들면 최면 감수성이 높은 사람에게 해당 질환의 치료 방침에 역행하는 암시를 준다는 등에는 간혹 우울증의 악화,증상의 대체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최면 상태에서 무의식의 갈등이 자연적으로 올라와서 고통스러울 수 있다. 어린시절의 정신적 충격이 잠재 되어있는 경우에는 간혹 억압되었던 기억이 떠오르는 수가 있는데 이것을 다룰 능력이 부족한 치료자는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최면은 원칙적으로 치료자의 전문 분야 내에서 하도록 하고 있다. 즉, 해당 질환을 최면 없이도 치료할 능력이 있으면서, 그 질환의 최면치료를 할 때에야만 소기의 치료효과를 달성할 가능성이 많다. 이런 원칙을 지켰을 경우에는 최면치료의 부작용은 아직 보고 된 바가 없다. 최면은 전문가가 사용했을 때, 최소한 부작용은 없는 안전한 치료법이다.
부작용을 예방하는 방법
1. 재미 혹은 여흥을 위해 최면을 하지 않는다. 2. 권위적인 증상제거를 하지 않는다. 3. 탐구는 조심스럽게 한다. 4. 최면을 모르고도 치료할 수 있는 병만에 최면치료를 한다. 5. 정확한 진단을 한 다음에 최면치료를 한다. 6. 환자가 최면을 원할 때에만 한다. 보호자는 원하고 환자는 원하지않는 경우 억지로 해보아야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7. 의사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이 없거나 무언가 꺼림직한 환자에게는 하지 않는다.
금기 1. 정신분열병중에서 피해망상의 대상이 의사이거나 그 내용이 터무니 없을 경우. 2. 여러종류의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으면서 자살 시도력이있는 중년의 매우 심한 우울증 환자가 최후의 시도라며 치료를 원하는데 경제적여건이 따르지 않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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