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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마이온리독 My Only Dog

스크랩 신부전 반려견, ‘약’만 잘 먹이면 식이 관리 포기해도 될까? [멍멍냥냥]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5. 2. 25.

신부전 환자 건강 관리를 위해 식이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1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시시콜콜한 의문이 많이 생기지만, 조언을 구할 곳은 마땅치 않습니다. 반려동물 질환에서 반려생활 노하우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한 번쯤 궁금했던 것들. 헬스조선이 1200만 반려인을 대신해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에게 직접 물어보는 ‘멍냥주치의’ 코너를 매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반려인 궁금증] “신부전 반려견, 식이 관리 제쳐 놓고 간식과 약만 먹여도 될까요?”
12살 시추를 키우는 보호자의 사연입니다. 평소 좋아하던 사료와 간식을 안 먹고 자주 토하길래 동물병원에 데려갔더니, 신장기능부전(신부전) 3기를 진단받았다는데요. 반려견이 식사를 하도 안 해 사료 먹이긴 포기하고, 약과 간식을 급여하는 데 집중하고 계시다 합니다. 계속 이렇게 관리해도 괜찮은 것인지 물어오셨습니다. 신부전 환자 관리법에 대해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인천점 문종선 원장이 자세히 알려 드립니다.

[멍냥주치의 답변] “약과 식이 관리 중, 굳이 꼽자면 ‘식이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는 신부전은 노령 환자에게서 심장 질환과 함께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신부전 환자는 다양한 건강 이상을 경험합니다. 신장은 혈액의 노폐물을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하는 아주 중요한 장기입니다. 체액의 양을 조절하고 전해질·혈액의 산-염기 평형을 유지하기도 합니다. 신부전 환자는 요독소가 배출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됩니다.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유지하지 못해 심장 기능에도 악영향이 갑니다. 또 신장은 적혈구형성인자(erythropoietin) 분비를 통해 적혈구 조혈을 촉진하는데, 신부전 환자는 적혈구 생성이 저하돼 비재생성 빈혈이 발생할 위험이 커집니다.

신부전은 발생 원인에 따라 신전성, 신성, 신후성으로 나뉩니다. 신전성 신부전은 신장 사구체로 유입되는 혈류량 감소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고, 신후성 신부전은 요관 또는 요도가 막혀 요 배출 경로에 생긴 문제가 원인일 확률이 높습니다. 신성 신부전은 신장 자체가 손상돼 생기는 것입니다. 노화로 콩팥 조직이 손상돼 나타나는 게 대부분이고, 신장 종양이 원인일 때도 잦습니다.

어떤 유형의 신부전이든 현재로서는 약물치료로 완치할 수 없습니다. 악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최선입니다. 진단된 기수와 다른 기저 질환의 유무에 따라, 환자별로 어떤 약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할지 따져서 약물치료를 시작합니다. 만성 질환인 만큼 식이 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문제는 이 ‘식이 관리’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란 사실입니다. 중증 신부전 환자는 식욕이 감소하고, 요독소 축적으로 인해 소화기도 손상되곤 합니다. 잘 먹어야 몸이 버티는데도 음식을 잘 먹으려 하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맛이 나는 펫푸드는 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맛있지만 콩팥에 무리를 주는 펫푸드를 급여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부전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식사용 사료는 먹이기 힘들어서 일단 제쳐 놓고, 약만이라도 간식과 함께 먹이는 데 집중한다”는 보호자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신부전 환자에게 식이와 약 둘 중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식이가 우선이라 봅니다. 식이가 중요하니 약은 포기하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보호자가 환자의 모든 부분을 전부 관리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돌봄의 우선순위를 정하셔야 할 때 먼저 챙길 것이 ‘식이’라는 뜻입니다. 이에 식이는 포기하고 약에 집중하고 있다는 보호자들을 만나면, 차라리 투약을 포기하시더라도 그 노력을 식이 급여에 쏟아주시라고 재차 말씀드리곤 합니다.

신부전 환자의 예후는 환자의 영양 상태가 결정합니다. 최대한 근육 소실을 방지해야 치료를 장기전으로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체내의 단백질량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단백질을 충분히 먹이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인(P) 제한 식단을 먹이길 추천해 드립니다. 환자가 인 제한 사료를 잘 먹지 않는다면, 환자가 그나마 관심을 보이는 사료 중에서 단백질이 풍부하고 인이 제한된 것을 고르는 것도 방법입니다. 신부전 이외에 환자가 지닌 다른 기저 질환도 고려해야 하므로 주치의 수의사에게 영양 상담을 한 번쯤은 받으시길 권장드립니다. 환자가 너무 안 먹는다면 강제 급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신부전 환자를 돌보는 일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투약할 약도 많고, 식이 급여도 힘드실 겁니다. 하지만 그 힘듦이 보호자님과 환자의 유대감보다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신장 질환과 투병 중인 반려동물들과, 그 보호자님들께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인천점 문종선 원장/사진=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제공

경력사항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인천점 대표원장
한국동물병원협회 이사
前)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서울 신사점 진료과장
前)스카이동물의료센터 인천점 부원장
前)스카이동물의료센터 계양점 원장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인천점 문종선 원장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2/21/202502210265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