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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알아두면 좋은 암상식

스크랩 [아미랑] ‘암 치료에 좋다’는 음식들, 제 생각에는…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5. 1. 28.

<당신께 보내는 편지>
 
사진=이병욱 박사의 작품
암 투병을 하다 보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담당 의사에게 물어봐서 그때그때 의문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의료 여건상 담당 의사가 할 수 있는 조언은 한정돼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주 질문할 수 있고, 친절하게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의사를 만나십시오.

환자들이 하는 질문은 어떻게 대답하든 논란의 소지가 있는 질문들이 많습니다. 특히 식품에 관한 질문의 경우에는 무조건 먹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먹으라고 할 수도 없는 애매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 저는 환자가 먹을 수 있고 먹고 싶다면 먹으라고 합니다. 식품의 효능이 어떻고, 치료에 어떤 영향을 끼칠 거라는 것들은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저 몸에 좋은 식품으로만 생각하고 경제적으로 부담이 없는 범위 내에서라면 먹어도 된다는 입장입니다.

사람들은 건강 보조 식품을 치료용으로 인정받은 면역력 증가제와 일반 식품 사이의 중간쯤 되는 것으로 많이들 생각합니다. 물론 간혹 치료 효과가 아주 미미하게나마 나타나는 식품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일반 식품에 더 가깝습니다. 따라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먹는 편이 좋습니다.

치료 효과가 어느 정도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특정 성분의 함량과 그 성분을 제대로 추출했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제품에 따라 너무 적게 들어 있을 수도 있고, 제대로 된 방법으로 추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믿을 수 있는 회사의 제품을 선택하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이런 제품들은 수입과 통관 절차가 까다로울 수도 있습니다.

약, 식품, 건강 보조 식품의 경계는 인체 반응 정도로 구분합니다. 그 성분을 먹었을 때, 안 먹었을 때, 위약(僞藥)으로 복용하게 했을 때, 용량을 반 정도로 줄였을 때 등으로 나눠 몇 년간 추적 검사에 들어갑니다. 이때 큰 차이가 없다면 그 성분은 단순한 식품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어떤 특정 물질이 임상에서 인정을 받으려면 10년씩 혹은 수십 년씩 걸리는 험난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세계 각국에는 이렇게 식품과 의약품의 중간 경계에 있는 성분들이 수천 가지나 됩니다. 끊임없이 암 치료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성분이 발견되고 임상에 이용되기 위해 검증 절차를 밟고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비싼 돈을 들여 검증되지 않은 식품, 수입과 통관이 까다로운 식품을 사먹느니 제약회사나 에이전시에서 수입하는 검증된 제품을 처방받는 쪽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한때 미디어를 통해 비타민C의 효능이 소개되는 바람에 비타민C 열풍이 분 적이 있습니다. 비타민C를 먹어도 되느냐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는데, 저는 특별히 먹으라고 권하지는 않았습니다.

1일 비타민 권장량은 종합비타민에 들어있는 100mg 정도입니다. 학술적인 근거에 의하면 비타민C 하루 섭취량은 30mg으로, 키위 하나 정도면 섭취할 수 있는 양입니다. 만약 식사를 통해 영양분이나 비타민 섭취가 제대로 안 되는 환자들에게는 차라리 종합비타민을 먹으라고 권하지요.

항암에 효과가 있든 없든 간에, 몸에 좋다고 말하는 제품들은 보완통합의학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성분이라 주장하는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의사들도 부지런하게 자료를 수집해 나름의 판단을 내려주어야 합니다.

환자들이 갖는 건강식품에 대한 궁금증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암 치료에 좋은 식품이 있을까?’ ‘항암 물질이 있을까?’ ‘면역력을 키워주는 물질이 있을까?’ 등입니다. 이렇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암 환자들을 이용하는 장사꾼들이 있어 안타깝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물질, 믿을 만한 제조처가 아닌 곳의 제품은 먹지 않는 게 좋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일반인들이 몸에 좋다고 먹었다가 탈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암 환자들도 똑같이 탈이 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암 환자들은 신체 기관의 기능이 모두 떨어져 있는 상태인데다, 항암 치료를 하다 보면 기본적으로 간과 신장에 심하게 무리가 가기 때문입니다.

먹으려 하기 보다는 조심하면서 안 먹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특정 음식을 먹어 면역력을 키우거나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것도 좋지만, 차라리 제대로 된 음식을 권하는 방법대로 먹고, 적당한 운동과 마음의 평강을 가져 신체의 균형과 조화를 유지하는 편이 백 배 낫습니다.

오늘도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1/22/2025012202739.html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