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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마이온리독 My Only Dog

스크랩 반려동물 식품 알레르기, ‘혈액 검사’ 받으면 정확히 알 수 있나요? [멍멍냥냥]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5. 1. 24.

 
혈액 검사 결과만으로 식품 알레르기를 확진할 수는 없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에게 갑자기 가려움증과 피부 발진이 생기면, 많은 보호자가 ‘식품 알레르기’를 의심한다. 보통은 동물병원에서 혈액 검사를 해 본다. 식품 알레르기가 맞는지, 맞다면 어떤 음식 때문인지 혈액 검사로 알 수 있다고 해서다. 검사 결과, 항체 수치가 높게 나온 식품을 알레르기 원인으로 짐작하고 그 식품을 일절 먹이지 않기도 한다. 반려동물의 먹는 즐거움이 줄어들뿐더러 보호자도 신경 쓸 게 많아진다.

그러나 혈액 검사에서 수치가 높게 나온 식품이 있대서 무조건 식품 알레르기는 아니다. 지난해 말 있었던 ‘2024 한국수의영양학회컨퍼런스’에서, 장안대 바이오동물보호과 강민희 교수(수의학박사)는 “임상 현장에서 혈액 검사 결과만 보고 알레르기를 진단해서 식품 알레르기가 과잉 진단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반려동물 식품 알레르기는 어떻게 확진하는 것이고, 이미 받은 혈액 검사 결과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

◇혈액 검사 결과 ‘양성’ 있다고 꼭 식품 알레르기는 아냐
흔히 ‘식품 알레르기 검사’로 불리는 혈액 검사의 정식 이름은 ‘특이 IgE 검사’다. 특정 물질(항원)에 대해 반려동물이 가진 면역글로불린(IgE, 항체)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수치가 높으면(양성) 해당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고, 수치가 낮으면(음성) 알레르기가 없다고 해석하는 경우가 잦다.

그러나 이는 엄밀히 말하면 오독이다. 최근에 자주 노출된 음식이면, 해당 식품에 알레르기가 없어도 항원 수치가 높아질(양성)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우유 항체 수치가 낮은 반려동물에게 우유를 오래 먹이고 다시 검사하면 수치가 올라간다. 우유 알레르기가 없어도 그럴 수 있다. 피부 증상으로 발현된 식품 알레르기와 아토피 피부염은 증상이 매우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다. 혈액 검사 결과만 보고 식품 알레르기로 진단해버리면, 오히려 아토피 같은 진짜 원인 질환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오산시 멍냥동물병원 박효은 원장은 “혈액 검사상 양성인 식품이어도 반려동물이 먹은 후 이상이 없다면 식품 알레르기로 진단하지 않는다”며 “드물게 혈액 검사상 수치가 낮은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강민희 교수(수의학 박사) 교수는 “특정 식품에 대한 IgE 검사 ‘양성’은, 단순히 ‘식품에 노출된 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 식품이 몸에 맞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고 말했다.

◇제거 식이와 도전 식이로 확진, 3개월 걸리기도
그럼 식품 알레르기는 어떻게 확진하는 걸까? 크게 세 단계를 거친다. 가려움증 등으로 동물병원에 가면,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는 감염성 질환이 있는 건 아닌지부터 확인한다. 의심할만한 감염성 질환이 딱히 없을 때 식품 알레르기가 후보에 오른다.

그 다음엔 알레르기 원인으로 의심할만한 식품을 끊었을 때 증상이 사라지는지 보는 ‘제거 식이’를 시행한다. 식품 알레르기는 보통 섭취한 식품 속 단백질이 몸에 맞지 않아 발생한다. 이에 진단하는 동안에는 평소 먹던 것 대신 ▲과거에 먹은 적 없는 식품 ▲단백질 분자를 쪼개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을 낮춘 ‘가수분해’ 사료를 먹인다. 강민희 교수는 “제거 식이를 8~12주간 시행한 후에 가려움증이 완전히 개선됐다면 평소 먹던 음식 속의 단백질 때문에 식품 알레르기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마지막 단계는 원인으로 의심되는 음식을 먹여 증상을 일부러 유발해보는 ‘도전 식이’다. 박효은 원장은 “식품 알레르기 원인으로 의심되는 식품을 다시 먹였을 때, 가려움증이 재발하면 해당 식품으로 인한 식품 알레르기로 확진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이 3개월씩 걸리기도 하므로 진단 검사를 완료하는 보호자가 드물다. 결과가 빨리 나오는 혈액 검사로 식품 알레르기를 대신 진단하려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혈액 검사 쓸모 없는 건 아냐… 뭐 먹일지 정할 때 참고
그렇다면 이미 받은 혈액 검사 결과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일까. 식품 알레르기 확진 검사가 아닐 뿐, 혈액 검사 결과는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식품 알레르기를 진단하는 도중엔 최근에 먹이던 것을 다 끊고, 안 먹던 것을 먹이는 게 보통이다. 아무래도 평소 안 먹던 음식보다는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에 먹은 음식이 더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년 째 먹여오던 사료  말고 근래에 종종 먹인 간식 같은 것까지 다 기억하긴 어렵다. 이럴 때 혈액 검사 결과가 도움된다. 혈액 검사를 하면 이전에 먹은 적 없거나, 먹은 적 있어도 자주 먹진 않은 식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평소 먹던 것을 끊고 대안으로 무엇을 먹일지 정할 때 참고하면 된다. 

물론, 드물게 음성인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을 수도 있음을 보호자가 알고는 있어야 한다. 예컨대, 땅콩을 먹어본 적 없는 동물이라면 혈액 검사에서 땅콩의 항체 수치가 낮게(음성) 나온다. 이에 진단 기간에 평소 먹던 간식 대신 땅콩을 먹였지만, 사실 본인 반려동물에게 땅콩 알레르기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간 땅콩을 먹어본 적이 없어 몰랐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1/21/2025012102497.html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