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뭐약]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
흔히 신약 개발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 사업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발간한 ‘식의약 R&D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제약사가 신약을 개발해 출시하기까지 평균 10~12년이 걸리고, 최소 3조원 이상의 연구개발 비용이 투입된다. 그나마도 개발한 약이 시장에 잘 자리 잡으면 다행이다. 개중엔 경쟁 약이나 제네릭에 밀려서, 혹은 품질 문제가 있어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제미글로’의 성공이 높게 평가받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LG화학이 2012년 개발·출시한 제미글로는 국내 1호 당뇨병 치료제이자,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 고지를 국산 신약이다. 개발 당시 이미 같은 계열의 약들이 있었고 이후로도 여러 약이 나왔지만,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 선두를 지키고 있다. 개발 단계부터 출시 이후까지 20여년 간 꾸준히 연구개발·투자를 이어온 결과다. ◇동물실험에서 좌초될 뻔했던 국산 당뇨약 개발… 추가 연구 끝에 성공 LG화학이 처음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건 2000년대 초반이다. 경구용 혈당강하제는 체내에서 효과를 나타내는 방법에 따라 계열이 구분되는데, LG화학은 그 중 인슐린 분비 촉진, 식욕억제, 췌장세포 증식, 인슐린 감수성 증가 등의 효과가 있는 ‘DPP-4 선택적 저해’ 기전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해 개발을 결정했지만, 최초로 비임상에 진입한 후보물질 ‘LC15-0133’은 동물실험 단계에서 원인 모를 이상반응을 일으켰다. 당시 MSD, 노바티스 등과 같은 세계적 제약사들이 이미 동일 계열 신약물질의 후기 임상을 진행 중이던 터라, LG화학은 개발 중단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성인 유병률이 10%가 넘을 정도로 환자 수가 많고 평생 복용이 필요한 약이었던 만큼, 포기하지 않고 개발을 이어갔다. LG화학은 전임상 일시 중단 후 수개월 만에 311개 화합물질을 추가 시험했다. 그 결과, 새로운 후보물질 ‘LC15-0444’를 발굴했다. 이 후보물질에는 ‘뽀뽀뽀’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당시 물질번호 ‘4’가 한자 ‘죽을사(死)’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회사 내부에서 ‘사사사’ 대신 4를 뜻하는 영어 ‘포(Four)’를 음차해 ‘뽀뽀뽀’라고 불렀다고 한다. 최적의 후보물질을 찾은 후엔 개발에 더욱 속도가 붙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힘을 보탰다. 당시 정부는 의약품 개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바이오스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05년부터 제미글로 개발에 약 60억원을 지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우선 심사를 실시해 허가를 앞당겼다. 그렇게 제미글로는 2012년 첫 국산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됐다. ◇후발 주자로 시작… 추가 임상 통해 경쟁 약 추월 국산 약으로는 최초였지만, 이미 시장에는 같은 DPP-4 억제제 계열의 수입 약들이 있었다. 후발주자인 LG화학은 해당 제품들을 추격하기 위한 전략으로 경쟁 제품 1:1 비교시험 등 차별화된 효능을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임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당시 많은 제약사들이 이미 DPP-4 억제제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처방 확대를 위해 앞서 나온 제품들보다 우수한 임상 데이터를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했다”고 말했다. 추가 임상은 성공적이었다. 제미글로는 모든 2형 당뇨병 환자에게 1일 1회 50mg 단일 용량으로도 충분한 혈당강하 효과를 보였으며, 신기능 장애를 동반한 환자와 경증·중등도의 간기능 장애를 동반한 환자에게 용량 조절 없이 처방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중등도·중증 신기능 장애를 동반한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트라젠타(성분명 리나글립틴)와 비교 임상에서는 유사한 수준의 혈당 감소 효과가 확인됐고, 알부민뇨 변화에서도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LG화학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미글로 복합제도 연이어 선보였다. 2017년 제미글로와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 로수바스타틴의 복합제 ‘제미로우’를 출시했으며, 2023년에는 제미글로와 SGLT-2 억제제 성분 다파글리플로진을 합친 복합제 ‘제미다파’를 내놨다. 특히 제미다파는 DPP-4억제제와 SGLT-2억제제 시장에서 각각 선두를 달리는 제미글로와 다파글리플로진 성분이 만난 개량신약으로, 유용한 병용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현재 여러 당뇨병 치료제 복제약이 시장에 출시됐지만, 제미글로 기반의 DPP-4억제제+SGLT-2억제제 복합제는 제미다파가 유일하다. ◇지난해 매출 1530억… 선두 자리 굳건 LG화학은 제미글로 출시 후 추가 연구개발을 위해 지금까지 약 1500억원을 투자했다. 공격적인 투자는 매출로 이어졌다. 출시 첫 해 56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 500억원을 넘겼고, 2019년 국산 신약 최초로 10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기준 제미글로 제품군 매출은 1530억원에 달한다. 앞서 출시된 약들을 모두 제치고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 1위에 올랐다. 현재 LG화학은 제미글로를 핵심 수입원으로 키우기 위해 제품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자별 처방 세분화를 위해 제미메트 25/750mg 용량도 추가 출시했다. 환자에 따라 저용량, 중용량, 고용량 등 다양한 용량의 복합제 처방이 가능해졌다. LG화학 관계자는 “인슐린 생성 촉진을 돕는 DPP-4억제제와 당을 체외로 배출하는 SGLT-2억제제 복합제는 상호보완적 치료 효과를 낸다”며 “제미다파만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1/17/2025011701258.html |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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