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지사항

스크랩 겨울철 먹을 일 많은 '이 약', 잘못 복용하면 설사하다가 사망까지?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12. 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입동(11월 7일)도 지나고 눈도 오고, 어느새 겨울에 접어들었다. 이 시기엔 호흡기 질환자 증가와 함께 '항생제'를 처방받는 사람이 증가한다. 헬스조선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청해 지난해 월별 항생제 청구량을 확인한 결과, 12월에 352만 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환절기인 4월(342만 건), 11월(323만 건) 순이었다. 우리나라는 기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항생제 사용량이 1.2배로 높은 편이다. 특히 처방이 많아지는 겨울에는 오남용을 주의해야 한다.


그래픽=최우연

◇항생제 설사, 사망 위험 높여
항생제는 세균 질환을 치료하는 약으로, 장 속 세균총에도 영향을 미쳐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이때 적절한 조치가 조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항생제 설사의 주범은 클로스트리듐 디피실이라는 균이다. 이 균은 오래전부터 장에 사는 상주균 중 하나인데, 다른 균들보다 수가 적어 평소에는 큰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다. 그러나 항생제를 사용하면 클로스트리듐 디피실의 번식을 억제하는 유익균 수가 줄어, 그 기회를 틈타 클로스트리듐 디피실이 번식한다. 이 균은 독소를 배출해 장점막을 손상하고 염증을 일으켜 설사를 유발한다. 면역 기능이 약한 고령 환자에게 주로 발생하는데, 자칫 사망률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로 생긴 설사는 환자 사망률을 높인다. 국제 학술지 '란셋'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 3개월간 클로스트리늄 감염 디피실 환자를 관찰한 결과, 사망한 환자의 40%가 클로스트리늄 디피실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설사는 항생제를 사용한 후 주로 1~2일 후에 나타나고, 항생제 복용을 끝마친 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항생제 설사가 나타났다면 바로 담당 의료진에게 연락 후 복용을 멈춰야 한다. 항생제를 꼭 복용해야 하는 환자는 다른 항생제로 바꿔 복용한다. 항생제 처방 시 장내 균총을 정상화시키는 약제를 함께 처방 받거나, 먹고 두 시간 후 유산균을 먹는 것도 방법이다.

항생제를 오남용해서 생기는 내성도 문제다. 향후 면역 저하자나 중증 감염 환자가 치료를 받을 때 약이 듣지 않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항생제 먹어야 하는 질환은?
겨울철 이런 항생제 오남용이 증가하는 이유는 호흡기 질환이 증가하기 때문인데, 바이러스가 원인인 감기에는 세균 질환 치료제인 항생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다. 질병관리청 조사 결과, 이를 알고 있는 일반인은 28.1%였다. 나머지 70%가 넘는 응답자는 항생제가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 질환에 치료 효과가 있다’고 잘못 알고 있거나 용도를 모르고 있었다. 질병청은 의사를 대상으로도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항생제 내성이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의사의 과도한 항생제 처방'을 꼽았다. 질병청은 "의사에게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항생제가 꼭 필요할 때도 있는데, 어린아이가 귀가 아프고 열이 난다면 중이염을 의심하고 항생제를 써야 한다. 세균으로 인한 염증이 부비동에 퍼져서 생기는 부비동염, 기관지나 폐에 생기는 기관지염, 폐렴에서도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부비동염은 보통 감기보다 증상이 심하다. 심한 기침과 코막힘, 후비루(코가 목뒤로 넘어가는 증상), 안면 통증, 후각 저하, 악취, 비강의 농성 분비물, 기침 등이 나타난다. 기관지염·폐렴은 심한 기침, 가슴 부위 압박감, 가래, 38도 이상의 고열이 초래된다. 연쇄구균 감염일 때도 항생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기도에 머물던 연쇄구균이 혈액을 통해 퍼져서 심장판막증, 관절염, 사구체신염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인데, 열이 나거나 다리가 붓거나 관절통 등이 생길 수 있다.

◇한 번 먹었다면, 처방받은 약 모두 먹어야
항생제를 한 번 먹기 시작했다면 중간에 끊으면 안 된다. 처방받은 약은 전부 먹어야 한다. 항생제를 충분한 기간 사용해 균은 완전히 죽이지 않으면, 유전적 변화가 일어나 내성이 생긴 세균이 생길 수 있다. 약물에 내성이 생긴 세균은 항생제의 표적 부위를 변화시킨다. 항생제를 먹어도 결합이 감소해, 효과가 떨어진다. 항생제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외막 통로의 수와 구조도 변화시킨다. 항생제 작용을 방해하고 파괴하는 효소까지 만든다. 내성이 생기는 것이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1/27/202411270268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