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 예술을 만나면>
저는 암 진단 후 충격을 받으신 분부터 치료가 종료되고 사회 복귀를 하신 분, 때로는 완화의료기관에서 존엄한 임종기를 맞으시는 분들까지 다양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암 환자분들을 만납니다. 이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입니다. 좋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암 극봉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잠이 안와서 혹은 병원에서 대기 시간에 창밖을 내다 볼 때도 자꾸만 원치 않는 부정적 생각이 떠오르고 그 생각이 멈추지 않고 퍼져나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압도해버린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을 임상에서는 ‘부정적 사고의 꼬리 물기’, 혹은 ‘부정적 생각의 덫’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아마도 내재돼 있는 불안과 우울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고, 또 안타까운 것은 생각의 꼬리 물기가 환자를 더욱 불안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부정적 생각을 끊어낼 수 있을까요? 그 시작은 아주 단순합니다. ‘아, 내가 지금 부정적 생각의 꼬리 물기에 압도당하고 있구나’하고 알아차리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그 다음 ‘내가 불안한가 보다’, ‘내가 우울한가보다’하면서 지금 나의 상태를 인지해야 합니다.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데 몸이 아프니 불안하고 우울해지는 것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이를 인정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집니다. 우리의 마음은 참 단순하게 움직입니다. ‘내가 힘들구나, 불안하구나, 우울하구나!’ 하고 알아주기 시작하면 방향이 전환되거든요. 저는 이런 상태에 놓인 환자분들과 미술치료를 할 때 ‘긍정적인 마음의 씨앗 심기’ 작업을 진행합니다.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그대로 유지하되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아닌 내 안에 갖고 있는 희망과 좋은 자원에 빛을 쬐어주는 과정입니다. 나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나는 웃을 수 있고 기도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나를 사랑해주는 친구가 있고 가족이 있습니다. 나는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추억을 갖고 있습니다. 나를 향한 좋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 것이 씨앗을 심는 행위와 같고, 씨앗을 심으면 우리의 마음 밭에는 긍정적이고 온화한 미소의 꽃과 열매가 열릴 수밖에 없습니다. ‘긍정심리학’은 마틴 셀리그만이라는 학자에 의해 처음 제안됐습니다. 긍정심리학은 전통적인 심리학이 주로 병리와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인간의 강점과 미덕, 행복과 웰빙을 촉진하는 요인들을 연구합니다. 셀리그만은 이런 긍정심리학이 인간의 잠재력을 최대한 밝히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긍정심리학과 더불어 또 하나 중요한 개념이 있습니다. ‘회복탄력성’입니다. 회복탄력성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암이라는 질병의 여정을 지나는 많은 환자분들을 보면서 저는 ‘삶의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지켜보곤 합니다. 암이라는 진단이 삶의 큰 충격일 수도 있지만 그 시간을 피하지 않고 묵묵히 길을 걸으시는 분들을 보면 ‘암과는 상관없이 저 분은 행복하시겠구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때로는 불안이나 우울에 압도되는 순간을 지나갈 겁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다시 한 번 긍정의 씨앗을 마음에 심어보세요. 그러면 분명 결국에는 회복이라는 꽃을 피워내실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이 지나고 계신 그 길에서 긍정의 마음 텃밭을 잘 가꿔나가시기를 응원합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1/26/2024112602421.html |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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