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의사가 아닌 일반인들은 암이나 심혈관계 질환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은 상식을 가지고 있으나 류마티스 질환은 생소할 것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이나 통풍 정도가 그나마 알려진 질환이겠지만 사실 류마티스 질환은 150개가 넘는 많은 질환들을 포함하고 있다. 류마티스 질환이란 근골격계를 주로 침범하지만 전신 장기를 침범하는 다양한 질환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부분 면역계통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대표적인 질환들은 전신홍반루푸스, 전신경화증, 쇼그렌 증후군, 염증근염, 전신혈관염, 베체트병, 강직척추염, 건선관절염 등이다. ◇류마티스 질환의 공통적인 특징 첫째, 류마티스 질환들은 유병률이 낮고 진단이 어렵다. 다른 분야의 질환들과 다르게 대부분의 류마티스 질환은 혈액이나 영상 검사 또는 특정 장기에서 시행하는 조직검사 한두 가지로 진단이 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또한 같은 질환의 환자라 하더라도 다양한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 질환들은 많은 임상 증상, 진찰 소견, 검사 결과들을 종합해 복잡한 방법을 통하여 진단을 내리게 된다. 이렇게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진단 과정은 당연히 잘 훈련된 류마티스 전문의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류마티스 질환들은 대부분 완치가 없는 만성 통증성 질환으로 신체 장애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사회경제학적 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전문가에 의한 조기진단 및 치료로 장애와 합병증을 방지하고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셋째, 류마티스 질환의 치료법은 아직 불만족스럽기 때문에 연구들을 통해 새로운 약제들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치료에 도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질환의 치료 원칙도 빠르게 변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정부 필수의료 패키지에 류마티스 질환 포함돼야 올해 8월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전국적으로 필수의료 역량을 확보하고, 충분하고 공정한 보상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의료 개혁 로드맵으로 ▲인력 수급 및 양성 시스템 선진화 ▲상급병원 구조 전환을 통한 의료 공급 이용 체계 정상화 및 지역의료 재건 ▲충분하고 공정한 보상체계 마련 ▲의료사고 안전망 토대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런 의료 개혁 방안은 반드시 필요하고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으로서 필자는 정부의 이러한 필수의료 패키지를 포함한 의료개혁 정책에서 혹여 류마티스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이 소외되지 않을 지 우려된다. 수술을 받거나 응급실, 중환자실의 이용이 필요한 중증 환자들에 대한 적절한 정부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근래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지 않는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에 대한 지원과 관리도 소홀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수가'를 포함한 보다 적절한 보상체계의 확립이 필요하다. 더불어 비전문가에 의한 진단과 치료에서 야기되는 국민건강 침해, 건강보험 재정 낭비를 막기 위한 '산정특례제도'의 재정비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류마티스 희귀난치질환에 빠르게 도입되는 새로운 치료 약제에 대한 허가와 보험 급여 과정의 신속성도 매우 중요하다. ◇줄어드는 류마티스 전문의, 정부·국회 관심과 지원을 우리나라는 수요에 비해 류마티스 전문의의 수가 선진국에 비해 적은 편이다. 더 문제인 것은 류마티스 전문의 지원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류마티스 분과전문의 합격자는 2022년에는 17명, 2023년에는 14명이었지만 2024년에는 고작 5명이었다. 특히 이번 의료 사태 이후 복잡하고 어려운 류마티스 희귀난치질환을 다루어야 하는 대학병원에서 류마티스내과 교수들의 사직이 늘고 있고 지방으로 갈수록 그 정도가 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류마티스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이 대한민국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기가 점점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든다. 적정 수의 류마티스 전문의의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인구의 노령화로 류마티스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은 계속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희귀중증난치질환 환자들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관심과 지원이 더 높아지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0/29/2024102902323.html |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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