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민선
최근 허리 통증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하는 ‘서서 일하는 책상(스탠딩 데스크)’이 하지정맥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탠딩 데스크는 사용하면 안 되는 걸까?
서서 일하는 건 혈액순환을 개선해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관련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은 서서 일하는 형태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영국 성인 8만3013명이 건강 기록 7~8년 치를 살핀 것이다. 해당 데이터에는 참가자들이 신체활동을 추적하는 기기를 착용하고 생활했을 때의 기록도 포함됐다.
분석 결과, 서 있는 시간은 뇌졸중·심근경색 같은 심혈관질환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서 있는 시간이 길수록 심부정맥혈전증·하지정맥류 같은 정맥류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두 시간 이상 서 있는 경우 그 시간이 30분 늘어날 때마다 정맥류 위험이 11%씩 증가했다.
반면, 앉아서 일하는 경우 6~10시간까지는 오히려 뇌졸중·심근경색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아졌으나, 앉아 있는 시간이 10시간을 초과하면서부터 위험이 커지고 12시간 이후부터는 시간당 13%씩 급격히 증가했다.
그렇다면 서서 일하는 건 피해야 하는 걸까? 척추 건강을 생각한다면 서 있는 게 유리하다.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어깨는 말리고 등은 굽고 목이 앞으로 나가는 자세가 되기 쉽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척추에 가해지는 피해가 누적돼 통증이 발생한다. 이럴 때 주기적으로 일어나면 척추가 정렬돼 목과 허리로 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스탠딩 데스크가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에게 하나의 해결책으로 떠오른 이유다.
연세하나병원 척추센터 정윤교 원장은 “사람이 앉으면 요추 전만이 감소하면서 디스크 등에 가해지는 압박이 커진다”며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허리 입장에서는 앉은 자세보다는 서 있는 자세가 더 낫고 따라서 스탠딩 데스크를 사용해 서서 일하는 건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윤교 원장은 이어 “위 연구에서 두 시간 이상 서 있으면 정맥류 위험이 커진다고 했지만 두 시간을 가만히 서있는 경우는 드물다”며 “조금만 발을 굴러도 근육이 펌핑 작용을 하면서 혈액이 정체되는 걸 막을 수 있으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한 가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10시간 이상 앉아있더라도 중간 중간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면 심혈관이나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의 저자 요한나 콘트레라스 박사도 하루 동안 앉아 있거나 서 있거나 상관없이 더 많이 움직일 것을 권했다. 그는 “움직이지 않는 건 활동적이지 않다는 것”이라며 “정기적으로 직장 주변을 걷거나, 전화를 하면서 걷거나, 계단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활동을 포함시키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게재됐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0/29/20241029027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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