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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마이온리독 My Only Dog

스크랩 사료 잘 줘도 자꾸 ‘똥’ 먹는 반려동물… 뜻밖의 이유 숨어있었다 [멍멍냥냥]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9. 6.



 
반려동물이 자꾸 대변을 먹는다면, 대변을 눈 다음 심하게 혼난 적이 있지 않았는지 등을 살피는 게 좋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료를 충분히 줬는데, 자기가 눈 대변을 자꾸 먹는 반려동물들이 있다. 못 먹게 해도 그때뿐일 때가 많다. 건강한 반려동물이라면 대변을 먹는다고 세균에 심각하게 감염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대변이 치아 사이에 남으며 구강 상태가 나빠질 위험은 있다. 대변을 먹은 입으로 사람이나 물건을 핥는 것도 문제다. 어떻게 해야 이 습관을 고칠 수 있을까?

◇대변이 뭔지 몰라 먹기도… ‘음식’ 아니란 개념 심어야
반려동물 식분증(대변을 먹는 것)은 보통 행동학적 이유로 나타난다. 우선, 대변은 음식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 잡지 않은 게 문제일 수 있다. 갓 태어난 강아지는 엄마 개의 대변 습관을 보고 모방한다. 엄마 개가 정해진 곳에 대변을 누고, 그것을 먹지 않는 모습을 보다 보면 ‘대변은 먹지 않는 것’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레 생긴다. 그러나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엄마 개와 떨어져 가정으로 입양된 강아지는 대변 습관을 관찰하고 따라 할 대상이 없다.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인천점 문종선 원장은 “대변이 밥인지, 간식인지, 장난감인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어 먹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바른 배변 습관부터 길러주는 게 해결책이다. 볼일을 보면 보호자가 치우는 패턴을 학습시키는 것이다. 아침·점심·저녁마다 정해진 시간에 산책을 데리고 나가, 실외에서 배변하게 유도한 다음 대변을 치우는 게 한 방법이다.

그래도 개선이 안 되면 대변은 음식과 다르다는 인식을 더 강하게 심어줘야 한다. 대변을 바로 치우지 말고, 옆에다가 평소 잘 먹는 사료를 한두알 놓는다. 대변을 자주 먹는 반려동물이라도 사료에 더 이끌릴 수밖에 없다. 변과 사료 냄새를 맡다가 결국 사료를 먹게 된다. 그럼 보호자가 크게 호응하며 칭찬해주도록 한다. 문종선 원장은 “대변 대신 사료를 먹는 훈련을 반복함으로써 대변에 덜 이끌리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며 “사료를 놓는 위치를 대변에서 점차 멀리 떨어뜨려 가며 연습하면 된다”고 말했다.

◇배변 실수로 혼나지 않으려 먹기도… 칭찬으로 교정을
대변을 누고 보호자에게 심하게 혼난 기억이 있을 때도 식분증이 발생한다. 보호자는 ‘아무 곳’에나 대변을 눈 것을 질책했는데, 반려동물은 ‘대변을 눠서 혼난다’고 오해하는 게 시작이다. 증거물을 없애 보호자에게 혼나지 않기 위해 대변을 먹을 수 있다. 문종선 원장은 “대변이 보호자 눈에 띄지 않게 하려고 먹어버리거나, 물고 다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럴 땐 변의 맛을 이상하게 만들어, 반려동물이 먹길 꺼리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시중엔 캡사이신이 든 ‘호분제’가 판매되고 있다. 영양제처럼 먹이면 대변에서 매운맛이 나게 함으로써 변을 기피하게 하는 원리다. 호분제를 쓰는 대신 닭·돼지·소의 뼛가루를 한 티스푼 정도 사료에 섞어 급여해도 된다. 뼈는 석회질이 주성분이라 거의 소화되지 않고 변에 섞여 나온다. 석회질이 섞인 대변은 식감이 딱딱하고 냄새가 이상해 반려동물이 꺼리게 된다. 다만, 두 방법 다 반려동물 소화기관이 건강한지 확인하고 시도해야 한다. 문종선 원장은 “캡사이신은 자극적이고, 석회질은 소화가 어렵다”며 “자칫 소화기에 자극이 가거나 소화불량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변을 먹지 않게 유도하는 동시에, 정해진 곳에 변을 누게 하는 습관도 길러줘야 한다. 반려동물이 아무 데나 변을 보려고 하면, 재빨리 안아 들어 배변 패드를 깔아둔 곳으로 옮긴다. 패드 위에 배변하면 크게 호응하며 칭찬해준다. 평소 잘 먹는 사료 한두 알을 보상으로 급여해도 좋다. 배변 패드를 깐 곳에 반려동물이 좋아하는 사료를 올려두는 식으로 유도할 수도 있다. 가끔 실수하더라도 혼내지 말고, 칭찬과 보상을 통해 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소유권 주장과 서열 정리 방식이기도 해
반려동물 여러 마리를 기르는 가정이라면,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서열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식분증이 생길 수 있다. 본인의 것에 대한 소유욕이 강한 반려동물들은 자신의 대변에도 집착한다. 다른 개체가 와서 자신의 대변 냄새를 맡는 것조차 싫어할 수 있다. ‘내 것’을 지키고자 하는 욕구가 급기야 대변을 먹어버리는 행동으로 표출되곤 한다. 서열 문화가 강한 고양이들 사이에선 대장 고양이가 눈 대변을 낮은 서열의 고양이가 먹기도 한다. 높은 서열에 대한 존경심을 보이기 위함이다.

이 경우엔 변을 발견하는 즉시 보호자가 빨리 치우는 게 최선이다. 문종선 원장은 “소유권 주장이나 서열 정리는 대변 먹기 말고 다른 행동으로도 가능하다”며 “반려동물 눈앞에 대변이 보이지 않으면 자연스레 다른 방식으로 소유권 주장이나 서열 정리에 나서게 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이 이 ‘다른 방식’에 익숙해지게 해야 한다. 서열 정리에 보호자가 섣불리 개입했다간 오히려 반려동물들끼리 공존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드물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변을 먹는 사례도 있다. 배를 채우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멍하게 먹는 것에 가깝다. 반려동물의 분리불안이 특히 심할 때 의심해볼 수 있다. 스트레스 요인을 없애야 변을 먹는 습관이 고쳐진다. 수의사와 상담해 반려동물의 스트레스 요인을 알아보는 게 좋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8/30/2024083002184.html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