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는 고등학교 다닌다. 모범생이다.
토요일 어느 날 바지를 사러 00 대학 근처 시장에 갔다. 옷 가게가 엄청 많다. 대학 근처지만 손님은 주로 중 고등학생들이다. 토요일, 일요일, 이면 학생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여학생들은 옷 살 때 여럿이 다니면서 서로 봐주기도 하지만 철수는 혼자 갔다. 영희는 옷 가게 종업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디자이너가 꿈이다. 대학 시험에 몇 번 떨어지고 현장 경험을 쌓기 위해 옷 가게 종업원으로 들어왔다. 사회생활이 쉽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희열을 느낀다. 판매가 성공하면 아주 즐겁다. 인수는 가방가게 사장이다. 말이 사장이지 종업원도 한 명 없고, 도매상에서 물건 사들이고 진열하고 하루 종일 손님 받고 피곤하기 이를 떼 없이 산다. 그래도 토요일 일요일이 좋다. 매출이 평일보다 네, 다섯 배는 된다. 주로 학생들이 주 고객이다. 영희와 인수는 친하다. 상품 진열하는 것이, 가게 안 보다 밖에 더 많은데 바로 옆 가게라 자주 마주친다. 가방가게와 옷 가게라 서로 신경 쓸 일도 없다. 동종업은 진열로 엄청 신경 쓴다. 진열이 밖으로 1Cm만 더 나가도 다투기 일 수다. 인수는 50대로 영희는 딸 정도 나이다. 인수가 영희를 생각할 때 처음에는 손님들에게 친절하고 경위가 바른 젊은이로 봤지만 가면 갈수록 세상에 때를 묻히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옷 가게 사장 남편하곤 잘 안다. 옷 가게 사장 남편은 가게 열 때와 닫을 때 만 와서 진열할 때와 물건 들일 때 만 도와주는 백수이다. 가끔 일 끝나고 인수와 한잔한다. 한잔하면서 자기네 가게 종업원에 관해 묻곤 하지만 인수는 절대 나쁜 이야기는 안 한다. 결과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특히 영희에 대해선~ 철수가 영희가 일하는 옷 가게로 왔다. 남자들 바지야 거기서 거긴 데 이쁘장한 영희가 호객하니 무심코 끌렸다. 가게 안은 학생들이 붐볐다. 여학생들도 많았다. 철수가 옷을 고르는데 영희가 말은 건다. 바지를 추천해 주는데 수줍음을 타는 철수가 입어보아도 되냐고 물었다. 영희는 흔쾌히 입어보라고 하였다. 옷 갈아입는 데가 두 곳인데 여학생들이 들어가서 좀처럼 나오질 않는다. 영희가 가서 재촉해서 철수가 옷을 입어보았는데 조금 크다. 영희에게 조금 작은 바지는 없냐고 수줍게 물었다. 영희가 냉큼 창고에 있다고 바로 가져다준다고 하고 인수네 가게로 와서는 가위로 허리둘레 적힌 상표를 바짝 잘랐다. 그 모습을 본 인수는 어느 호구가 또 왔구나? 생각했다. 영희가 철수에게 가서 똑같은 바지 맞죠 하곤 포장지에 넣어 오천 원 깎아준다고 하였다. 사실 가격은 처음에 영희가 만 원 더 부른 가격이었다. 손님들이 붐볐기 때문에 철수는 다시 입어보지도 못하고 오천 원 깎은 것에, 만족하고 집으로 가서 입어보니 역시 바지가 컸다. 집과 거리는 한 시간 거리인데 나중에 가면 안 바꾸어 줄까, 봐 부랴부랴 다시 갔다. 옷 가게가 많아 어디서 샀는지 헷갈렸지만, 이쁘장한 영희 얼굴을 떠올리며 찾아보던 중에 호객하는 영희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영희를 보고 바지 작은 것으로 바꾸러 왔다고 했다. 영희는 바지를 뒤집어 보더니, 상표와 치수가 잘린 것을 보이며 반품이 안 된다고 하였다. 날벼락을 맞은 철수는 발길을 돌렸다. 뒤통수 넘어 “살을 좀 찌우면 바지 잘 맞을 것에요” 철수는 그날 묘한 감정 때문에 잠을 못 잤다. |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청천고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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