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천대 길병원
뇌종양 환자 김모(39)씨는 뇌종양 치료를 위해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고, 교모세포종으로 진단됐다. 교모세포종은 악성 뇌종양 중 가장 흔한 종양으로, 종양의 증식 속도가 빠르고 주변 뇌 조직으로 침투해 자라기 때문에 치료가 매우 어렵다. 국내 교모세포종 환자들의 중간 생존 기간은 14개월이며, 10년 생존율은 5.3%인 난치암이다. 김씨는 교모세포종 표준 치료인 수술과 약물 및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치료는 순조로웠지만, 이어진 검진에서 교모세포종 재발이 확인됐다. 재발 교모세포종은 기대 수명이 약 10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나쁘다. 2번째 수술을 받은 김씨는 절박한 마음에 임상1상 중인 A-BNCT(붕소중성자포획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 치료 후 교모세포종은 상당히 사멸해 완치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18개월째 생존해 있는 김씨는 건강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5년 생존율이 8.9%밖에 안 되는 악성 종양 교모세포종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가천대 길병원은 국내 최초로 4세대 ‘꿈의 암 치료기’로 알려진 A-BNCT(붕소중성자포획치료기)의 임상 1상을 마무리해 치료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24일 밝혔다. 개발 과정과 임상결과를 최근 폴란드에서 개최된 세계 BNCT 학술대회에 발표하기도 했다.
A-BNCT는 붕소화합물을 체내 주입한 뒤 붕소를 섭취한 종양세포에 중성자를 조사해 핵반응을 일으켜 종양세포만 사멸시키는 치료법이다. 치료 과정에서 정상세포는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아 이론상 완벽에 가까운 암 치료 방법이다. 악성뇌종양이나 재발암 혹은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침윤성 암 등 기존 방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도 치료 가능하다. 또한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하는 기타 방사선 치료와 달리 단 1회로 치료가 완료된다. 국내에서는 가천대 길병원이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다원메닥스 등과 공동 개발해 임상시험 중에 있다.
첫 번째 임상 환자, 교모세포종 병변의 변화 모습./사진=가천대 길병원
가천대 길병원은 악성 종양인 교모세포종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해 치료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했다. 임상 1상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치료받은 환자 6명 중 2명은 매우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으며, 2명은 기존 치료와 비슷한 컨디션을 보이고 있고, 2명은 추적 기간이 짧아 기존 치료와 비교가 어려운 상태다.
다만, 임상대상자들이 모두 재발한 교모세포종 환자임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치료성과로 평가된다. 첫 번째 임상 환자가 18개월째 건강이 양호한 상태로 일상을 보내고 있고, 대부분의 환자가 기존 치료방법에 대비해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난치성종양인 교모세포종의 근본적 치료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태다.
가천대 길병원 김우경 병원장은 “악성 뇌종양 중에서도 가장 예후가 나쁜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해 의미가 깊다”며 “가천대 길병원은 우수한 기술력으로 BNCT 분야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의료기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상을 총괄 진행하고 있는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이기택 교수는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진행된 국제 학술대회 ‘20th International Congress on Neutron Capture Therapy’에 임상결과를 발표해 호평을 받았다. 이기택 교수는 “첫 번째 환자가 매우 좋은 예후를 보일 뿐 아니라 유효성 측면에서 기존 치료 대비 월등하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치료가 어려운 암 환자들을 위해 앞으로의 임상 과정도 내실 있게 진행 하겠다”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이번 임상시험에서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환자 관찰과 치료를 지속하며 임상1상을 최종 완료하고 증례기록서 제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환자들의 경과를 살펴 올해 내 임상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번 임상에서 다뤄진 교모세포종 외에도 두경부암, 악성뇌종양, 피부 흑색종 같은 난치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전망이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7/24/20240724020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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