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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수술

스크랩 [의학칼럼] 목 디스크, 언제 수술이 필요한 걸까?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3. 10. 16.

가자연세병원 박상준 병원장

스마트폰이 개발되면서 현대인 대다수가 하루 종일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한다. 대부분은 장시간 고개를 숙인 채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자세는 머리의 무게 중심을 앞으로 이동시켜 경추 정상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마모, 탈출 등)를 급격하게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최근 목과 어깨통증으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도 이러한 나쁜 자세가 반복된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유투브나 여러 매체에서 목 디스크 관련 질환에 대한 정보가 난무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어떤 치료가 나에게 맞는 치료인지 헷갈리기 쉽다. 그러한 사람들을 위해 목 디스크 질환에서 어떤 경우에 수술이 필요한지 어떤 경우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한지 정리해서 알리고자 한다.

가장 먼저 디스크(추간판)는 우리 몸의 척추에 위치한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정상 조직이다. 흔히 목이라고 하는 경추는 7개의 척추뼈로 구성되어 있으며 7개의 뼈와 신경과 5개의 디스크 관절이 이루는 공간을 통상적으로 경추라고 한다. 디스크(추간판)는 척추뼈 몸통인 '추체'사이를 연결해주는 강한 연결 조직이며, 머리 무게 부하 시에 뼈 사이의 쿠션(충격흡수) 역할을 한다.

이러한 경추 디스크는 청소년기에 성장이 끝남과 동시에 다른 모든 인체조직과 마찬가지로 노화과정을 겪는다. 노화된 디스크는 무릎의 연골 조직이 마모되는 원리와 비슷하게 높이가 줄어들고 수분이 사라져서 점점 딱딱 해지게 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디스크의 일부가 신경이 지나가는 신경관 통로 안으로 밀려나오게 된다. 이런 현상이 반복적으로 진행되면서 튀어나온 디스크의 일부는 수년간 단단하게 굳게 되고 골극이라는 덧뼈와 합쳐져 뼈의 일부로 변한다. 마치 치아에 형성되는 단단한 치석덩어리 같은 현상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다. 문제는 이렇게 경화되고 골화된 디스크 찌꺼기들이 경추에 지나가는 신경기둥(척수)나 신경가지(신경근)를 압박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경압박현상이 지속되면 신경으로 공급되는 모세혈관들도 같이 눌리게 되고 이러한 변화로 인해 신경주변에 염증세포가 모여들어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수년간 지속되면 목 디스크의 간격이 좁아지고 높이가 줄어들면서 후방 관절부위의 인대도 두꺼워져 결국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 전체가 좁아지는 협착증으로 진행하게 된다.

퇴행성 디스크 찌꺼기들에 의해 신경이 눌려 염증반응이 생기면 환자는 목뒤 통증, 두통, 날개뼈 부근 통증, 팔저림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드물게 급성으로 디스크가 탈출되어 갑작스럽게 통증이 오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의 환자들은 경미한 목통증으로 시작하게 되며 수년동안 점점 호전악화를 반복하며 통증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강도와 빈도도 증가한다.

여기서 모든 환자들이 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목이 아프고 팔이 저릴 때 수술을 해야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가장 큰 기준은 통증의 지속기간과 힘 빠짐, 보행장애 등과 같은 마비증상의 동반 유무이다.

퇴행성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경추 신경의 축을 이루는 신경기둥(척수)인 경우이거나 신경기둥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신경가지(신경근)를 누르는 경우다. 신경가지(신경근) 영역만 눌리는 경우에는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으며 약물, 물리/도수, 주사, 시술 등의 치료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신경근 압박이 되는 상황이 수년간 지속되어 비수술적 치료에 더 이상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수술적인 치료가 큰 도움이 된다. 반면에 신경기둥(척수)이 퇴행성 디스크로 인해 눌리는 경우에는 환자에 따라 통증 뿐 아니라 손과 팔다리에 근력과 감각이 저하되고 심한 경우 걸음걸이가 휘청거리고 비틀거리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동반된다면 이는 경추 척수병증이라는 신경 손상 단계로 진행하는 경우이므로 반드시 빠른 시일내에 MRI검사를 통해 정밀 진단을 받고 가급적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 칼럼은 가자연세병원 박상준 병원장의 기고입니다.) ​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0/13/202310130170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