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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수술

거대 자궁근종도 로봇으로 제거…일산차병원, 로봇수술 2000건 달성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3. 10. 11.

일산차병원이 올해 9월 로봇수술 2000건을 달성했다. 사진은 로봇수술 기기 다빈치Xi 앞에 서있는 일산차병원 갑상선암센터 김법우 센터장(왼쪽)과 일산차병원 부인종양센터 김성민 교수. 김법우 센터장은 갑상선암, 김성민 교수는 자궁·난소 종양 로봇수술을 주로 집도한다. /김지아 객원기자

일산차병원이 올해 9월 로봇수술 2000건을 달성했다. 지난 2020년 1월 첫 로봇수술(자궁근종 제거술) 시행 후 1년 만에 500건, 2년 5개월 만에 1000건을 달성한 데 이어 총 3년 8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2000건 기록을 세운 것이다. 특히 산부인과 단일 진료과 기준으로는 동일 기간 기준 국내 최다 로봇수술 건수를 기록했다. 일산차병원 로봇수술은 주로 산부인과에서 이뤄지지만 최근 들어 갑상선암 수술, 담낭절제술에도 쓰이는 등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일산차병원 부인종양센터 김성민 교수는 "로봇수술은 몸에 흉터를 작게 남길 뿐 아니라, 수술 후 환자 회복을 앞당기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3㎏ 거대 자궁근종도 로봇으로 제거


로봇수술은 몸에 지름 2㎝ 이내의 작은 구멍(절개창)을 1개 이상 뚫고, 그 구멍에 로봇팔을 넣어 진행하는 수술이다. 산부인과 질환 중에는 자궁근종, 자궁체부암, 자궁경부암, 난소종양, 자궁내막증 등의 치료에 로봇수술이 쓰인다. 산부인과 수술을 로봇으로 진행했을 때 가장 큰 장점 3가지는 ▲수술 후 환자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고 ▲흉터가 작게 남는 것이다. 김성민 교수는 "같은 수술을 개복수술로 진행했던 환자는 '로봇수술 이후 통증은 개복수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라며 "환자 회복이 빨라 입원 일수도 개복수술의 절반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일산차병원 로봇수술 2000건 달성 기념식 사진. /일산차병원 제공

추후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이라면 로봇수술을 받음으로써 임신 중 자궁 파열 위험을 낮출 수도 있다. 특히 자궁근종 제거술을 하면 수술 부위 근육이 결함되기 때문에 100바늘 가까이 촘촘히 꿰매야 한다. 이때 정교히 꿰매지 못하면 이후 임신했을 때 자궁이 늘어나다가 파열될 수 있다. 김성민 교수는 "로봇수술로 수술 부위를 튼튼하게 여러겹으로 꿰매면 이후 자궁 파열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자궁, 난소 종양이 500g 이상으로 크면 수술 난이도가 높아져 개복수술을 권유하는 병원이 많다. 하지만 김성민 교수팀은 1㎏ 이상 종양은 물론, 최대 3㎏ 종양까지 로봇수술로 안전하게 제거했다. 김성민 교수는 "종양이 크다고 무조건 개복수술을 해야 하는 게 아니다"라며 "의료진의 실력이 필요하지만 뱃속에서 종양을 쪼개는 방식으로 로봇수술 진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종양이 너무 빼곡하게 차있거나, 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개복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일산차병원 산부인과에서 시행된 로봇수술 중에는 지름 2㎝ 크기의 단 1개 구멍을 통해 수술을 진행하는 '단일공 수술' 비율이 높고, 수술 합병증 사례는 1건도 없었다.

한편, 일산차병원 부인종양센터에는 부인암 전문의가 상시 근무한다. 김성민 교수는 "각종 첨단 시설을 이용한 신속 정밀 검사로 부인암 조기 진단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Onco-fertility Center(암환자 가임력 보존센터)' 개념을 도입해 단순 암이나 종양 치료를 넘어서 '가임력' 보존을 염두에 두는 치료를 시행한다. 김 교수는 "난임센터와의 활발한 협진을 통해 환자의 임신 확률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갑상선암, 입술 안으로 수술해 흉터 없어


일산차병원은 경기 서북부권에서 최초로, 유일하게 '경구 로봇 갑상선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갑상선암 등 갑상선 종양 제거에 로봇수술이 활용된지는 오래됐지만 대체로 겨드랑이, 유륜 등에 구멍을 내고 로봇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피부를 절개해야 하기 때문에 흉터를 100% 막을 수는 없다. 경구 로봇 갑상선 수술은 아래 잇몸과 입술 사이에 구멍 3개(가운데 2㎝, 양옆 각 5㎜ 크기)를 뚫고 로봇팔과 내시경을 넣어 갑상선 종양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일산차병원 갑상선암센터 김법우 센터장은 "입술 안쪽은 밖에서 보이지 않을 뿐더러 점막은 피부와 달리 절개하더라도 이후 흉터가 남지 않는다"며 "미용적인 부분에 있어 환자 만족도가 아주 높다"고 말했다.

다만, 갑상선암이 목의 양옆 측경부 쪽으로 많이 퍼졌거나, 수술 중 기도·식도·성대 신경과 같이 취약한 조직의 손상이 예상될 때는 경구 로봇 수술을 시행하지 않는다. 김법우 센터장은 "갑상선암 제거에 활용되는 로봇수술 종류가 다양한 만큼 경험 많은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최선의 수술법을 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산차병원은 부인암, 갑상선암, 유방암 등 여성 암 치료에 특화해 수술부터 이후의 케어를 전담하는 '암통합진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암통합진료센터에서는 수술·항암·방사선과 같은 표준 암 치료 방식에 기능의학·보완의학·한방진료를 더해 암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암통합진료센터는 지난 2022년 7월 개소했으며, 환자의 치료 만족도가 100%를 기록할 정도로 높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0/10/202310100135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