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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암정보

[아미랑] 암 간병하기 힘드시죠? 혼자서만 끙끙 앓지 마세요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3. 2. 25.

헬스조선DB암은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의 삶도 잠식합니다. 환자를 보살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힘들어도 꾹꾹 참아오셨다면, 이제라도 스스로를 보살피세요. 환자의 좋은 예후를 위해서라도, 보호자의 정신 건강을 챙겨야 합니다.

오늘의 암레터 두 줄 요약
1. 암 환자 보호자의 우울증, 위험한 수준입니다.
2. 감정을 숨기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관리하세요.


보호자의 우울감, 위험한 수준
암 환자의 보호자들이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 박종혁 과장과 암검진사업과 박보영 박사팀이 2011년 전국의 암 환자와 보호자 990쌍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불안, 우울, 자살 충동 및 시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암 환자 보호자 중 82.2%는 우울 증상을 보이고 있었으며 38.1%는 불안 증상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또한 암 환자 보호자 중 17.7%가 지난 1년간 자살 충동을 느꼈고, 2.8%는 실제로 시도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웨덴 룬드대 연구팀이 2006년 1월~2016년 12월 사이에 암 진단을 받은 14세 미만 아동의 어머니의 정신 건강을 분석했습니다. 암 진단 이후 7년간 추적 관찰했는데요. 그 결과, 암이 있는 아이들의 어머니는 암이 없는 아이들의 어머니보다 진단 후 첫 해에 정신 건강 장애를 겪을 위험이 17% 컸습니다.

사회적 단절이 스트레스 유발
암 환자 보호자가 느끼는 스트레스의 주요 요인은 ‘두려움’과 ‘압박감’입니다. 먼저, 암이라는 질병에 두려움을 느껴 우울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서은 교수는 “예후에 대한 두려움이 보호자를 긴장하게 한다”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해 걱정하다 보면 인지 왜곡이 유발돼 우울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암 환자 보호자는 암 환자를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책임감이 커질수록 압박감이 느껴집니다. 보호자의 일상은 붕괴되며 우울감이 악화되기 쉽습니다.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는 “암 환자를 돌보는 시간이 길수록 암 환자의 보호자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워진다”며 “이전과는 달라진 일상을 보내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암 환자를 돌보는 시간이 길어지면 타인과의 교류가 줄어들어 사회적으로 고립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하루 동안의 간병 시간과 간병 기간이 길수록 암 환자 보호자의 정신적 스트레스 수준이 심하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한규만 교수는 “감정을 호소하고 교류할 상대가 없으면 우울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호자가 건강해야 환자도 건강해
환자를 위해서라도 보호자는 스스로의 정신 건강을 돌봐야 합니다. 보호자가 우울하면 간병의 질이 떨어져 암 환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보호자는 본인의 감정을 인지하고 공유하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조서은 교수는 “지인들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터놓고 말하면서, 간병 중 겪는 두려움이나 스트레스에 대해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며 “환자와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위로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자칫하면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복지 서비스 적극 활용을
암을 진료하는 병원에서는 대부분 ‘암 생존자 통합지지 센터’를 비롯한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암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의 삶의 질까지 개선할 수 있는 곳입니다. 다니는 병원에 관련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암 주치의에게 상황을 터놓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한규만 교수는 “만약 암 주치의가 해결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연결해주기도 한다”며 “암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들도 병원에서 적절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2/21/202302210146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