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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암정보

코로나19 유행 이후 암환자 응급실 사망 2배↑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2. 4. 15.

2019~2020년 사망 암환자 임종장소 (그래프=서울대병원 제공)

[메디컬투데이=이재혁 기자]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중증질환자의 의료서비스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 암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는 이 같은 내용과 함께 주요 사업 활동과 성과를 담은 ‘2021년 사업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센터는 실제로 코로나19 시대의 상급종합병원에서 환자들이 어떤 임종을 맞이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2019~2020년 사망한 암환자 1456명(2019년 752명, 2020년 704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2019년보다 2020년에 응급실에서의 사망이 2배가량 증가했다. 응급실에서 사망한 암 환자는 2019년 53명(7.05%)에서 2020년에는 99명(14.06%)으로 늘었다.

또한 임종기의 환자가 경험하는 불편한 증상과 연명의료에 해당하는 공격적 치료의 시행 비율이 높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인실이나 중환자실 등 면회제한이 엄격한 장소에서 임종 전 섬망, 승압제 사용, 임종 1개월 전 심폐소생술 시행이 더욱 증가했다.

즉, 임종과정의 환자들이 편안하고 존엄한 죽음과는 거리가 먼 임종을 맞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것.

이 외에도 센터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질환자의 돌봄 체계 문제에 주목해 재택의료/가정간호,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구급대원, 호스피스, 요양병원 등 보건의료종사자 9인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중증질환자는 의료 이용에 불편함을 겪을 뿐 아니라 의료기관의 이용이나 돌봄 방법의 선택지가 적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병원 간 진료 연속성이 없어 중증질환자가 상급종합병원에만 매달리게 되는 등 고질적인 중증질환자 진료 체계의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으며, 방역 우선에서 기인한 비인간적인 생애말기 돌봄과 임종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는 환자의 존엄한 삶에 기여하기 위해 국내 의료기관 중 최초로 2018년 개소했다. 자문형 호스피스를 비롯한 완화의료 및 임상윤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기관 윤리위원회 심의·행정·교육·정책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또한 환자의 증상, 환자와 가족의 심리 정서적 상태, 가족구조, 돌봄 형태, 경제적 문제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연명의료계획 논의, 회송, 심리 정서적 지지, 사회경제적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센터에 의뢰된 완화의료 환자는 총 1759명, 월평균 147명으로 2018년 90명, 2019년 113명, 2020년 122명에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의뢰 장소는 외래 837명(47.6%), 병동 651명(37%), 응급실 130명(7.4%), 중환자실 141명(8%) 순이었으며, 연도별로 살펴보면 응급실(2019년 6.0%→2020년 6.6%→2021년 8.0%)과 중환자실(2019년 3.3%→2020년 6.6%→2021년 8.0%)의 의뢰의 증가가 특히 두드러졌다.

진료과별로는 혈액종양내과 의뢰가 1076명(61.2%)로 가장 많았으나, 2020년 대비 응급의학과, 소화기내과, 호흡기내과, 신경외과 등 외과계 및 비암질환 진료과의 의뢰가 증가했다.

자문형 호스피스의 경우 등록자(실인원)는 총 792명이며 서비스 제공 건수는 총 845건이었다. 전체 서비스 제공 건수는 2020년 685건과 비교해 23%가량 늘었다.

서비스 제공 장소는 494건(58.5%)이 병동, 347건(41.1%)이 외래, 4건(0.5%)이 응급실이다. 전년 대비 병동과 외래 건수는 모두 증가하였고, 특히 외래에서 제공된 자문형 호스피스 서비스 건수가 112건 (47.6%) 증가했다.

센터는 이러한 증가가 2020년 전담의사 2인 체제에서 안정적인 자문형 팀 체계를 확립한 것과 더불어 2021년 외래 자문형 전담 사회복지사의 근무로 외래에서의 신속한 자문형 호스피스 제공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자문형 호스피스에 등록된 주된 질환군은 말기 암이었으며 폐암(20.0%), 췌장암 (12.2%), 담낭 및 담관암(8.1%), 위암(7.3%), 유방암(6.6%), 대장암(5.3%), 간암(4.9%) 순으로 집계됐다.

2020년과 비교해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대장암의 비율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범석 센터장(혈액종양내과 교수)은 “이번 사업보고서는 대내외적으로 센터가 펼쳐 온 협력 활동과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하며 노력해온 활동 경과를 담고 있다”며 “환자와 가족 돌봄을 위해 고군분투한 센터의 발자취를 통해 각 현장에서 ‘인간다운 의료’를 실현하는 데 디딤돌을 제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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