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흘째 계속되면서 전국이 숨쉬기 조차 힘들다. 수도권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 나흘 연속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죽음의 먼지'로 불리는 미세 먼지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환경 요인으로 꼽힌다. 미세먼지는 흡연보다 더 위협적이다. 세계보건기구는 한 해 미세 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700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는데, 흡연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600만명으로 미세 먼지의 건강 유해성이 흡연보다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미세 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입자인데, 여러 유해 물질이 붙어 독성을 일으킨다. 주로 공장 매연이나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황산염·질산염, 단백질 식품이 탈 때 나오는 발암물질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 내분비계 교란 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중금속 등이 붙어있다. 이렇게 독성을 가진 미세 먼지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미세 먼지를 제거하려고 하는데, 이 때 염증반응이 나타나 호흡기, 심혈관계 등이 손상된다. 최근에는 미세 먼지가 치매·우울증 등 뇌신경계 질환도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임신부가 미세 먼지를 마시면 태아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준다.
◇호흡기·심혈관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 먼지(PM10)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한다. 특히 폐포까지 들어가는 초미세 먼지(PM2.5)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폐암 발생률이 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초미세 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의 사망률은 30~80% 증가한다.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정해관 교수는 "미세 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 폐포를 통해 혈관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고, 혈액을 끈적끈적하게 해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건강한 성인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캐나다 토론토종합병원 심장내과 연구팀이 건강한 성인 25명을 대상으로 고농도의 미세 먼지(150㎍/㎥)를 주입한 밀폐 공간에 2시간 동안 머물게 한 뒤 심전도 검사를 한 결과,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부, 조산·태아기형 위험
임신부가 미세 먼지에 노출되면 자궁 속 태반의 혈액순환이 저하돼 태아에게 영양공급이 잘 안 되면서 저체중아 출산, 조산·사산, 태아 기형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화여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과 하은희 교수는 "출생 전 태아는 세포가 가장 활발하게 만들어지는 시기인데, 태반이 미세 먼지 같은 유해물질을 방어하지 못하면서 성장을 제대로 못한 채 태어나거나 선천성 기형이 생길 수 있다"며 "태어난 후에도 성장발달은 물론, 학습장애· ADHD·자폐스펙트럼장애(ASD)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은희 교수팀이 2006년부터 임신부 1500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출생 코호트 조사(미세 먼지 등이 태아 때부터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보는 연구)에서도 임신기에 실외 미세 먼지 농도가 10㎍/㎥ 증가함에 따라 태아의 머리둘레가 0.16㎝ 감소했다. 임신 주수도 각각 0.14주, 0.25주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3분기(임신 27~40주) 동안의 실내 미세 먼지 노출은 조산 발생에 11% 기여했고, 실외 미세 먼지 노출은 조산 발생에 5% 기여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04/201903040087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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