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 발생 1위 위암, 단계별 치료법
위암(胃癌)은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 12월 발표한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 1위를 차지했다. 환자가 많은 만큼 치료법도 점차 다양해지는 중이다. 위암 치료법은 위암의 크기와 위치, 분화도, 전이 여부, 환자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결정된다. 위암 단계별 치료법을 알아본다.
◇위암 단계별 치료법
▷1기-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위절제수술=1기에는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 또는 위절제수술로 병변을 제거한다. 이후 조직 검사 결과에서 암이 깨끗이 제거된 것으로 판명나면 추가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은 위벽에서 위암 병변을 아주 얇게 파내는 시술이다. 피부 절개가 없고,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된다. 위를 온전하게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암세포 크기가 작고 침윤 깊이가 깊지 않으며, 분화도가 좋아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대전선병원 위장관외과 황성호 과장은 "암세포의 침윤 깊이가 깊거나 분화도가 나쁘면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 대신 위절제술로 암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2·3기-위절제수술이 기본, 3기는 항암요법까지=위암 2기에는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이 불가능하고, 절제 수술을 해야 한다. 위절제 방식은 식도에 가까운 근위부를 남기고 십이지장에 가까운 원위부를 절제하는 '원위부 위아전절제술'과 위 전체를 제거하는 '위전절제술'이 일반적이다. 과거엔 개복술이 유일한 위암 수술법이었지만 최근에는 1~2cm 정도의 작은 구멍 5~6개만 뚫어 수술을 시행하는 복강경 수술이 보편적이다. 위절제술 시에는 위만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 위 주변을 둘러싼 림프절도 같이 제거해야 한다. 황성호 과장은 "림프절 전이가 없는 조기 위암의 경우 복강경 수술을, 림프절 전이가 있거나 진행성 위암인 경우 개복 수술을 권장하는 것이 현재의 표준 치료"라고 말했다. 3기인 경우는 2기와 마찬가지로 수술을 시행하지만, 수술 후 보조적 항암 화학 요법을 시행한다.
▷4기-표적 치료제 등 다양한 시도 활발=4기에는 일반적으로 위절제술을 받아도 생존 기간이 연장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수술은 출혈, 폐색, 천공 등의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만 시행된다. 항암 화학요법이 주요 치료법이지만, 최근에는 4기 환자를 위한 다양한 치료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황성호 과장은 "암이 복막에 전이된 경우엔 복강 내로 항암제를 주입하는 방법을 쓸 수 있고, 조직 검사 결과 표적 치료제에 반응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 표적 치료제로 치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면역치료제도 개발돼 적응증(약제나 수술에 의한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 또는 증상)이 있는 일부 환자에서 사용되고 있다. 항암 화학 요법과 표적 치료제를 동시에 사용하여 위암과 전이 병변의 크기를 감소시킨 후 수술로 제거하는 시도도 이뤄진다. 황 과장은 "이러한 다양한 시도들로 인해 최근 4기 위암 환자들의 생존율이 향상됐다는 보고가 많다"고 말했다.
◇절제 후 덤핑증후군 주의, 항암부작용은 심하지 않아
위절제술 후 덤핑 증후군을 겪는 사람이 많다. 음식을 먹고 구역, 구토하며 상복부 팽만감,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등이 나타나는 것이다. 위절제술을 받고 나면 음식물을 저장하고 있던 위의 부피가 줄어드는 것이 원인이다. 유문(위에서 십이지장까지의 연결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점막과 근육 조직)에 있던 괄약근도 없어져 위 속의 음식물이 충분히 분쇄되지 못하고, 예전보다 빨리 소장으로 넘어간다. 식후 30분 이내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조기 덤핑 증후군', 식후 2~3시간 뒤에 나타나는 것이 '후기 덤핑 증후군'이다. 덤핑 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음식을 소량씩 여러 번 섭취하고, 당분이 많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 또 되도록 고형 음식과 유동성 음식을 따로 섭취하고, 식사 중에는 물을 마시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잠시 누워있으면 음식물이 빨리 내려가는 것을 중력이 막아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황성호 과장은 "많은 사람이 항암 치료에 따르는 부작용을 걱정하지만, 위암에 쓰이는 항암제는 다른 암에서 사용되는 항암제들과 비교했을 때 부작용이 비교적 심하지 않은 편"이라며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탈모에 대한 영향도 비교적 적은 편이며 보통 오심(속이 울렁거리고 구역질이 나는 증상), 구토, 손발 저림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항암제 부작용을 줄이는 다양한 약제들이 많이 개발돼 고령인 환자도 중도 포기 없이 항암 치료를 마치는 경우가 많다.
◇신선한 채소나 과일 도움
황성호 과장은 "지나치게 맵거나 짠 음식 같이 위암에 나쁜 음식은 있지만 특별히 좋은 음식은 없다"며 "그러나 신선한 채소 및 과일 섭취가 위장 건강에 좋고, 위암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위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초기 위암은 증상이 거의 없어 자가진단이 불가능하므로 40대가 되면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젊은 나이에 발생한 위암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엔 20대부터 정기검진을 시작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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