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진단하는 데 쓰이는 컴퓨터 단층촬영(CT)은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지만, 인체에 유해한 방사능에 노출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위해 방사선량이 작은 ‘저선량 CT’가 보급되고 있지만, 일반 CT에 비해 화질이 낮아 대부분의 의료진이 사용하기를 주저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등 국내 20개 주요 병원의 연구 결과, 충수염(맹장염)의 경우 일반 CT와 저선량 CT의 진단율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20개 병원 공동 연구진 177명은 2013년 12월부터 2016년 8월까지 각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3074명의 충수염 의심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불필요한 충수 절제율, 충수 천공율, 진단율 등에서 저선량 CT로도 일반 CT와 거의 같은 결과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환자 3074명은 무작위로 저선량 CT 및 일반 CT 검사를 받았다. 저선량 CT 검사를 받은 환자 중 559명, 일반 CT 검사를 받은 환자 중 601명이 충수절제술을 받았다. 이 중 불필요한 충수절제율은 각 3.9%와 2.7%로, 두 환자군에서 비슷했다. 또, 충수천공율에서도 큰 차이가 없어, 저선량 CT가 일반선량을 대신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
연구를 진행한 분당서울대병원 이경호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매년 9만 명 가량이 충수절제술을 받고 있고, 충수염 의증으로 CT를 촬영하는 인구는 수술 인구의 2∼3배에 달한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주요 병원에 저선량 CT 기법이 확립돼 방사선 노출에 의한 잠재적 암 발생의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란셋 계열의 ‘The Lancet Gastroenterology & Hepatology’에 게재됐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23/201710230088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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