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석의 앤드롤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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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3000년대부터 사용된 콘돔
성병 예방과 피임을 위해 가장 애용 되는 피임기구는 바로 ‘콘돔’이다. 콘돔의 최초 사용은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 초기로 추정된다. 당시 돼지나 염소의 소장이나 방광을 이용해서 만들었고, 남성을 돋보이기 위한 장식용이나 음경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 했다고 한다. 오늘날과 비슷한 목적을 가진 콘돔은 16세기 중반 이탈리아 파도바대학의 팔로피우스 교수가 최초로 개발했다. 중세 유럽에 만연 했던 매독을 예방하기 위해 풀로 짜서 음경을 감싸는 주머니를 만들었는 데 매독 예방 효과도 없었고, 무엇보다 사용하기가 불편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후 17세기 중반 영국 찰스 2세의 주치의인 콘돔(Condom) 박사가 양(羊)의 충수돌기를 이용해 피임기구를 만 들어 자신의 이름을 따서 ‘콘돔’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콘돔은 양 한 마리에서 한두 개밖에 만들지 못하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가격이 비쌌다. 콘돔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음경 길이를 재서 맞는 크기를 구입해야 했고, 한 번 사용한 콘돔은 씻어서 몇 번이고 다시 사용했다. 바람둥이로 유명한 카사노바도 이 콘돔 을 즐겨 사용했다고 한다.
국내선 1971년부터 콘돔 판매 자유화돼
19세기 중반이 돼서야 고무로 만든 풍선형 콘돔이 만들어졌고, 1870년 영국에는 콘돔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이 세워졌다. 1928년에는 독일 프롬스라는 회사가 만든 콘돔 자판기가 최초로 선보였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콘돔 광고의 모델이 미키 마우스였다. 1930년대에 신소재인 라텍스 콘돔이 발명돼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착용 느낌을 최소화한 초박형의 콘돔이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1년 성병 예방과 가족계획사업의 일환으로 콘돔 판매가 자유화됐고, 1973년에 국내 생산이 시작되면서 콘돔 자판기가 처음 설치됐다.
성병의 정확한 의학적 용어는 성매개성질환(Sexually Transmitted Disease, STD)이다. 성기의 직접적인 접촉뿐만 아니라 섹스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통해 세균이 전염돼 발생하는 ‘감염질환’이 모두 포함된다. 성병균은 분비물이나 침에 포함되어 있어 단순 성교 이외에 다양한 종류의 모든 성행위를 통해서 전염될 수 있다. 현재 밝혀진 성병의 원인균은 30종이 넘는다. 대표적인 성병균은 매독·임질·클 라미디아·유레아플라즈마·헤르페스 등이다. 성병에 의한 감염 부위는 요도가 가장 흔하고 이밖에 후두나 직장 등도 성행위 형태에 따라 감염이 될 수 있다.
보통 남자에게서는 임질, 여자 에게서는 클라미디아가 많다. 감염 후 2~3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나타나는 임질은 남성의 경우 음경의 불쾌감, 요도의 작열감, 배뇨통, 분 비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남성 환자의 10%, 여성 환자의 90% 에서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클라미디아 감염 시에는 질이나 요도의 분비물, 배뇨통, 하복부 통증, 외성기 가려움증 등이 나타난 다. 그런데 남성 환자의 50%, 여성 환자의 70~80%에서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지 않아 감염됐는지 모르고 지내다가 진단이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계속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
성병 예방하기 위해선 콘돔 착용이 최선
성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위험한 섹스’가 아닌 ‘건전한 섹스’를 하는 것이다. 만약의 경우 ‘안전한 섹스’를 위한 가장 유용한 방법은 콘돔이다. 현재 에이즈를 비롯한 성병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방어수단은 콘돔이다. 간혹 에이즈 바이러스가 워낙 초미세 바이러스라서 콘돔을 뚫고 진입할 수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 들이 있는데, 과격한 성행위로 콘돔이 찢어지지 않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콘돔은 의료기구로 분류돼 있지만, 예외 규정에 의해 자유롭게 판매하고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과는 달리 콘돔에 대한 광고는 방송통신위원회,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그리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사전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실제로 거의 불가능하다. 2004년 11월 질병관리본부와 한국에이즈퇴치연맹, MBC 공동캠페인으로 에이즈 예방을 위한 콘돔 사용 촉진 광고가 지상파에서 방송됐다. 이후 성병이나 에이즈 예방을 위한 콘돔 광고는 없었는데 외국에서는 ‘안전한 섹스’를 주제로 콘돔이 등장하는 계몽광고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담배의 해악에 대해서 적나라한 광고를 하고 있는데, 청소년 들에게 안전하지 못한 섹스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보다 노골적이고 강력한 광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콘돔 잘 사용하기 위해선 요령이 필요
콘돔은 원하지 않는 임신과 성병을 막는 본래의 목적 이외에 최근에는 기능성 콘돔이 등장해 성생활에 즐거움을 더해주기도 한다. 분홍·초록·노랑·검정 등 색깔 콘돔부터 돌기 콘돔·딸기향·레몬향·메론향을 첨가 한 향기 콘돔, 그리고 어두운 곳에서 빛을 내는 야광 콘돔 등 다양한 콘돔 이 판매되고 있다. 여담으로 콘돔은 세균도 통과하지 못하는 철저한 방수 기능 때문에 조난 시에 물통으로 대신 사용되기도 한다.
최대 5L 가까이 담을 수 있는데, 이를 아는 사람들이 가끔 술자리에서 콘돔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콘돔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요령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의 콘돔을 남자가 스스로 착용해야 한다. 여성의 분비물이 적을 경우 마찰에 의해 찢어질 수 있으므로 수용성 윤활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정 후 음경이 축소되면 틈이 생겨 정액이 누출될 수가 있으니, 사정 후 바로 음경과 콘돔을 손으로 잡고 빼서 마무리해야 한다. 콘돔이 찢어지지 않는 한 성행위 중간에 콘돔을 교환하는 것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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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봉 석 이화여대 의과대학부속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이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의학박사)했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 UCSF에서 연수했다. 이대 동대문병원 기획실장·응급실장·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비뇨기과 건강 서적 《남자는 털고, 여자는 닦고》를 출간하는 등 비뇨기질환에 대해 국민들이 편견 없이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26/2017042601345.html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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