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남모(61)씨는 최근 피곤한데도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 수면제에 의존하고 있다. 휴식을 취해도 개운하지 않아서, 항상 기운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몇 주 전부터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주를 맡아 돌보기 시작하면서 증상이 심해졌다. 딸의 성화에 못이겨 병원을 찾으니 만성피로를 진단 받았다.
바쁜 하루를 보냈거나 고된 일상으로 피곤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남씨처럼 주말 내내 휴식을 취해도 피로감이 가시지 않고, 자고 일어났는데도 피곤하다면 만성피로증후군 탓일 수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상태가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자주 재발하는 병이다. 한의학에서는 피로, 권태감, 무기력, 불안초초한 상태를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한다.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는 점점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0~2014) 만성피로증후군 내원 환자수는 5~6만명이었고 이 중 여성 환자가 3~4만명으로 남성환자보다 1.5배 정도 많았다.
만성피로증후군은 극심한 피로와 함께 관절, 근육통, 두통, 림프절 압통, 인후통, 기억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만성적으로 피로가 쌓이면 체내 자율신경의 조절기능에 문제가 발생해 불면증,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정신심리학적으로도 영향을 받아 작은 일에 쉽게 짜증을 내고 예민해지며 화도 잘 낸다. 또 증상이 지속되면 영양섭취 부족으로 인해 체중이 감소하고, 매사에 의욕이 떨어져 무기력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육체적인 과로 혹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만성피로의 주 원인으로 보고 있다. 나쁜 생활습관도 만성피로를 부르는 주요한 원인이다. 장기간 흡연을 하거나 과음을 반복해왔던 사람이 갑자기 자주 피로를 느낀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만 피로 증상만으로 만성피로증후군을 진단하기는 쉽지 않다. 갑상선 질환이나 결핵, 당뇨병 등도 만성 피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춘곤증과도 증상이 비슷해 가볍게 여길 수 있는데, 피로감이 오래 지속되면 몸에 이상증세가 있는지 확인하고 병원을 찾는 게 도움이 된다.
만성피로증후군을 극복하려면 올바른 식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아침식사를 거르거나 특정 영양소가 결핍된다면 활동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은 필수적이다. 잦은 음주와 흡연, 불규칙한 수면 습관 등을 관리하는 것도 만성피로를 막기 위한 방법이다. 이와 같은 습관들은 몸에 피로를 누적하기 때문에, 인체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평소 산책이나 스트레스등 가벼운 활동을 하며, 과음·흡연은 삼가야 한다.
다음은 만성피로 자가진단법이다. 자가진단 항목 중 8개 이상이 해당하면 중간정도의 피로 상태를 의미하며, 12개 이상이면 심각한 피로 상태를 의미한다.
1. 아침에 일어나기 어렵고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다.
2. 머리가 맑지 않고 멍하다.
3. 집중력이 떨어져 일의 능률이나 진전이 없다.
4. 입맛이 없고 소화가 잘 안되며 더부룩하다.
5. 무기력하고 성욕이 감퇴한다.
6. 어깨나 목 뒤가 결리거나 당긴다.
7. 피로로 인해 지속적인 신체활동이 어렵다.
8. 피로 때문에 업무나 육아 중 짜증과 싫증이 난다.
9. 입 안이 자주 헐고 백태가 낀다.
10. 운동이나 육체활동 이후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11. 자주 우울하고 이유 없이 불안하다.
12. 감기 등 병치레가 계속되고 잘 낫지 않는다.
13. 술을 조금만 마셔도 몹시 취하거나 숙취가 심하다.
14. 피곤해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
15. 심장이 이유 없이 자주 뛴다.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4/11/20160411019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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