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경칩이 지나 따스한 봄인가 했더니 꽃샘추위의 시샘으로 조금 늦은 봄을 맞았는데요, 한 해의 건강한 식탁을 준비하는 우리 주부들에겐 늘 가족의 건강이 최우선입니다.
한 해의 건강한 먹거리 된장과 고추장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몸과 마음은 잠시의 여유도 없이 분주하게 움직이느라 바쁩니다.
일 년 열두 달 중 제일 바쁜 정월을 보내는 주부들은 한 해의 먹거리를 이때 모두 준비하는데요, 매년 정월엔 된장을 담그고, 고추장은 봄이나 가을에 좋은 날을 선택해 담급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식탁 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고생하지 않아도 마트에 가면 즐비하게 줄지어선 때깔 좋은 유명 회사의 된장 고추장 등을 비롯해 다양하고 먹음직스러운 식재료들이 가득하지만, 내 가족이 먹는 먹거리만큼은 내 손으로 만들어 먹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올해도 고추장을 담았습니다.
# 전통 고추장 만들기
건강한 먹거리. 건강한 식탁을 책임지는 고추장을 만들려면 우선 재료부터 준비 해야 하는데요, 된장은 오래 묵을수록 깊은 맛으로 더욱 맛있어지지만, 고추장은 된장과 달라 해마다 담가 먹어야 고추장의 산뜻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추장은 해마다 담고 된장은 한 해 걸러서 담습니다.
제일 먼저 엿기름을 충분히 물에 불려 주어야 하는데요.
25℃ 정도의 따스한 곳에 보관해 두었다가 보리가 자라 싹이 트면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말리면 바로 엿기름이 완성이 됩니다.
그것을 빻은 상태를 엿기름이라고 하는데요, 우리가 자주 만들어 먹는 식혜의 주재료이기도 합니다.
마트보다는 재래시장에서 구입을 해야 싹을 잘 틔운 엿기름을 구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물에 불린 엿기름을 건져보니 새파랗게 싹이 튼 보리가 그대로 보입니다. 이렇듯 파란 싹이 조금 보이는 엿기름이 좋은 것이며, 맛있는 엿기름이랍니다.
이맘때쯤이면 새파란 청보리싹이 한 뼘 넘게 자랐을 시기인데요. 발로 여러 번을 밟아 주어야 잘 자란다는 그 보리로 만든 게 바로 이 엿기름입니다.
식품회사에서 대량으로 생산되어 나오는 봉지 엿기름 보다 파랗게 싹이 잘 튼 엿기름을 구하려고 전통시장을 둘러보는 수고로움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불린 엿기름을 손으로 골고루 잘 비벼서 체에 밭쳐 걸러준 다음, 그대로 가라앉힌 후, 윗물만 사용하고 바닥에 두껍게 가라앉은 하얀 가루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막걸리처럼 보이는 이 물이 바로 엿기름을 거른 물인데요, 두세 시간 동안 이 엿기름물 가라앉길 기다린 다음 앙금은 버리고 윗물만 조심스레 따라내어 불에 얹어 끓여줍니다.
3분의 1 이상 엿기름 물이 줄어들도록 진하게 달이면 조청 색깔과 비슷해지면서 걸쭉해지면 요것이 바로 조청이 되는 겁니다.
고추장을 만들 때는 조청이 될 때까지 달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맛을 보아 어느 정도 달게 느껴지면 불에서 내립니다.
서너 시간 동안 진하게 달여진 엿기름물을 차게 식힌 다음 큰 다라에 다시 옮겼습니다.
이제 이 물에다 고춧가루를 풀고, 메줏가루를 섞으면 고추장이 만들어지는데요, 이때 엿기름물은 반드시 차게 식혀야 합니다.
뜨겁거나 미지근한 채로 고춧가루를 넣게 되면 고춧가루 색깔이 곱지 않고, 또한 고춧가루가 뜨거운 열기에 익어버리기 때문에 고추장 맛이 나질 않습니다. 반드시 차게 식혀서 사용해야 한다는 거 잊지 마세요!
달달한 엿기름 물에 고추장용 고춧가루를 넣고 섞어줍니다. 엿기름물에 고춧가루를 넣고 섞기 시작하면 조그만 멍울들이 많이 생기게 되는데, 천천히 저어주면서 멍울을 다 풀어 준 다음 메줏가루를 넣고 또다시 골고루 섞어가며 멍울을 풀어 줍니다.
이 작업이 은근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이 드는데요. 커다란 나무주걱으로 고춧가루와 메줏가루가 섞다 보면 점점 뻑뻑해지기 시작하는데요, 이때 조청이나 물엿을 조금씩 넣어 가며 단맛을 봅니다.
팔이 많이 아프지만... 멍울을 풀기 위해선 계속해서 골고루 저어 주어주는 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어느 정도 멍울이 풀어지고 농도가 맞는다고 느껴지면 굵은 천일염을 간이 될 정도로 뿌려주고 소금이 녹을 때까지 골고루 저어줍니다. 간간이 간을 보고 소금과 조청(물엿)을 가감해가며 맛을 본 후, 단맛을 조금 더 원하실 때는 조청을 첨가해 주면 됩니다.
사실... 이런 힘든 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마트나 인터넷에서 검색만 하면 맛있는 고추장 판매 사이트가 우르르 쏟아져 나오지만, 우리 국산 재료만으로 만든 전통 고추장에 비하겠습니까?
요렇게 힘든 작업을 거친 후, 고추장을 이용해 반찬을 만들고 그 반찬 또한 가족들이 잘 먹어준다면, 그거 이상으로 보람된 일이 없지 싶습니다.
그런 행복감 때문에 힘든 과정을 거쳐서도 매년 만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조그만 멍울까지 모두 풀어졌다면 깨끗이 소독해 둔 항아리에 옮겨 담습니다. 된장은 오래 묵어야 더욱 맛이 좋아지지만 고추장은 해마다 담가 먹어야 맛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양을 담기보다는 1년 먹을 양만큼만 담가 먹는 게 더 좋을 듯합니다.
잠깐 한 번씩 찍어 먹는 용도로는 괜찮으나 찌개 등을 요리할 때는 단맛이 강하게 느껴져서 제대로 된 찌개 맛을 내기가 어렵다는 주부들의 고민을 덜어줄 매콤한 전통고추장이 완성되었습니다.
항아리에 옮겨 담은 고추장에 마지막으로 웃소금을 약간 친 다음 면보로 뚜껑을 덮어 햇살 가득한 장독대에 보관해 두고 꺼내다 먹음 되는데요. 고추장은 된장과 달리 금방 담았을 때 먹어도 참 맛있습니다.
물론 고추장에 들어간 메줏가루가 숙성이 된 후에는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지만요~~!
정성 가득 내 손으로 만들어 완성된 건강한 먹거리 고추장!! 모든 재료를 믿을 수 있는 국내산으로 담고 나니 마음까지 푸근해집니다.
조금씩 꺼내다 먹는 즐거움은 배가 될 듯합니다. 내 손으로 만드는 전통 고추장, 그리 어렵지 않아요!!
워낙 바쁜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시간에 쫓겨 가공식품을 먹을 때마다 그 옛날 친정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전통 음식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이번에 담은 고추장 한 술에 참기름 살짝 더해 조물조물 무쳐 먹는 봄나물의 향기는 보약을 먹은 듯한 느낌입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 한 번 도전해 보시는 건 어떠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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